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다 별미 4인방④] 깊은 향과 은은한 빛, 갈치회의 추억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갈치(Hair tail)는 가을에 식탁을 풍성하게 하는 수산물 중 하나로, 몸이 훌쭉하고 길어 ‘칼’같이 생겼다고 해서 ‘어도(魚刀)’, ‘칼치’라고도 부른다. 신라시대에 칼을 ‘갈’이라고 한 사실로 보아 갈치라는 말은 이미 신라 시대에 생겨난 것으로 사료된다. 갈치 새끼를 풀치라고도 하며, 경남 충무 지방에서는 빈쟁이라고 부른다.
갈치의 몸길이는 1-1.5m에 달하며, 입이 크고 양턱과 구개골에 강한 이가 있다. 갈치는 배와 꼬리에는 지느러미가 없지만 등지느러미는 머리 뒤에서 꼬리까지 등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 온몸에 비늘은 없고 은백색의 가루 같은 것이 덮어 있으며, 이 물질이 인공 진주의 광택을 내는데 사용된다.
갈치는 단백질의 함량이 많고 지방이 알맞게 들어있어 맛이 좋다. 지방은 지느러미가 달린 쪽에 더 많으며, 소량이지만 당질이 있기 때문에 고유한 풍미가 있다. 갈치는 다른 생선과 같이 칼슘에 비해 인산의 함량이 많아 산성식품이므로 채소와 곁들어 먹는 것이 좋다. 갈치자반이란 소금에 절인 갈치를 토막을 쳐서 굽거나 찐 반찬을 말한다.
갈치는 여름철 산란을 마치고 월동(越冬)에 대비하기 위해 늦가을까지 왕성한 먹이 활동을 하기 때문에 10월을 전후한 시기에 살과 기름이 가장 많이 올라 맛이 좋다. 갈치의 살이 부드러워 소화 기능이 약한 노약자 영양식으로 권장되고 있으며, 칼슘 인 나트륨 등 각종 무기질이 풍부하고 DHA, EPA 등 불포화지방산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어린이와 청소년의 영양식으로도 좋은 식품이다.
갈치의 가식부분(edible portion) 100g당 단백질과 지질 함량은 단백질 18.5g, 지질 7.5g에 이른다. 가을철 별미로 치는 낙지가 단백질 11.5g/ 지질 0.6g, 전어는 단백질 24,4g/ 지질 2.4g 그리고 꽃게의 단백질(13.7g) 지질(0.8g) 함유량과 확연히 비교되는 점이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BC 460?-BC 377?)는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고 했다. 우리는 건강관리를 위하여 여러 가지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가을철 생선은 히포크라테스의 명언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