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 최근 5년새 25% 급증 251만명···뇌졸중·심근경색·신장병의 주범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국내 당뇨병 환자는 2010년 201만9000명에서 2015년 251만5000명으로 5년 사이에 50만명, 25% 늘었다. 당뇨병이 혈관과 신경을 망가뜨려 생기는 당뇨합병증 환자도 5년 새 26% 늘었다.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7.3%가 당뇨병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재 추세라면 2020년경에는 30세 이상 10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뇨병이 생기면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면서 혈액이 끈적끈적해져서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고 막히면 뇌졸중, 심근경색 등이 발생한다. 또한 눈·신장·신경 등에 미세혈관과 관련된 합병증이 생겨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콩팥병은 당뇨병이 원인인 경우가 40-50%에 달한다. 노년기에 만성콩팥병이 증가하는 이유는 발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당뇨합병증 중 콩팥병이 가장 심각한 합병증으로 말기 콩팥병이 되면 치료가 어렵고, 생존율도 낮다. 다음 증상이 있으면 콩팥병을 의심할 수 있다. △혈압이 올라간다 △눈 주위나 손, 발이 붓는다 △붉고 탁한 소변을 본다 △소변에 거품이 많이 생긴다. △자다 일어나 소변을 자주 본다 △소변양이 줄거나 소변보기가 힘들어진다 △쉽게 피로해진다 △입맛이 없고 체중이 줄어든다 △몸 전체가 가렵다.
콩팥병 진단을 받은 사람은 정기적으로 혈액을 통해 사구체여과율(GFR·glomerular filtration rate) 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신장 기능을 점검해야 한다. 또한 혈압측정·단백뇨검사·혈청 크레아티닌(creatinine)검사 등을 통해 만성 콩팥병 유무를 진단받아야 한다. 신장으로 들어온 혈액은 사구체라고 불리는 콩팥 필터에서 분당 120mL정도로 걸러지는데 이 양을 사구체여과율이라고 한다. 사구체여과율이 낮을수록 신장 기능이 떨어진 것으로 본다.
신장의 여과작용은 콩팥 안의 작은 실핏줄 뭉치인 사구체에서 이루어지며, 사구체는 한쪽 콩팥에 약 100만개 정도씩 들어있으며 실핏줄을 모두 풀면 길이가 80km 정도 된다. 신장은 사구체를 통해 하루 150-180리터의 혈액을 여과한다. 이와 같이 대량의 혈액이 사구체에서 여과되면서 걸러진 여과액은 세뇨관을 통과하며, 몸에 불필요한 노폐물은 소변으로 배설된다.
신장(腎臟, kidney)은 한번 나빠지면 돌이키거나 막을 수 없다. 콩팥병은 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없기 때문에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콩팥병은 정도에 따라 1-5기로 나누며, 특별한 증상이 없는 1, 2기 시기에 적극적으로 관리를 하면 3기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콩팥 기능이 50% 이상 소실돼 전문 치료가 필요한 상태가 되면 3기 이상이며, 콩팥 기능이 15% 이내로 감소하는 말기 신부전 등 5기엔 신대치요법 치료인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불가피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말기 콩팥병 환자의 5년 생존율은 남자 65.3%, 여자 68.0%이며, 당뇨병에 의한 말기 콩팥병 환자는 56.9%로 더 낮다. 국제신장질환단체(KDIGO)가 세계 120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1개 연구 분석 결과에 따르면, 말기 콩팥병을 앓을 경우 심장병과 뇌혈관질환에 따른 사망률이 최대 8배 높았다.
혈당이 높아지면서 농도가 짙고 끈적한 혈액이 신장(콩팥)의 모세 혈관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신장에 손상을 입힌다. 콩팥이 손상되면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단백뇨가 생기며, 단백뇨 양이 많아지면 신장의 기능이 떨어져 말기 콩팥병의 위험성을 높인다.
대한내과학회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인구 100만명당 만성 콩팥병 환자는 1450명으로 미국(2050명)과 멕시코(1650명)에 이어 세계 3위에 해당한다. 특히 투석을 받아야만 하는 말기 콩팥병 환자가 30년새 30배 증가했다. 즉 1986년 2534명에서 1996년 1만8072명, 2007년 4만8675명, 2014년 8만674명으로 증가했다. 신장내과 전문의들은 말기 콩팥병 환자가 급증한 이유를 당뇨합병증 때문으로 보고 있다. 즉 국내 당뇨병 환자가 2000년 초반에 크게 늘어났으며,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08년부터 말기 콩팥병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