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딸 박근혜 교육 잘못시킨 ‘박정희 재평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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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가 인용되거나, 기각되었으나 자진 사퇴하거나 박근혜가 물러나는 것을 전제로 정국이 수습되어야 한다. 황교안 대행의 책임이 더욱 무거워졌다. 황 대행은 고건 총리보다도 허정 과도정부를 모범으로 삼아야겠다. 허정 과도정부는 첫째, 3·15 부정선거를 철저히 단죄했다. 둘째, 내각제 개헌을 이루고 제2공화국을 출범시켰다. 황교안 과도정부는 최순실 게이트를 우선 철저히 처리하여야 한다. 최순실 국정농단만이 아니라 최태민과 최순실 일가 2대에 걸쳐 대한민국이 털렸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정유라를 추적하고 있는 독일 검찰에서 이들의 범죄규모에 경악한다고 한다. 수천억이라는 말이 나오다가 10조라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최태민이 10·26 후 박정희의 통치자금을 빼돌린 것은 분명하다. 이를 종자돈으로 불렸더라도 이 정도 규모가 되기는 어렵다보니 박정희가 스위스 은행에 숨겨두었다는 금괴 이야기까지 흘러나온다. 김영삼, 김대중 시절부터 돌아다니던 이야기인데 아직까지 확인이 안 된 것을 보면 신빙성은 별로 없지만, 최태민이 청와대 금고에서 털어간 장물의 규모는 정확히 파악하고, 압수해야 한다. 특검에서 돈세탁 추적 전문가를 고용했다는데 황교안 대행은 특검 이후라도 끝까지 캐서 찾아내야 한다. 박근혜가 직간접으로 간여된 부분에 대해서도 검찰조사로 가려내야 한다.

이명박의 최측근이었던 정두언이 대통령 후보 경쟁 시절에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도 박근혜가 대통령이 안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고 한다. 전여옥도 같은 취지로 이야기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두 사람은 박근혜의 민낯을 꿰뚫고 있었던 것 같다. 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인 유승민은 증세 없는 복지가 어떻게 가능하냐고 박근혜에 문제를 제기했다가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혔다. 그도 박근혜를 제대로 알았던 것이다. 국민은 결과적으로 최선, 차선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한 것이 되었다.

박정희의 5·16이 정변으로 시작했으나 조국근대화에 기여한 공로는 인정한다. 그렇다고 10월유신을 옹호할 수는 없다. 박근혜를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하고 나쁜 관행을 이어받게 한 것으로 박정희는 역사에 다시 한번 평가받게 되었다. 육영수 여사가 옥천에서 대접 받지 못하게 된 것도 어쩔 수 없다. 모두 自業自得이다.

개헌은 제7공화국을 이끌어내는 것이 되기 때문에 깊은 성찰이 더 영글어야 한다. 모든 잘못을 제왕적 대통령제에 둘 것이 아니라 박근혜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정치적, 사회적 요인과 조건을 처절하게 캐물어야 한다. 이를 헌법에 반영할 요소가 무엇인지를 가려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황 대행은 그동안 쓰레기를 치우는데 진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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