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영화 ‘판도라’ 관람 강추합니다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해야 할 것’을 적시하는 듯한 영화 <판도라>를 보았다. 원자력은 인류에게 행복을 약속할 수도 있고 파멸을 가져올 수도 있는 판도라의 상자다. 원자력발전소 현장에서 사고를 예측하고 경고를 발하였지만 중간으로부터 최고위층에 이르기까지 무대응·무책임으로 일관하다 파멸 지전에까지 이르렀는데 종국에는 경보를 발했던 소장의 희생으로 전 국민이 건저진다는 줄거리다. 박근혜 치하의 오늘의 한국을 그대로 그려낸 듯하다.
박근혜 사태를 수습하는 것은 오늘의 이 파국이 박근혜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 한국은 산업화와 민주화에 다 같이 성공한 유일한 국가라고 자부한다. 국민의 노력, 많은 희생이 있었다. 그러나 가장 결정적인 것은 지도력이었다. 산업화는 박정희, 민주화는 김영삼·김대중. 이 셋의 지도력을 제외하고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박정희는 대일본제국을 떠받쳤던 사범학교 교육과 사관학교 교육의 합성이다. 그의 치밀한 계획과 실천이 없이는 산업화는 이루어질 수 없었다.
영화 <국제시장>에서 보듯 산업화는 산업현장과 베트남의 전장에서 피를 흘린 젊은이들의 노고로 이루어진 것이지만 이를 꿴 것은 박정희의 지도력이었다. 이를 깨닫지 않고서는 현대사를 제대로 이해했다고 할 수 없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한 김영삼의 투지와 신념이 없이는 민주화는 이루어질 수 없었다. 이명박은 시장 시절 청계천 정비에서 사업관리 역량을 증명하였지만, 박근혜는 실제에서 보여준 게 아무 것도 없다. 국민들은 박정희의 후광과 권력 패거리들의 奸智를 조합한 최태민-최순실의 ‘박근혜 여왕 만들기’ 프로젝트에 감쪽같이 기만, 농락당한 것이다.
황 대행이 먼저 해야 할 일은 행정관료를 확실히 장악하는 것이다. 세월호 사태에서 드러난 해경의 행태가 대표적이다. 군사는 안보실장과 국방장관에 일임하고 경제는 부총리에 맡기고, 국가의 혈맥과 손발이 되는 행정관료를 다잡는데 진력해야 한다.
전대미문의 위기다. 영화 <판도라>에서 그려져 있듯이 관료들은 “다 되어 있습니다”라고 답하나 실제로는 ‘아무것도 되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애매한 낙관은 절대 금물이다. 박정희 때에 관료기구가 작동한 것은 박정희가 잘 써서 된 것이지 일본과 같은 확고한 관료제가 확립된 덕분은 아니었다. 지금은 박정희와 같이 치밀하게 관료의 기율과 능률을 잡아야 할 때다.
트럼프가 “중국이 무역 등의 문제에 있어 우리와 협상하지 않는다면 미국이 왜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얽매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실로 닉슨과 키신저 이래의 대중정책의 기조가 무너지는 엄청난 기로에 왔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의 주권, 영토의 완정에 관한 것으로 중국의 핵심이익이 달린 문제이며, 흥정 대상이 아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이 무어라 하든 트럼프는 구애되지 않는다. 국방장관으로는 ‘미친 개’로 불리던 사람이 지명되었다.
천안문광장에서 중국군 전승절 행사에 도열했던 박근혜 외교는 파국이다. 외교안보의 대전략에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1월에 출범한다.
황교안 대행은 내치뿐 아니라 외교안보에 있어서도 결정적 국면을 맞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