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신록은 너무 신선하다. 녹색은 눈에도 좋고 상쾌하다. 젊은 날이 새롭다. 육십두살된 나는 그래도 신록이 좋다. 가슴에 활기를 주기 때문이다. 나는 늙었지만 신록은 청춘이다. 청춘의
Category: 오늘의시
[오늘의 시] ‘명자꽃’ 홍성란 “그냥 널 보내놓고는 후회로구나”
후회로구나 그냥 널 보내놓고는 후회로구나 명자꽃 혼자 벙글어 촉촉이 젖은 눈 다시는 오지 않을 밤 보내고는 후회로구나
[오늘의 시] ‘북한강에서’ 정태춘 “서울이라는 아주 낯선 이름과”
저 어두운 밤하늘에 가득 덮인 먹구름이 밤새 당신 머릴 짓누르고 간 아침 나는 여기 멀리 해가 뜨는 새벽강에 홀로 나와 그 찬물에 얼굴을 씻고 서울이라는
[오늘의 시] ‘벌’ 박노해 “아프가니스탄 아이의 작은 맨발처럼”
첫 꽃망울이 터지자마자 벌들이 다시 찾아왔다 날카로운 전자파를 뚫고 독한 살충제와 공해를 뚫고 총알이 나는 전쟁터를 달려온 아프가니스탄 아이의 작은 맨발처럼 벌들은 그 작은 날개로
“민병돈 장군, 아내 잃은 슬픔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요?”
아래 시는 <아시아엔> 박상설 ‘사람과 자연’ 전문기자가 4월 13일 별세한 故 구문자님을 애도하며 지은 것입니다. 올해 92세인 박상설 전문기자는 “이상기 아시아엔 발행인이 그 멀고 먼
[오늘의 시] ‘김옥균’ 장석남 “한 움큼의 나라가 으스러졌다”
눈이 내린다 눈이 내리다가 그친다, 난해한 사랑도 그친다 다시 눈이 내린다 논두렁이 눈에 덮이고 밭두렁이 덮인다 전라도의거문도를영국이라는나라가먹었는데임금은영국이어디붙어있는나라인지아십니까여기신하들은영국이라는나라이름을아는자가있습니까 눈이 오고 온 나라가 눈에 덮인다 박규수 대감
[오늘의 시] ‘진달래꽃’ 홍성란 “몇 번이나 너랑 같이 피는 꽃 보겠느냐”
진달래 피었구나 너랑 보는 진달래 몇 번이나 너랑 같이 피는 꽃 보겠느냐 물떼새 발목 적시러 잔물결 밀려온다
[오늘의 시] ‘슬픔의 힘’ 박노해 “울지마 슬픔의 힘으로 가는 거니까”
울지마 사랑한 만큼 슬픈 거니까 울지마 슬픔의 힘으로 가는 거니까 울지마 네 슬픔이 터져 빛이 될 거야* (*체 게바라에게서 따옴)
[오늘의 시] ‘결론’ 홍사성 “눈 감고 귀 막고 입 닫고 돌아 앉으세요”
어찌해도 안 되면 어찌해야 합니까 눈 감고 귀 막고 입 닫고 돌아 앉으세요 그리고 기다리세요 곧 결론이 날 겁니다 # 감상노트 일본 동경 어디 가서
[오늘의 시] ‘한식’ 두보(杜甫) “한식날 강마을 길에는 바람에 꽃이 위로 아래로 흩날리네”
寒食江村路(한식강촌로),風花高下飛(풍화고하비)。 汀煙輕冉冉(정연경염염),竹日靜暉暉(죽일정휘휘)。 田父要皆去(전부요개거),鄰家鬧不違(인가료불위)。 地偏相識盡(지편상식진),雞犬亦忘歸(계견역망귀)。 한식날 강마을 길에는 바람에 꽃이 위로 아래로 흩날리네. 물가의 안개 가벼워 느리게 움직이고 대나무 숲의 햇살은 맑고 빛나네. 농부가 초대하여 모두
[오늘의 시] ‘분이네 살구나무’ 정완영 “밤 사이 활짝 펴올라 대궐보다 덩그렇다”
동네서 젤 작은 집 분이네 오막살이 동네서 젤 큰 나무 분이네 살구나무 밤 사이 활짝 펴올라 대궐보다 덩그렇다 #감상노트 설악 무산 조오현 스님을 시조의 길로
[오늘의 시] ‘매화꽃이 필 때면’ 박노해 “그대가 그리워서 얼굴을 묻고”
청매화가 필 때면 마음이 설레어서 아침 길에도 가보고 귀갓길에도 가보고 달빛에도 홀로 가 서성입니다 청매화 핀 야산 언덕에 홀로 앉아 술잔을 들고 멀리 밤 기차가
[오늘의 시] ‘봄이 간다커늘’ 조윤성 “술 싣고 전송 가니 낙화 쌓인 어디 간 곳을 모르겠네”
봄이 간다커늘 술 싣고 餞送 가니 낙화 ᄒᆞ난 곳에 간 곳을 모를너니 柳幕에 꾀꼬리 이르기를 어제 갔다 ᄒᆞ더라 – 조윤성(曺允成): 세종연간 승문원 박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오늘의 시] ‘명심할 것’ 박노해 “이 땅에 사람이 없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 것”
이 땅에 사람이 없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 것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좁은 안목을 탓할 것 인생도처 유상수 人生到處 有上手를 상기할 것 나를 넘어선 인물이 도처에
[3.1운동 100주년 윤동주 시선] 꿈은 깨어지고 “지난날 봄타령하던 금잔디 밭은 아니다” 但迷雾已尽 梦境已逝 已逝的梦境不会重现
꿈은 깨어지고 꿈은 눈을 떴다. 그윽한 유무에서 노래하던 종달이 도망쳐 날아나고 지난날 봄타령하던 금잔디 밭은 아니다 탑은 무너졌다 붉은 마음의 탑이―― 손톱으로 새긴 대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