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아시아불교⑧] 브루나이···’샤리아’ 율법적용, 불교 포교 어려워
3일은 불기 2561년 부처님오신날입니다. <아시아엔>은 부처님의 자비와 은총이 독자들께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아시아엔>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스리랑카·미얀마·태국·캄보디아·라오스·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아시아 각국의 불교의 어제와 오늘을 <불교평론>(발행인 조오현)의 도움으로 소개합니다. 귀한 글 주신 마성, 조준호, 김홍구, 송위지, 양승윤, 이병욱님과 홍사성 편집인 겸 주간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편집자)
1918년 수도 반다르스리베가완에 건립 ‘텡윤 사원’이 유일해
[아시아엔=양승윤 한국외대 명예교수, 인도네시아 가쟈마다대학교 초빙교수, <인도네시아사> <Budaya Spirit dan Politik Korea>(한국의 정신문화와 정치) <작은 며느리의 나라, 인도네시아> 등 저자] 세계 최고(最古)의 이슬람왕국은 브루나이(Negara Brunei Daru-ssalam)다. 9세기 초엽 브루나이 강(江)어귀에 포니(Po-ni) 왕국이 등장했는데, 브루나이 왕국의 전신으로 생각된다. 브루나이의 번영은 12세기 초반 이슬람을 수용하고 동서를 잇는 바닷길 국제교역에 적극 나서면서 시작되었다. 이 나라의 전성기에는 바타비아-브루나이-마닐라가 일직선으로 연결되어 수많은 중계 무역상이 브루나이로 모여들었다.
브루나이는 한동안 오늘날의 사바(sava)와 사라와크를 비롯하여 술루(Sulu) 열도로부터 필리핀 북부 마닐라까지, 남쪽으로는 오늘날의 인도네시아령 반자르마신(Banja-rmasin)까지 통치권을 행사했다. 대왕국이었던 것이다. 1658년 왕실의 대정변이 있고 난 뒤부터 브루나이는 쇠락의 길을 걸었다. 1888년부터 1984년까지 영국 보호령으로 있다가 입헌군주국으로 독립하였다.
오늘날에는 석유 부국으로 동남아의 강소국이자 절대왕권이 확립된 이슬람왕국이다. 브루나이의 국토면적은 5270㎢로 제주도의 세배쯤 된다. 인구는 2016년 현재 43만 명이며, 평균수명은 31세로 나와 있다. 이 나라의 모든 통계수치는 법률로 엄격하게 통제하고 중앙에서 관리한다. 국가자산과 정부재정 문제를 비롯하여 국가안보와 사회적 안정을 해칠 수 있는 모든 통계치가 이에 해당한다.
이슬람에 관한 문제나 여타의 종교와 종족문제도 이 범주 안에 든다. 2014년 통계로 이 나라 국민의 67%는 이슬람, 13%는 불교, 10%는 기독교, 나머지 10%는 토착종교를 믿는다는 자료가 있다.
브루나이에는 술탄왕국의 폭넓은 시혜 즉 소득세가 없고, 의료와 교육을 국가가 책임지는 특혜를 누릴 수 없는 비시민권자들이 많다. 주로 브리티시 패스포트를 소지한 중국계들이다.
브루나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엄격한 이슬람율법 샤리아(Shariah)를 시행하는 나라로 유명하다. 모든 교육기관에서 이슬람 교육을 강조하고, 여타 종교에 대해서는 포교 행위와 교리에 관한 사소한 홍보도 불용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샤리아로 다스린다. 이 나라의 형식적인 종교의 자유는 개인의 ‘신념의 자유’로 해석되며, 이슬람 이외의 종교 행위는 매우 조심스럽다.
무갈(Mughal) 건축양식과 믈라유 전통양식이 조화롭게 배합된 이슬람궁전 술탄오마르알리사이푸딘(Sultan Omar Ali Saifuddin)이 1958년 완공됐다. 이는 아태 지역을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이슬람사원으로 꼽힌다. 부유한 왕국답게 모든 이슬람사원은 아름답고 정갈하다.
불교사원도 한 곳이 있다. 수도인 반다르스리베가완(Bandar Sri Begawan)에 100년 전인 1918년 세워진 텡윤(Teng Yun, 登云殿)이라는 이름의 작은 불교사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