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과 B형간염 차이점과 치료법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간염은 간세포 및 간 조직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간염은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하며, 간염이 6개월 이상 낫지 않고 진행하는 경우를 만성간염이라고 한다.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을 비롯해 알코올, 약물, 자가면역 등이 주요 발병원인이다. 간염을 세분하면 급성 바이러스성 간염(A, B, C, D, E형), 만성간염(B, C, D형), 알코올성 간염, 독성 간염, 자가면역성 간염 등이 있다.
C형간염은 C형간염 바이러스(HCV)에 감염되었을 때 이에 대응하기 위한 신체의 면역반응으로 인해 간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원인은 C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액 등 체액에 의해 감염되며 성(性)접촉, 수혈, 혈액을 이용한 의약품, 오염된 주사기 사용, 소독되지 않은 침 사용, 피어싱(piercing), 문신을 새기는 과정 등에서 감염될 수 있다. 일반에게 C형간염은 B형과 달리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대한간학회 등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건강검진에 C형간염 검사가 보편화된 이후 C형간염 판정을 받는 환자와 이에 따른 간암 등으로 간 이식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학계에서는 국내 C형간염 유병률(有病率)을 전 국민의 1%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B형간염과 C형간염의 차이점은 B형간염은 바이러스가 많이 증식하며, 항원·항체 검사를 쉽게 할 수 있다. 항체는 바이러스를 죽이는 작용을 한다. 반면 C형간염은 바이러스 증식이 적고 돌연변이를 잘 일으키며, 항원검사가 어려워 보통 항체검사를 한다.
한편 간암은 발생 건수로는 전체 암 중에서 6위지만, 사망률은 폐암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우리나라 간암의 원인으로, 간암 발생이 가장 많은 40~50대를 포함하면 B형간염이 약 70%, 그리고 C형간염으로 인한 간암은 10% 정도다. 그러나 60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간암의 약 30%가 C형간염에서 비롯된다.
급성 C형간염의 바이러스 잠복기는 평균 7~8주이며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황달이 발생하는 경우(20%)도 있다. 드물게는 피로감, 소화불량, 오심, 허약감, 체중감소 등이 동반된다. 전형적인 급성 C형간염은 4~6개월 이내에 정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만약 6개월 이상 자각증상이 있거나 간 기능이 회복되지 않으면 만성간염으로 이행되었음을 의미한다.
만성 C형간염은 대부분 증상이 심하지 않아 평소에는 잘 모르고 있다가 신체검사 또는 헌혈 때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본인이 C형간염 환자인지 모르고 수십 년이 지난 후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된 후에 발견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B형간염에 비해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고령인 환자가 많다.
C형간염에 걸릴 경우 15% 정도는 급성 증상을 보이지만 대부분은 만성 보균자가 된다. C형간염이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제거되는 경우는 1% 미만으로 매우 드물고, 성인에게 감염되면 55~85%가 만성화된다. 만성화된 C형간염을 20년 이상 방치할 경우 간암과 같은 치명적인 간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 C형간염이 만성화되면 20~30%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되고, 2~5%는 간암으로 발전한다. C형간염은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황달, 권태감, 피로감, 전신쇠약감, 근육통, 식욕부진, 구토, 복통 등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이 무조건 C형간염이라고 볼 수는 없다. 간 기능검사, 혈액검사 등을 통해 C형간염 바이러스 항체를 검출하거나, C형간염 바이러스의 RNA를 검출하는 검사법을 통해 확진을 한다.
C형간염은 빨리 치료할수록 효과가 훨씬 좋다. 따라서 치료는 간이 딱딱해지는 간섬유화가 오기 전에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시아인은 C형간염 치료제에 잘 듣는 유전자를 갖고 있어 치료가 비교적 잘 된다. C형간염에 걸린 경우 급성기나 악화기에는 과도한 신체활동을 삼가며,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또한 의약품, 한약, 건강식품 등이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복용여부를 전문의와 상담하여야 한다.
한편 생체 간이식 수술에서 기증자의 간을 뗄 때는 간의 문맥(정맥)과 담도가 복잡해 수술 중 출혈이 생겨 기증자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개복술을 많이 한다. 그러나 최근에 3D 복강경이 개발되면서 복강경으로 간을 꺼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한 상하좌우로 100도씩 구부러지는 복강경 카메라의 개발도 복강경 간수술을 수월하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C형간염 등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간학회 회장인 싱가포르 국립의대 림생기 교수는 “C형간염에 대한 교육과 검진을 통해 질병의 발견 비율을 높이는 것이 전 세계 의학계의 시급한 이슈이므로 정부기관과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국내에는 약 25만명이 C형간염에 걸린 줄 모르고 지내다가 나중에 간경변증·간암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있다. C형간염은 A·B형과 달리 형태가 변화무쌍한 RNA 바이러스이므로 항체 백신을 만들기 어렵다. 백신이 없으므로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한다. 주사기는 반드시 1회용을 사용하여야 하며, 면도기 등 혈액에 오염될 수 있는 모든 물건이 간염을 전파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군부대, 기숙사 등 집단생활을 하는 곳에서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