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다 별미 4인방①] 꽃게 잘 골라 맛있게 먹으려면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바람이 서늘하다 싶을 때 해산물은 맛이 들기 시작한다. 가을바다의 별미는 단연 꽃게, 전어, 낙지, 갈치 등이다. 그 중에서 꽃게는 가을바다를 대표하는 맛이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꽃게는 ‘맛이 달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로 맛이 있다.
어식백세란 육류를 섭취하는 동물보다 어류를 섭취하는 동물의 수명이 2-3배 더 길다는 뜻이다. 수산물은 육류와는 또 다른 보양음식의 최강자라고 할 수 있다. 생선을 골고루 먹으면 장수를 누릴 수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우리 몸은 가공하지 않은 자연의 맛을 좋아하며, 몸에 좋은 것을 먹는 것이 내 건강과 직결되는 올바른 식생활이다.
수산물은 고단백질, 저지방, 저칼로리 식품으로 단백질, 지방, 무기질, 비타민 등 여러 가지 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하고 있다. 또한 수산물의 지방은 대부분 불포화지방산으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감소시키고 노화방지, 골다공증 예방, 강장효과, 두뇌개발, 질병예방 등에 좋은 다양한 효능이 있다.
게(crab)는 갑각류(甲殼類) 십각목(十脚目)의 단미류(短尾類)에 속하는 절족(節足)동물이다. 몸이 납작하고 두흉부(頭胸部)가 크고 등과 배는 단단한 딱지에 싸여있으며, 다섯 쌍의 발 중 첫째 한 쌍은 집게발이다.
‘바닷게’에는 꽃게, 꽃발게, 농게, 도적게, 칠게, 달랑게, 바닷참게, 털게 등 종류가 많다. ‘민물게’의 몸빛은 녹색을 띤 갈색이며, 등딱지 중앙에 H자 모양의 홈이 있으며 배딱지는 희다. 집게발이 짧고 그 바깥쪽에 긴 털이 덮여 있으며, 넷째발이 가장 긴 특징이 있으므로 식별하기가 쉽다. 그러나 민물게는 디스토마(distoma, 鞭蟲)의 중간숙주(宿主)이므로 날것으로 먹거나 게장을 먹으면 디스토마에 걸릴 위험성이 크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꽃게(Blue crab)는 큰 놈 하나가 작은 놈 여럿보다 낫다. 가을에는 살이 꽉 찬 수게가 암게보다 나으며, 찜, 볶음, 찌개 등을 해서 먹는다. 물론 게장을 담글 때는 작은 암놈 꽃게가 좋기 때문에 봄에 알과 내장으로 가득한 암게를 대량으로 구입하여 냉동고에 꽁꽁 얼려뒀다가 일년 내내 사용할 수 있다. 진한 주황색 알과 내장은 색깔만큼이나 맛과 향이 진하다.
꽃게장, 꽃게무침, 꽃게탕, 꽃게범벅 등이 대표적인 꽃게 요리에 속한다. 꽃게장은 간장게장이 맛이 있으며, 꽃게무침은 매콤달콤하게 무친 양념게장이다. 꽃게범벅은 녹말을 풀어 걸쭉하게 마무리한 요리다. 꽃게의 암수 구분은 어렵지 않다. 꽃게는 배 아래쪽 껍질이 이중이며, 이 부위를 제(臍, 배꼽)라 부른다. 암컷은 배꼽이 둥글고, 수컷은 뾰족하다.
꽃게를 고를 때는 묵직하고 단단해야 하므로 손가락으로 눌러서 쑥쑥 들어가면 살이 덜 찼다는 징조다. 맛있는 꽃게는 옆구리까지 살이 꽉 차 있어야 하므로, 다리 뒤쪽 등 껍데기 양옆 부문이 반투명하게 비쳐 보이면 살이 적은 것이다. 꽃게 배꼽을 눌어서 똥이 나오면 살이 덜 찼다는 증거이다.
꽃게는 단백질의 함량이 많으며 필수아미노산(essential amino acids)이 많아 발육기 어린이에게는 아주 좋은 식품이다. 지방의 함량이 적어 맛이 담백하고 소화성도 좋아 회복기에 있는 환자, 허약 체질인 사람과 노인에게도 좋은 식품이다. 게는 신선도가 빨리 떨어지며 세균의 번식이 빨라 세균성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게의 껍질과 발에는 아스타크산틴(astaxanthin) 성분이 단백질과 결합해 있기 때문에 삶거나 구우면 이 색소 단백질이 변성하여 아스타크산틴이 유리되어 빨갛게 변한다. 게는 영양가가 뛰어나기도 하지만 그 맛이 독특한 것은 글리신, 프로린, 아르기닌, 베타인, 타우린 등의 성분이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