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농부 박영옥의 돈생각 24] 폭삭 망한 자원개발 테마주 ‘신기루’

[아시아엔=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이사, <주식, 투자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주식, 농부처럼 투자하라> 저자] 주식투자에서 ‘대박’을 맞는 방법이 있다. 10배 수익은 우습고, 2~3년만 기다리면 100배 수익도 가능하다. 그런 종목을 고르는 방법이 궁금하신가?

일반에 널리 알려진 ‘상식’에 따라 주당 단가가 높은 종목은 빼고 동전주에서 대박 종목을 찾는 것이다. 이 중 하나를 골라 간단하게 정리된 몇년간의 재무제표를 본다. 매출이나 이익이 늘고 있다면 탈락이다. 매출이 오랫동안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고 적자 폭이 큰 기업일수록 좋다.

부채 비율은 당연히 높아야 하고 자본 잠식 상태면 더 좋다. 불성실 공시로 여러 차례 경고를 받았다면 금상첨화다. 이제 일단 터지기만 하면 부가가치를 가늠할 수조차 없는 바이오, 자원개발 관련 기업을 선택하면 된다. 너무 불안해할 것 없다. 그런 종목을 유난히 좋아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있다. 그들에게 동지의식을 느끼면서, 그들을 판단의 근거로 삼으면서 과감하게 ‘몰빵’하면 된다.

모름지기 주식은 ‘한 방’이 있는 종목에 투자해야 하는 법이다. 그래야 크게 먹는다. 아마 현명한 <아시아엔> 독자들은 진작부터 농담인 줄 아셨으리라. “너무 위험하잖아. 이렇게 위험천만한 기업에 투자하는 바보가 어디 있나” 말은 하면서도 실제 그런 사람들이 지금도 있다. 그들은 기대와 불안으로 밤새 뒤척이면서 매일 오전 9시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주식시장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대한 정보들이 떠다닌다. “모이만 축내고 똥만 싸던 거위가 드디어 알을 낳기 직전의 상태에 있다”고 한다. 그중에는 잠시 떠돌다 사라지는 뜬소문도 있고, 대주주 또는 그와 내통한 무리들이 치밀하게 계획해 퍼뜨린 ‘사이비 고급정보’도 있다.

2011년에 있었던 자원개발 테마주 열풍을 생각해보자.

“유전개발이 임박했다, 금광 채굴권을 따냈다, 묻혀 있는 다이아몬드를 캐내기만 하면 된다더라….”

자원개발 테마주가 춤을 출 때 주식시장에 떠돌던 말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대박을 좇아 부나비처럼 이 춤판에 뛰어들었지만 달콤한 꿈도 잠시, 탐욕에 눈먼 개미들을 노린 칼춤으로 밝혀졌다. 내가 기억하기로 자원개발 공시를 냈던 기업 중에 실제로 금이나 석유를 캐낸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대놓고 사기를 친 기업의 대주주는 돈을 챙겨 어디론가 사라졌거나 재판을 받았다. 자원개발은 정말 솔깃한 정보다. 대박이 나는 건 시간문제일 뿐인 듯 보인다. 대부분 외국이라 사실 확인이 어려운 탓에 언론에서는 회사의 공시를 그대로 반복해서 내보낸다. 어떨 때는 사실 확인은 할 생각도 없고 단지 흥미롭기 때문에 기사를 내보내는 경우도 있다. 관심을 끌기 위해 공시를 과장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 기업의 가치가 열 배, 스무 배 뛰는 것은 일도 아닌 양 말이다.

허위 공시를 냈던 한 기업의 주가는 2개월 만에 3배 이상 치솟았고 그로부터 6개월 후에는 공시를 한 때로부터 거의 5배 이상 뛰었다. 이 정도면 비교적 얌전한 작전주에 속한다. 물론 허위로 확인된 후에는 하염없이 추락해 1년 전 주가의 30%까지 하락했다. 그 기업은 이미 그 전에 몇년 동안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한 방 노리는 사람들의 눈에는 하찮은 지표에 불과했다.

사람들은 주가를 상승시킬 어떤 사건, 즉 ‘재료’를 참 좋아한다. 물론 그 재료로 기막힌 반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 10년 동안 적자를 내던 기업이 운좋게 당신이 투자하고 나서부터 흑자전환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세상에 알려진 재료라면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특히 달콤해 보이는 재료일수록 조심하는 것이 상책이다.

기업은 돈을 버는 곳이다. 우리가 어떤 기업에 투자를 하는 이유는 그 기업이 앞으로도 돈을 벌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기업의 가치가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여러분이 가진 주식의 가치도 상승한다. 우리가 공유할 성과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매년 지속적으로 돈을 벌어왔는가가 중요하다. 지극히 당연한 사실인데 이 부분을 무시하는 투자자가 많다.

굳이 파리 날리는 식당에 투자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 단골이 많아서 꾸준하게 이익을 남기는 식당도 많이 있다.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얼마 전에 개발되었다고 전해지는 기막힌 레시피를 가진 식당이 아니라, 오래도록 그 자리에서 장사를 하며 자식들 대학까지 보낸 식당의 숟가락 숫자를 파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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