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농부 박영옥의 돈 생각⑥] ‘주식투자’ 담대하고 겸손하라

[아시아엔=박영옥 <주식, 투자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얘야, 너는 기업의 주인이다> <주식, 농부처럼 투자하라> 저자, 스마트인컴 대표이사] 근대 사회학의 효시라 일컬어지는 막스 베버는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가 ‘자본주의 정신’의 형성에 어떻게 관여했는가를 ‘직업소명 의식’의 해명을 통해 추적하고 있다.

지난 주 나간 ‘주식농부 박영옥의 돈 생각’ 시리즈 ⑤번 “부자는 나쁘다는 편견을 버려라”는 글에 대해 일부 <아시아엔> 독자들은 나의 이 글이 <아시아엔>의 논조와 다른 것 아니냐고 의아해 하였을지 모르겠다.

나는 단언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아시아엔> 논조가 부자에 대해 편협한 입장을 취하지 않을 뿐더러 도리어 이상기 발행인을 비롯한 <아시아엔> 편집진은 정당한 노동의 댓가로 부를 축적한 것에 대해서는 상찬(賞讚)하는 것을 여러 차례 들어왔다. 또 다른 하나는 만일 <아시아엔>이 자본 또는 자본주의나 부자들에 대해 그같이 ‘편협한’ 관점을 갖고 있다면 이 매체에 나의 글을 게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글 모두에 베버를 인용한 것은 바로 오늘 주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다. 과거엔 청빈(淸貧)을 선비의 덕목 가운데 으뜸으로 쳤다. 청백리라 하여 청빈한 관리들은 특히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현대에 들어서도 여전히 청빈이 최고의 가치가 될 수 있을까? 나는 그보다 깨끗한 부자 즉 청부(淸富)를 삶의 목표로 삼고 권장하고 싶다.

오늘은 좀더 적극적인 주식투자에 대해 독자들과 얘기를 나누려 한다. 나는 여러분이 주식시장을 ‘어슬렁거리면서’ 그냥 용돈이나 벌어보겠다는 생각으로 투자를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는 투자는 용돈을 버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용돈을 벌게 해줄 뿐이다. 용돈을 벌 수 있다고 해도 인생 전체로 보면 달라지는 것도 별로 없다. 괜히 신경만 쓰인다.

나는 당신이 지금부터 인생을 바꿔 나가겠다는 각오로 주식투자를 했으면 한다. 가난한 인생, 빠듯한 삶을 풍족하고 여유있는 인생으로 바꿀 기회로 여겼으면 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종잣돈으로 여러분이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을 채우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계산해보자. 우선 연평균 수익률을 10%로 가정하자. 약 7년이면 원금의 두 배가 된다. 만족할 만한 액수인가? 대부분 종잣돈의 액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보면 참 더디다.

‘이렇게 불려서 언제 부자가 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럴 때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하나는 수익률을 높게 잡는 것이다. 4~5년 전인가, 증권방송을 보는데 전문가라는 사람이 나와서 놀라운 이야기를 했다.

“배치기(수익률 100%)를 네번만 하면 원금의 16배가 된다.”

정말 그렇다. 원금을 1000만원으로 잡고 그의 계산이 얼마나 환상적인 것인지 보자. 1000만원은 2000만원이 되고, 2000만원은 4000만원이 되고, 4000만원은 8000만 원이 되고, 8000만원은 1억6000만원이 된다. 원금이 1억원이었다면 16억원이 된다. 그냥 암산으로 하는 것보다 이렇게 그 과정을 써놓으니 더욱 멋지게 보이지 않는가.

이제 부자가 되는 건 시간문제다. 머지않아 전 세계의 부를 손에 넣을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순박한 질문을 해볼 수 있다. 수익률을 왜 100%로 가정하지? 수익률 400%를 네번 하면 원금 1000만원이 25억6000만원이 되는데…….

전문가라는 사람이 방송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도 놀랍고 그걸 듣는 사회자가 “아, 그렇군요” 하며 감동하는 것 역시 놀라웠다. 이런 사람들은 죽어도 주식투자만은 하지 말라는 사람들보다 더 위험하다. 역사상 누가 이런 수익을 올렸는지 궁금하다.

한두 번 이런 수익률을 올렸던 사람들도 결국에는 더 큰 손실을 보고 쓸쓸히 사라져갔다. 주식시장의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워런 버핏의 수익률 20%대도 놀라운 일이라고 하는 마당에 ‘배치기 네번에 16배’ 운운하는 건 사기다.

수익률에 대한 과도한 욕심은 과도한 손실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시장의 수익률, 즉 코스피 또는 코스닥의 상승률만큼이면 양호한 편이다. 나는 지금도 그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면서 투자한다. 결과는 그보다 높았지만, 시장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매일 흔들리는 주가에 내 마음을 뺏기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또 하나의 선택지는 투자금을 올리는 것이다. 여러분 주위에 넘쳐나고 있을 실패의 전형적인 사례가 있다. 이 사례들은 믿을 만한 사람, 주식투자로 돈 좀 벌었다는 사람의 권유로 시작된다. 아직 투자 경험이 없는 사람은 피 같은 돈을 날릴까 봐 두렵다. 그래서 소액을 투자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수익이 단기간에 돌아온다.

편의상 100만원을 투자해 30%의 수익을 얻었다고 하자. 수익률 30%는 대단하지만 현금 30만원은 큰돈이 아니다.

“아, 1000만원을 투자했더라면…….”

이런 아쉬움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자신의 소심함을 탓할 지도 모르겠다. 이때 아쉬움이 컸다면 이후 믿을 만한 사람이 다시 투자를 권유할 때 직접 계좌를 개설하고 투자금을 대폭 올릴 것이다. 적금을 깰지도 모른다.

투자 손실이 발생하는 시기가 늦게 올수록 더 큰 위험에 노출된다. 점점 더 오만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대출까지 받아 투자했다가 원금을 다 까먹고 빚만 남는 경우도 너무나 많다.

나는 다소 속도가 느리더라도 당분간은 적금을 붓듯이 매달 일정 금액을 투자하는 방식을 권한다. 이렇게 투자하면 손실이 나도 당장 생활이 어려워지지는 않는다. 그렇게 매달 꾸준히 투자를 해 나가다 보면 수익의 기쁨도 알게 되고 손실의 씁쓸함도 알게 된다.

기사 하나 때문에 오전에는 상한가까지 갔던 주가가 오후에는 제자리로 돌아왔을 때의 허탈함도 알게 되고,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뚝뚝 떨어지던 주가가 몇 달만에 제자리를 찾고 이후에 조금씩 올라갈 때의 안도감도 알게 된다. 열심히 공부하고 소통하면서 투자해온 기업의 주식을 목표가에서 매도했을 때는 자신감이 생기고, 미처 조사하지 못한 사실 때문에 주가가 떨어져 손실을 보고 매도할 때는 시장의 무서움도 알게 된다.

주가가 출렁일 때마다 함께 출렁대는 온갖 감정을 다 경험하고 난 뒤에, 자기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들을 한발 떨어져 객관적으로 볼 수 있을 때 투자금을 늘려도 늦지 않다. 심리적, 경제적 타격이 큰 액수의 돈을 투자했을 때 실패하기 쉬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담담하고 냉정하게 판단해야 하는데 감정적으로 흔들리니까 그 무엇도 제대로 볼 수가 없는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주식투자자를 실패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감정이 탐욕과 공포다. 탐욕에 흔들리면 보고 싶은 것만 보인다.

부정적인 요인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긍정적인 뉴스만 눈에 들어온다. 반대로 공포에 질리면 큰 그림은 보지 못하고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것만 보인다. 영원히 하락할 것만 같다. 결국 공포가 주는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고 헐값에 매도해 버린다.

평화로운 시기에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폭풍우가 치는 주식시장에서 담대한 마음을 유지하는 사람이 진정한 고수이며, 그들이 주식투자에 성공한다.

겸손하라. 시장은 만만치 않다. 조급해하지 마라.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스파링을 충분히 하고 링에 올라가도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느리게 가는 길이 오히려 빠른 길임을 알아야 한다.

Leave a Reply

Widgetized Section

Go to Admin » appearance » Widgets » and move a widget into Advertise Widget Z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