[주식농부 박영옥칼럼] 박근혜가 코스피 3000시대 열려면

‘박근혜 코스피 3000시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 모두가 국가와 기업의 성장의 과실을 공유하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당선인은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18일 오전 한국거래소(KRX)를 방문하여 ‘코스피 3000시대’를 열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우리나라 기업에 투자를 하면서 살아가는 투자가의 한 사람으로서 반갑고 꼭 그렇게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작년 말(2012.12.28) 종합주가지수가 1997.05포인트로 마감되었다. 만약 박근혜 당선인이 피력한 코스피 3000의 목표시기가 임기 말이라면 5년간 연평균 10%씩 성장해야 가능한 수치다. 5년 전 이명박 대통령도 747공약을 통해 경제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임기 내 코스피 3000포인트를 넘어 5000포인트 시대의 기대를 갖게도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비관적이다. 취임 당시(2008년 2월25일) 지수(1685P)보다는 오르면서 마감했지만 내년 2월 퇴임시까지 3000포인트와는 괴리가 너무 크다.

자본시장의 꽃이라고 표현되는 증권시장은 한 나라의 경제지표로 활용된다. 증권시장이 활기를 띄게 되면 경제가 그만큼 활력 있게 돌아간다는 뜻이다. 증권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기업은 주식회사다. 주식회사는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조달받아 그 자금으로 경영하여 성과가 나면 투자자와 함께 공유한다는 약속이 전제되어 있다.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자본시장의 본래 기능, 즉 투자자에게는 투자의 기회와 기업에게는 자본조달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고 기업과 국가성장의 부를 함께 공유하는 소득의 재분배기능도 취약해진다. 이는 국가경제와 민생경제에 해가 될 뿐이다.

한편 우리 증권시장에 투자를 하고 있는 투자주체들을 보면 아쉬움이 크다. 왜냐하면 승자독식 또는 강자독식의 현상이 여실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투자주체별 지분구조를 보면 외국인이 약 35%로 가장 높고, 기타법인이 30%, 기관투자가가 13%, 대주주 포함 개인이 20%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이것이 우리나라 520만명이라는 개인투자자들의 현주소이며, 그야말로 소액투자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거의 전적으로 외국인이나 기타법인이 기업들의 성과를 독식하고 있는 구조다. 지난 1992년 자본시장 개방 이후,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10배 이상 늘었으나 자본시장을 통한 기업의 성과를 우리 국민들이 공유하지 못했다.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 기업에 더 많이 투자하지 못할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는 투자자와 기업 간의 신뢰가 부족하고, 증권시장과 투자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매매중심의 증권시장과 파생상품중심의 다양한 상품이 판매되면서 ‘돈 놓고 돈 먹기 식’의 머니게임장으로 인식돼 있다. 적절한 시기에 운만 좋으면 한탕 할 수 있는 도박장으로 인식하는 한 증권시장 본래의 기능인 투자의 기회와 기업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소득의 재분배기능 그리고 기업에의 자금조달 기능이 제대로 이뤄질 수가 없다.

자본의 선순환을 통해서 우리 경제가 활력을 찾고 기업의 성과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만 시대정신인 경제민주화도, 복지도 실현될 수 있다. 기업은 우리 삶의 터전이며 기업에서 만들어낸 재화가 우리 삶을 윤택하고 편안하게 해준다. 이러한 기업에 우리가 투자하면서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투자자 간의 신뢰와 시장에 대한 믿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해본다.

첫째,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은 비단 정치권에만 있는 일이 아니다. 주식회사도 똑같이 적용된다. 대주주를 비롯한 경영자는 경영에 전권을 행사하는 대신 철저하게 견제와 감시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기업이 투명하고 건실하게 성장해간다.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사외이사와 감사제도인데, 현실은 대주주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채워져 본래의 취지에 맞게 운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을 뽑는 방식으로 집중투표제를 도입한다면 소액주주들도 감사나 사외이사를 통해 자기들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고 대주주의 독단을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을 것이다. 집중투표제는 1999년에 도입되었지만 강제규정이 아니어서 100대 기업 중 현재 실시하고 있는 기업이 4곳뿐이다. 강제규정을 둬서라도 소액주주들의 참여와 권한을 높여줘야 한다.

둘째, 시가배당률을 높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시가배당률이 평균 1.4%로 미국 2.4% 영국의 3%대 배당률에 비해 현저히 낮다. 아시아의 금융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홍콩과 싱가포르도 3%대를 넘는다. 배당률이 낮다 보니 단기매매나 테마성 투자 행태가 극성을 부린다. 배당률이 높으면 증시로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되어 효율적인 자본의 선순환이 이뤄질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장기투자문화도 정착될 수 있다. 이는 미국이나 일본, 대만에 있는 적정유보초과세 도입으로 실현할 수 있다. 적정유보초과세는 기업의 이익에서 투자나 법정준비금, 연구개발비, 차입금 등의 소요자금을 제외하고는 가능한 배당을 하라는 취지다. 그렇지 않을 경우 초과된 유보금에 대해서 세금을 매기겠다는 것이다.

셋째, 상장회사 주가가 순자산가치 이하일 경우 순자산가치를 기준으로 상속?증여세를 납부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간혹 대주주가 상속?증여세를 적게 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추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이는 기업과 투자자간의 신뢰를 저해시키는 주된 요인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장기투자자에 대한 세제혜택과 우량기업에 대한 상장유인책과 더불어 건전하고 투명한 시장을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기업경영 시대에 살고 있다. IMF 이전까지만 해도 가계와 기업, 국가는 함께 고른 성장을 해왔다. 하지만 이후 가계경제의 성장은 낮았던 반면 기업, 특히 글로벌기업들은 큰 폭의 성장을 했고 기업가치 또한 크게 높아졌다. 이는 사회적 쏠림현상,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심화시켰다. 앞으로도 우량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지 못한다면 빈곤의 악순환은 지속될 전망이다. 기업과 투자자들 간의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많은 국민들이 상장된 기업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안정된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박근혜 정부의 ‘국민모두가 다 함께 잘 살 수 있는 행복한 코스피 3000포인트 시대’를 맞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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