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농부 박영옥의 돈 생각⑩] “주가 창을 보지 말고 기업을 들여다보라”

[아시아엔=박영옥 <주식, 투자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주식, 농부처럼 투자하라> 저자, 스마트인컴 대표이사] 어떤 사람이 IT 업종의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괜찮은 기술과 사업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일을 벌려놓고 보니 돈이 좀 부족해서 친구에게 사업자금을 투자받는다. 그러고 나서 일주일이 지났을 때, 친구에게 전화가 온다.

“수익은 좀 났어?”

“아니, 아직 제품개발….”

“알았어.”

친구는 상황 설명은 듣지도 않고 전화를 끊는다. 그리고 다시 일주일이 지나서 또 전화가 온다.

“수익은 좀 났어?”

“아니, 이제 겨우….”

“그래, 알았어.”

이번에도 친구는 설명을 듣지 않으려고 한다. 답답해진 그는 친구에게 사업의 진행상황을 설명하려고 한다. 친구이기는 하지만 엄연한 투자자니까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설명을 좀 들어봐. 1차 개발은 됐는데, 시험을 해봐야 해. 이게 어떤 프로그램이냐 하면….”

“아냐, 됐어. 설명한다고 내가 아니? 다음에 또 전화할게.”

어떤가? 머지않아 이 두 사람 사이에 벌어질 일이 그려지지 않는가.

“야! 너 돈 가져다 쓰고 일도 제대로 안 하는 거 아냐? 그럴 거면 돈 돌려줘!”

상당수의 투자자들, 특히 ‘개미’라고 일컬어지는 개인 투자자들이 이 사례의 ‘투자한 친구’와 같은 행태를 보인다. 이들은 대개 투자한 기업이 어떤 사업을 어떻게 진행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 기업에서 생산, 판매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무엇인지 정도만 파악하고 간략하게 정리된 재무제표를 본 뒤 알아야 할 건 다 알았다고 생각하고 투자를 한다. 좀더 정확히 표현하면 ‘투기’다.

상황이 이러니, 매출은 늘었는데 수익률이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해도 그 원인이 원재료 가격의 상승 때문인지, 설비투자를 했기 때문인지 모른다. 업종 전망이 밝다는 것까지는 알지만 경쟁사들 사이에서의 위상은 모른다. 일시적인 수급 때문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 외에 지속적인 하락이나 상승의 원인을 모르니 이래저래 불안하다.

그래서 주가가 오르면 ‘팔았는데 더 올라가면 아까워서 어쩌지?’ 해서 마음이 편치 못하고, 그 반대면 ‘이러다가 완전히 바닥까지 가는 거 아닐까?’ 해서 불안하다. 이래서는 ‘동행하는 투자’가 불가능하다.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의 ‘기가 막힌 전략’이 있으니, 바로 주가가 낮은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 저평가된 기업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저평가되었다는 판단이 들면 당연히 투자를 하고 제대로 평가받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럴 때는 동행 투자가 가능하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주가가 낮은 기업’이란 말 그대로 주당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이다.

“10만원짜리 주식은 비싸서 못 사. 100만원으로 그거 사봐야 10주밖에 못 사잖아. 그 돈으로 1만원짜리를 사면 100주를 살 수 있어.”

정말 이상한 셈법이다. 여기에는 주가의 기준이 되는 ‘기업’에 대한 생각은 빠져 있다. 물건의 가치는 생각하지도 않고 단지 싸다는 이유로 그냥 사는 것이다. 유치원생이 군것질을 할 때도 이보다는 나은 기준으로 과자를 산다.

만약 일류기업이 50만원이라면 그것도 비싼가? 곧 상장폐지될 기업의 주가가 100원이라면 싼가? 주식투자를 해본 적 없는 분들은 ‘설마 그렇게 바보 같은 기준으로 투자를 할까’ 싶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실이다.

2013년 한국거래소가 외국인·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의 평균 매수단가를 조사해 발표했다. 2007년 1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평균 매수단가는 4만5100원, 개인 투자자들은 9620원이었다. 당연히 수익률에서도 큰 차이가 났다.

2010년, 2011년, 2012년 외국인, 기관, 개인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연평균 수익률을 보면 △외국인(51.7%, 0.7%, 5.6%) △기관(60.1%, 12.5%, 16.7%)이 수익을 낼 때 △개인(9.7%, -34.3%, -28.4%)은 2010년을 빼고는 막대한 손실을 보았다.

조금 오래된 것이긴 하지만 참고할 만하다.

위 상황과는 반대로 ‘투자한 친구’의 인내심이 지나치게 강하거나 무관심하다면 어떻게 될까? 사업하는 친구가 양심적이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회사가 전혀 수익을 내지 못하는데도 회사 돈으로 차도 사고 아내 명의로 집도 사는 신비로운 현상이 벌어질지 모른다.

장은 묵어야 제맛이라며 투자를 해놓고 나 몰라라 하는 태도 역시 좋지 않다. 기본적으로 주식투자라는 행위에는 기업의 미래에 대한 예측이 포함되어 있다. 기업이 현재보다 성장하면 주가는 상승할 것이고 기본적으로 주식투자라는 행위에는 기업의 미래에 대한 예측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기업의 역사도 보고, 경영자의 역사도 보고, 그 기업이 속해 있는 업종의 역사도 봐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모든 행위는 투자가 아니라 투기다. 도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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