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이 이루지 못한 3가지와 ‘무관의 제왕’ 언론의 두 얼굴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천하의 삼성 이병철 창업자가 이루지 못한 것이 세 가지 있다고 한다. △아들들이 서울대에 들어가지 못한 것 △미풍이 미원을 이기지 못한 것 △중앙일보가 동아일보를 넘어서지 못한 것이다. 모두 40~50년 전 이야기인데, 첫째 이야기는 한국에서 대학입시만은 공정하여 개천에서 용이 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돈이 드는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면 변호사가 될 수 있는 제도에 부정적으로 인용되기도 한다.
영화를 보면 험악한 조직폭력배도 강력부 경찰한테는 주눅 들고, 강력경찰은 수사지휘를 하는 새파란 검사에 굽신거리며, 검사는 검사장 승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치인에 줄을 대려고 하고, 정치인은 돈을 주는 기업인에 조종되는데 정치인은 언론에 쩔쩔 맨다는,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는 삽화가 나온다.
실로 언론인은 무관의 제왕이다.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라고도 한다. 이 말이 제대로 쓰인다면 사회는 정말 맑아 질 수 있을 것이다.
최순실게이트를 두고 여야 정치인, 언론인에까지 화살이 날아든다. 여당의 친박 정치인들이 누구를 탓할 것인가? 최순실에 잘 보여 전국구 비례대표가 되고 지역구 공천을 받은 국회의원들이 적지 않다. 뜬금없는 공천 때문에 새누리당은 4·13총선에서 참패했다. 야당은 생각지도 못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여소야대는 이렇게 이루어진 것이다. 최순실이 분탕치는 현장을 막강한 정보력을 가진 언론에서 이를 제대로 거르지 못한 데 대해 비판도 크다. 결정적 스모킹 건(smoking gun)인 최순실의 태블릿 PC를 잡아낸 언론인데도 말이다.
곧 탄핵절차가 시작된다. 과정에서 곳곳에 암초가 있다. 탄핵에 찬성하겠다고 했던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이 무기명 투표를 무기로 반대할 수도 있다. 친박의 이정현 대표는 새누리당이 가롯 유다가 되란 말이냐고 항의한다. 탄핵에 찬성하겠다고 의사를 표명한 의원이 40명에 달한다고 마음을 놓던 야당은 닭 좇던 개 신세가 된다. 특검과 국정조사가 진행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더 이상 깨어질 것도 없지만 지위 고하를 가리지 않는 해운대 LCT 수사에서 부산에 연고를 둔 정치인들은 무슨 벼락을 맞을지 모른다.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되더라도 헌법재판소가 기다리고 있다. 헌법재판소 결정은 6개월 이내에 결정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기각 결정에는 두달이 소요되었다. 헌법재판소의 구성도 야당이 안심하지 못한다. 탄핵이 결정되면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전략적 인내와 지혜를 발휘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