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농부 박영옥의 돈생각 26] 주목받는 종목 vs 소외받는 기업
[아시아엔=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이사, <주식, 투자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주식, 농부처럼 투자하라> 저자] 주식시장에는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종목들이 늘 있다. 기업의 성장에 좋은 소식이 있는 경우도 있고 테마주에 얽혀 있는 종목도 있다. 확인되지 않은 풍문 때문에 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런 종목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투자하기에 적당한 기업은 아니다. 관심을 받고 있는 기업은 현재 주가에 ‘미래에 실현될 것이라고 기대되는 가치’까지 포함되어 있기 쉽다. 지나친 기대로 적정 가치보다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손님이 한 명도 없는 식당은 왠지 꺼려지듯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 기업은 뭔가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반대로 손님이 꽉 찬 식당은 기다려서라도 먹을 만큼 맛있을 것 같다. 이처럼 기관·외국인·개인 투자자들의 호응을 받는 기업의 미래는 밝을 것만 같다.
그러나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기업이 좋은 기업인지 나쁜 기업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투자자 자신의 판단이 아니라는 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내가 투자하는 기업은 대부분 시장에서 소외되어 있다. 대체로 이런 기업들은 저평가되어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Price Book-value Ratio)이 1 이하다. 물론 소외되어 있는 기업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관심 받지 못하는 이유는 항상 있다. 그 이유가 합리적인지 아닌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 있던 문제가 해결된 경우도 있고 해결되는 과정에 있는 기업도 있다. 지금은 아니지만 몇 년 후에는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있다. 이에 대한 판단에 근거해 투자를 결정한다.
내 판단이 옳았고 시간이 지나서 문제가 해결되면 시장은 관심을 보인다. 그러면 기업은 제 가치를 인정받는다. 그때가 내가 매도하는 시점이다.
실패하는 투자자들은 시장의 관심을 받을 때 매수해서 관심이 사그라질 때 매도한다. 나는 소외되어 있을 때 투자해서 관심을 받을 때 매도한다.
주가변동 폭 큰 종목 vs 주가변동 폭 작은 종목
주가의 변동 폭이 큰 종목이 있다. 일주일 사이에 상한가와 하한가를 모두 기록하는 종목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이외에도 며칠 동안 혹은 열흘 이상 줄곧 상승해온 종목도 있고,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는 종목도 있다. 많은 이들이 타이밍 잘 잡아서 이런 종목에 들어가면 단기간에 쏠쏠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렇게 해서 수익을 낼 수는 있다. 그러나 큰 수익을 내지는 못한다. 단기간의 흐름을 보고 들어갔기 때문에 길게 기다리지 못한다. 하루 만에 1년치 이자보다 많이 벌었다고 기뻐하지만, 거기까지가 끝이다.
이런 방식으로 단기투자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익은 조금밖에 못 내지만 손실을 볼 때는 크게 본다. “이만큼 떨어졌으니 이제는 오르겠지” 하다가 한꺼번에 많은 금액을 잃는다. 매수가에서 ±3%가 되면 무조건 팔겠다는 계획을 세워도 그대로 실행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이 같은 방식의 극단적인 예가 데이트레이더(Day Trader)들이다. 직장이 있는 사람들은 절대로 할 수 없는 방식일 뿐더러 절대로 권하고 싶지 않은 방식이다. 짐작컨대 일주일만 그렇게 하면 신경쇠약증에 걸릴 것이다.
나는 심심한 종목을 찾는다. 거래량도 많지 않고 주가의 변동 폭도 크지 않아 심심하다. 이런 기업이라야 충분히 공부할 수 있다. 1~2년 지켜보는 사이에 주가가 크게 오르내린다면 공부하기에 적당한 환경은 아니다.
공부와 소통도 하는 중에, 혹은 내가 기업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도 전에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 투자를 철회한다. 심심한 종목이라야 마음 편하게 투자를 지속할 수 있고 내가 원하는 만큼의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 이미 들썩거리기 시작한 종목은 내 몫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