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김관진-매티스 라인’에 거는 한미 안보공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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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매티스 장관은 타고난 무골이다. 장군 가운데서도 무골은 많지 않다. 매티스가 미친개(mad dog)로 불렸다는 것은 유명하다. 본인은 이제 이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지만 트럼프는 아직도 매티스 하게 되면 mad dog을 떠올리는 모양이다. 해병대의 구호는 ‘semper fidelis’다. 이것은 always faithful의 라틴어 역이다. 이것을 ‘언제나 충성스러운’으로 번역하는데 이보다는 ‘언제나 믿음직스러운’의 뜻이 적합하다.

미 해병대 역사를 쓴 앨런 R. 밀렛 박사의 책 제목이 이것이다. 언제나 듬직하다는 것은 국가가 필요로 할 때 언제고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을 뜻한다.

미국 해병대는 미국의 5분대기조이다. 우리 해병대는 기질과 준비상태에서 미국 해병대와 닮아 있다. “누구나 해병대가 될 수 있다면 해병대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는 구호는 해병대 혼을 상징한다.

한국 해병대를 상징하는 장군은 아직 생존해 계신 공정식 장군이다. 월남 참전부대를 결정하는 자리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준비에 얼마나 걸리겠느냐고 물었다. 김용배 육군참모총장이 6개월이 걸리겠다고 하자 공정식 해병대사령관은 “대대전투단은 24시간, 연대전투단은 48시간 내에 출동할 수 있습니다. 국가 전략기동부대로서 해병대는 항상 준비되어 있습니다”라고 답하였다. 이에 만족한 박 대통령은 청룡부대를 첫 참전부대로 지명하였다. 해병대와 공정식 장군의 기개와 준비태세를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일화이다.

원래 해병사단 작전참모는 중령이 아니라 대령이다. 일선 상륙 연대장이 전사하면 즉각 대체되기 위해서다. 상륙부대는 허허 벌판인 해변에 상륙한다. 은폐·엄폐가 없는 상황에서 총탄은 병사든, 장교든, 장군을 가리지 않는다. 해병대 훈련은 장교·사병이 따로 없다.

노르망디상륙작전에 루즈벨트 대통령의 아들이 참전했다. 미국인의 노블레즈 오블리주의 전형이다. 장군이 예외가 없기는 공수부대도 마찬가지다. 1여단장 전두환 준장이나 9여단장 노태우 준장이나 모두 공수훈련을 받았다. 공수부대나 해병대가 독특한 군인정신과 단결력을 과시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장군은 예편한 지 7년이 지나지 않으면 국방장관으로 임명될 수 없다. 2차대전의 기획자 마샬 장군은 국방장관이 아니라 국무장관에 임명되었다. 군에 대한 문민통제를 위해서다. 합참의장이나 참모총장을 마치고 바로 국방장관이 되는 한국의 관행은 특이한 것이다. 매티스는 전통적 장관과 달리 군령에도 상당히 개입할 것이다. 미국은 대통령이 통수권자(command in chief)이고 국방장관은 통수권자의 대리(deputy)로 지정되어 있다. 합참의장은 통신지휘계통(communication chain of command)상에 있다. 매티스가 합참의장에 함부로 간섭하지도 않겠지만 다른 국방장관이 행하던 것보다 군령기능을 보다 강화할 것 같다.

제3야전군사령관-합참의장-국방장관-국가안보실장을 연이어 재임 중에 있는 김관진 장군은 매티스 장관의 카운터 파트로 안성맞춤이다. 한민구 장관은 김관진이 장관일 때 합참의장이었다. 둘 사이는 따로 말이 필요 없고 눈짓 하나로 통한다.

한민구-김관진-매티스 라인이 비상하게 능률적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국민들은 안심해도 좋을 것이다. 국가 위난의 시기에 안보계통, 한미안보 협조라인이 튼튼하다는 것은 천만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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