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체제] 반기문·문재인 등 대선주자에게 강추, ‘나, 다니엘 블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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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반기문의 행보가 가속화하고 있다. 어느 한 정당에 바로 합류하는 것보다는 일정 기간 제3지대에서 통합하는 길을 갈 것 같다. 하지만 개혁보수신당의 창당선언문을 보거나 정강을 다듬고 있는 유승민 의원의 철학으로 보거나, 반기문 총장은 여기가 맞다. 그의 안보관은 분명하다. 노무현 정부 외교부 장관 출신인 그는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하는 방향을 취할 것이다. 여기에 10년간 유엔사무총장으로 세계 외교무대에서 얻은 경험과 경륜, 유대를 살릴 것이다.

경제와 사회에 대해서는 ‘스웨덴식 대타협’이 중요하지 않겠냐는 정도로 개괄적인 운을 띠었다. 대타협이 이루어질 당시의 스웨덴의 경제·사회적 여건이 오늘의 우리와 다르고 스웨덴과 한국의 역사적·국민적 성격도 다르나 그 정신과 전략은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스웨덴은 세금이 국민소득의 50%를 넘는다. 우리는 26% 정도로 OECD 국가 중 20위다. 많이 걷어 많이 나누어주는 스웨덴의 복지제도와 우리는 너무도 다르다. 여하간 반기문이 이런 화두를 던진 것만으로도 고무적이다.

우리 사회에는 이 문제에 대해 일가견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본격적인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반기문은 우선 이분들과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해 정책을 다듬어야 한다. 김종인의 경제민주화, 정운찬의 동반성장의 정신과 방법에다 자유경제원의 경제자유화, 캠브리지대학교 장하준 교수의 조언도 들어야 한다. 진영 등 경제 부처 장관을 지낸 정치인의 경험도 취합하고 한은총재를 지낸 조순, 외환위기 극복의 이헌재 등 경제원로도 포함하여 훌륭한 경제·사회 정책이 가다듬어 나올 것을 기대한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보았다. 2차대전 후 비버리지의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이상에 따라 복지가 잘 설계된 영국에서 오히려 각종 규제와 절차 때문에 좌절하는 한 실업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국에서 처음 상영되었을 때 기립박수가 15분 동안 계속되었다는 것은 이 영화가 영국의 노인, 실업자의 일상에 너무도 근접하여 공감을 얻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의 영국에서의 4년 체험으로 볼 때 영국병을 치료한 대처의 정책과 성과는 인상적이었으나 서민들의 생활은 상상도 못할 만큼 열악하였다. 1848년 마르크스의 <공산당선언>이 런던 중심가에서 나왔다는 정황은 소호(Soho)에 가보면 절감할 수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사회적 대타협이 중요하다. 반기문의 화두는 이런 과정을 거쳐 검증받고, 성숙되어 가며 공감을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대선을 치루면서 국민이 같이 문제를 인식하고 해법을 발견해 나간다면 다행일 것이다. 이것이 바로 반기문이 강조하는 통합의 과정이다. 반면에 한국정치의 고질인 지역갈등을 조장한다든지 세대, 계층 간 갈등을 부추겨 집토끼나 굳히자는 자들, 특히 포퓰리스트는 엄격히 가려져야 한다. 반기문은 개헌 필요성도 제기했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국민여론과 정치권의 이념과 전략이 심도 있게 영글어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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