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농부 박영옥의 돈 생각⑨] 투자의 성공은 원칙이 결정한다

[아시아엔=박영옥 <주식, 투자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주식, 농부처럼 투자하라> 저자, 스마트인컴 대표이사] “어떤 종목 갖고 있어?” “○○주식회사.” “얼마나 됐는데?” “아직 한달 안 됐지, 아마.” “좀 땄어?” “그럼!” “와! 얼마나?” “많이는 아니고 조금.”

일반 투자자 사이에서 흔히 오가는 대화다.

말이 주식투자지 실제로는 도박과 별로 다르지 않다. 예나 지금이나 도박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도박으로 성공했다는 사례를 본 적이 있는가? 주식투자를 도박이라 정의하고 도박처럼 하면서 성공하기를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에 대한 올바른 정의를 내려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해낼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투자의 정의를 이야기하면 비현실적이라며 손사래 치는 사람도 있고 철없는 소리라며 비웃는 사람도 있다. 주식투자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며 되레 나를 가르치려고 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답답하고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나마 대화를 이어갈 수는 있다.

“주식투자는 기업과 소통하고 동행하면서 성장의 과실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것이 주식투자에 대한 나의 정의이자 철학이다. 내게 주식투자는 주가를 보면서 하는 혼자만의 희열이나 통곡이 아니라 기업과의 동행이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동행할 수는 없다. 호랑이도 나오고 산적도 출몰하는 험한 산을 미스터리한 인물과 함께 넘을 수는 없지 않은가. 믿을 만한 사람인지, 호랑이나 산적을 만났을 때 혼자 내빼지 않을 사람인지 알기 위해선 대화를 해봐야 한다.

대화, 즉 소통은 동행의 전제 조건이다. 무사히 산을 넘은 다음에는 함께 지고 갔던 물건을 팔아 이문을 남기고 그것을 나눠 갖는다. 주식투자에 대한 이와 같은 내 의견을 밝히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세상을 너무 순진하게 본다고 여긴다. 그러나 나는 지금까지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투자를 해왔고, 대부분의 경우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었다.

결국 주식투자의 핵심은 기업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있다. 누군가 주식투자를 했다고 하면 자세한 기업 현황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 정도 질문은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기업의 경쟁력은 뭔데? 업종 전망은 어때? 주주총회에는 가봤어? 경영자는 어떤 사람이야?”

그와는 반대로 “좀 땄어?”라는 질문을 받았다면 “수급에 따라 몇 %는 얼마든지 오르내리잖아. 지금 성장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게 중요한 거야”라는 대답 정도는 해줘야 도박이 아니라 투자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도박은 패를 10만번 돌려도 어떤 가치도 생산되지 않는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돈을 빼먹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주식투자는 다르다. 기업의 성장에 따른 성과를 나누는 것이기에 ‘윈윈(Win-Win)’할 수 있다.

주식시장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 좋은 학벌에 각종 자격증으로 무장한 그들은 복잡한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미래를 예측한다. 농부처럼 투자하라는 농심 철학은 그들에게 답답해 보이기도 할 것이다. 비유를 하자면 그들은 과일이 무르익은 나무를 찾아 재빠르게 이동하는 것이고, 나는 나무 하나를 지정해 과일이 익을 때까지 가꾸면서 기다리는 방식이다.

재빠르게 이동하는 쪽이 훨씬 더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것 같겠지만 현실은 다르다. 현란한 기술을 구사하는 그들보다 호미자루 하나 쥐고 밭에 나가는 나의 수익률이 더 높다. 왜냐하면 수시로 ‘손실’이라는 썩은 과일을 먹을 뿐만 아니라 나무와 나무를 이동할 때마다 수수료라는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농부처럼 투자하는 것이 마냥 쉽지만은 않다. 농작물이 그렇듯 시간이 얼마간 지나야 하고 땀 흘리며 가꾸어야 한다. 열심히 농사짓고 있는 내 옆에서 큰 수고도 없이 농작물을 한 아름 수확해가는 이웃도 자주 본다. 오래도록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를 만날 때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농심투자가 주식투자의 정도(正道)임을 안다.

모든 원칙은 시험에 든다. 잠깐만 원칙을 깨면 이익을 볼 것만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개미구멍이 난 댐처럼 결국 원칙은 무너지고 도박꾼이 되어버린다. 당장은 손해를 보는 것 같더라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긴 시간을 두고 보면 그것이 성공하는 길이다.

주식투자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도박이 아니다. 꾸준하게 공부하고 기업과 소통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곳이 주식시장이다. 이 원칙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 나는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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