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목사의 산티아고 통신⑬] 에스프레소 진한 향에 젖어들다
[아시아엔=조헌정 향린교회 담임목사] 까미노 산티아고 열세째 날, 새벽 6시. 몇 번을 깼는지 모른다. 완전히 선잠이다. 본래 카페인 미원 조미료 등을 먹으면 잠을 설치기에 커피는 오전 10시 너머 먹지 않는다.
어제는 11시경 스페인식 작은 잔의 에스프레소 커피를 처음 먹었는데 이렇게 셀 줄 미처 몰랐다. 오늘은 지금까지 중 제일 많이 걸어야 하는데 잠을 설쳐 힘이 들겠구나. 그러나 한걸음에만 집중하자. 그러다 보면 도착하게 될 것이다. 목적보다 과정에…
Castro Jerez까지 무려 40Km를 11시간 너머 걸었다. 본래는 30km 떨어진 Hontanas에 숙소가 있다고 해서 왔는데 와서 보니 닫혀 있었다. 연말이다 보니 주인에 따라 하루하루 사정이 달라진다. 그래서 10Km를 더 걸어야 했고 나는 중간에 다른 사람의 물건을 잘못 가져와 이를 전달하느라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서 남들보다 3Km를 더 걸어야 했으니 43Km를 걸은 셈이다. 봇짐을 짊어지고 백릿길을 걸은 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이탈리아 50대 초반 알렉산드로스 친구가 오전 휴식 시간에 염소 머리 고기를 사 왔는데 엄청 맛있다. 이 친구는 5개 국어를 하고 이탈리아 까미노를 만들어가는 친구임…
오늘은 기진맥진. 더는 할 말이 없음. 옆에서 자는 알렉산드로스가 오늘따라 너무 피곤한지 코도 골고 숨소리도 매우 거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