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형 전염병 콜레라의 역사와 예방법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지금부터 70년 전인 1946년 초여름에 부산에서 시작된 콜레라가 전국으로 퍼져 6130명이 걸렸으며, 절반이 넘는 3300여 명이 사망했다. 당시 호랑이가 물어뜯는 고통스러운 병이라는 의미로 호열자(虎列刺)라고 불렀던 콜레라는 그리스어로 “담즙(膽汁)이 흐른다”는 뜻으로 설사로 인하여 탈수가 너무 심해 피부가 담즙처럼 흑황색을 띤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콜레라에 대한 언급이 처음 나온 것은 16세기 포르투갈 탐험가의 ‘인도의 전설’이다. 즉 인도 캘리컷에 주둔했던 군인들이 심한 구토와 설사를 일으킨 풍토병으로 2만여명이 사망했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18세기 이후 콜레라는 세계로 번져서 일곱 차례 대유행에서 수백만 목숨을 앗아갔다.
1854년 런던에 콜레라가 유행해 하루에 200여명씩 죽었다. 영국의 의사 존 스노(John Snow, 1813-1858)는 콜레라 사망자를 지도에 표시한 결과 콜레라가 브로드 지역에 집중해 발생했으며, 같은 물 펌프를 사용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그는 콜레라가 오염된 물로 전파된다고 런던 의회에 보고했으며, 해당 펌프 사용을 중단하자 콜레라도 사라졌다. 당시 사람들은 콜레라는 ‘나쁜 공기’에 의한 전염병이라고 생각했다.
‘후진국형 감염병’으로 불리는 콜레라는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이후에는 해외에서 감염돼 입국하는 경우는 있었으나 국내에서 감염된 환자는 없었다. 그러나 15년 만에 국내에서 콜레라 환자가 3명이 발생하여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경상남도 거제 지역에서 해산물을 섭취한 3명이 콜레라에 걸렸다.
질병관리본부는 콜레라 환자 3명에서 분리된 콜레라균(Vibrio cholerae)의 유전자지문(PFGE) 분석결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되어, 같은 오염원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했다. 이에 이 지역 해수(海水)검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정확한 원인을 밝혀낼 방침이다. 폭염으로 바닷물 온도가 예년보다 6도 정도 치솟아 콜레라균 번식이 왕성한 것으로 추정한다.
콜레라는 콜레라균에 오염된 어패류 등 식품이나 오염된 지하수와 같은 음용수 섭취에 의해 발생한다. 또한 환자의 대변이나 구토물과 직접 접촉에 의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콜레라 잠복기는 보통 2-3일이며, 특징적인 증상은 복통(腹痛)을 동반하지 않는 쌀뜨물 같은 설사를 한다. 중증 콜레라의 경우 4-12시간에 쇼크에 빠지고 18시간-수일 내에 사망할 수 있다. 이에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은 50% 이상이지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면 사망률은 1%미만이다.
콜레라를 예방하려면 반드시 물은 끓여서 마시며, 음식물은 익혀서 먹어야 한다. 음식물 취급전과 배변 뒤에는 손을 30초 이상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올바른 손 씻기 6단계는 1)손바닥과 손바닥을 마주대고 문질러 준다. 2)손등과 손바닥을 마주대고 문질러 준다. 3)손바닥을 마주대고 손깍지를 끼고 문질러 준다. 4)손가락을 마주잡고 문질러 준다. 5)엄지손가락을 다른 편 손바닥으로 돌려주며 문질러 준다. 6)손바닥을 반대편 손바닥에 놓고 문지르며, 손톱 밑을 깨끗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