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혈당 정보 스마트폰 등으로 동네의원 보내면···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신장(콩팥)은 모양이 강낭콩을 닮았고, 색깔이 팥과 같다고 해서 ‘콩팥’이라고 부른다. 크기는 어른 주먹만 하며 무게는 200-250g 정도다. 허리뼈 양쪽으로 등쪽에 한개씩 자리 잡고 있다. 신장은 혈액 속 각종 노폐물을 걸러내서 혈액을 깨끗하게 하는 일을 비롯하여 나트륨·칼륨·칼슘·인 등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무기질의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며, 혈압을 조절한다. 또한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비타민D와 조혈 호르몬을 만든다.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신염 등이 원인이 되어 콩팥 기능이 점차 약해지는 질환을 만성 콩팥병이라고 한다. 만성 콩팥병은 사구체여과율에 따라 5단계로 나누며, 모든 단계에서 저염식을 해야 한다. 특히 3단계 이상부터는 신장에 무리를 주는 단백질과 인 섭취를 제한하고 필요할 경우에는 칼륨 조절도 해야 한다.
만성 콩팥병 환자는 질병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고 좋은 영양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식단 관리가 필수다. 식사요법의 핵심은 소금·단백질·열량에 있다. 염분은 수분과 결합해 몸을 붓게 하므로 음식을 싱겁게 먹어야 한다. 국, 찌개 등 국물 섭취를 줄이고, 염장식품(젓갈, 장아찌 등)과 인스턴트식품은 가급적 먹지 않도록 한다. 신장질환자가 식중독에 걸리면 전해질 장애가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생선회 같은 날음식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단백질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지만, 만성 콩팥병 환자는 단백질 분해 산물이 배설되지 못하고 체내에 쌓여 요독증을 일으킬 수 있다. 과다한 단백질 섭취는 신장에 부담을 주어 신장기능을 빨리 악화시킬 수 있다. 이에 단백질은 본인의 체격에 맞춰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
단백질 섭취를 조절하다 보면 열량이 부족해질?수 있다. 충분한 열량이 공급하지 않으면 근육조직의 단백질을 열량원으로 쓰게 되어 체중이 감소하게 된다. 체중감소는 근육 약화와 근육단백질 분해로 이어져 노폐물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에 체중감소를 막고 적절한 영양 상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충분한 열량섭취가 중요하다.
건강한 사람은 칼륨을 많이 섭취해도 신장을 통해 90% 이상이 배출돼 혈중 칼륨 농도는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러나 만성콩팥병으로 신장기능이 떨어진 경우 칼륨이 배출되지 않아 혈액 내 칼륨 농도가 높아지는 고칼륨혈증이 나타날 수 있다. 고칼륨증이 생기면 근력이 약해지고, 심장 부정맥이 발생하기 쉬우며, 심하면 심장마비까지 생길 수 있다.
이에 칼륨이 많이 들어 있는 잡곡류·고구마·감자·바나나·참외·수박·호박·미역·부추 등을 제한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채소는 잎보다 줄기에 칼륨이 많으며, 채소를 삶거나 데친 후 물은 버리고 채소만 먹으면 채소에 든 칼륨의 30-50%를 줄일 수 있다. 한편 허용되는 과일과 채소에는 단감·가지·당근·콩나물·오이·깻잎 등이 있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인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아 균형을 위해 뼈의 칼슘이 빠져나오면서 뼈가 약해지고 쉽게 부서진다. 이에 인의 수치가 높을 경우에는 인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우유·유제품·잡곡류·견과류 등의 섭취를 줄이도록 한다.
당뇨병(diabetes mellitus)은 인슐린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의 대사질환으로 공복 혈당 126mg/dL 이상이거나, 경구 당부하 검사 2시간 후 혈당이 200mg/dL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당뇨병 환자의 증가 요인으로 고령화, 비만 증가, 운동 부족, 지방질 과다 섭취, 스트레스 등을 꼽고 있다. 인슐린저항성 제2형 당뇨는 보통 살이 찌면서 지방세포에 의한 인슐린 방해 작용이 혈당의 상승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비만인 경우,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이 당뇨병에 더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을 극복하려면 당뇨병의 가장 큰 적은 비만이므로 건강하게 체중을 줄여야 한다. 체내에 잉여 열량이 많을수록 당뇨병 발병위험도 높아지므로 고칼로리, 고지방 음식을 멀리 하여야 한다. 설탕이 많이 든 단 음식은 당뇨병을 유발할 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등 합병증까지 불러올 수 있으므로 단 음식을 줄이도록 한다. 음주는 비만과 당뇨병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가 제대로 안되면 눈의 망막(網膜) 혈관이 좁아져 망막 질환이 생긴다. 당뇨병성 망막증은 노인 실명(失明)의 최대 원인이 되고 있다. 한편 말초 신경병증 환자는 34만명, 만성 신부전증 환자는 14만명이다. 만성 신부전증(콩팥병) 환자는 신장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아야 한다.
혈액투석은 환자의 혈액을 투석기(인공신장기)를 통과시켜 걸러 낸 다음 환자의 혈관에 다시 넣어주는 방법으로 말기 신부전 환자에 사용되는 투석요법이다. 복막투석은 뱃속(복강)으로 통하는 관을 삽입하여 투석액 교환과정을 반복하여 복막을 통해 노폐물이 교환되게 함으로써 신장의 기능을 대신하는 방법이다.
당뇨합병증은 당뇨병을 오래 앓을수록, 혈당 관리가 적절하지 않을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잘 생긴다. 이에 당뇨병 환자는 매년 망막, 신장 기능 등을 검사하여 합병증을 조기 발견 및 치료를 해야 한다. 당뇨는 평생 같이 가야 하는 병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통하여 혈당 관리를 제대로 하여야 한다. 식사는 저(低)당지수 음식(잡곡, 완두콩, 토마토 등)을 먹고, 걷기 등 유산소 운동으로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가 과일을 먹을 때 주의할 점은 수박, 바나나 같이 부드럽고 물렁한 과일보다는 사과, 배 등 단단한 과일을 하루 한두 번만 먹도록 한다. 과일을 주스로 마시거나, 즙을 내서 먹으면 과일의 섬유소가 잘게 갈아져 그 안에 당 성분이 쉽게 빠져나와 혈당을 빠르게 높이므로 삼가야 한다.
당뇨병 합병증의 근본 원인은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한 고칼로리 섭취, 비만, 운동부족 등이다. 이에 균형 잡힌 식생활로 적정한 칼로리를 섭취하고, 규칙적으로 적절한 운동을 하여 정상체중 즉,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BMI(體質量指數) 20-25를 유지하는 것이 당뇨병 관리의 정도(正道)이다.
보건복지부는 우리나라 60세 이상 고령자 중에서 고혈압·당뇨병을 앓는 만성질환자가 2011년 532만3000명에서 2014년 621만3000명으로 늘어나자 좀더 적극적으로 만성질환 관리를 하도록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을 9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즉 고혈압·당뇨병 환자가 집에서 측정한 혈압·혈당 정보를 스마트폰 등으로 동네의원에 보내면 이를 분석해 전화 상담을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