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5/20] ‘시아파 맹주’ 이란 대통령 헬기사고, 중동정세 영향 미칠까

1. 중국, 반부패 드라이브…농업부 장관 비리로 낙마
– 중국이 올해 들어서도 부패 척결을 위한 고강도 사정을 지속하는 가운데 현직 장관(부장)이 비리 혐의로 낙마했다는 발표가 나왔음. 중국공산당 중앙 기율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는 18일 탕런젠(唐仁健) 농업농촌부(농업부) 당서기 겸 부장을 심각한 기율 및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음.
– 1962년생인 탕 부장은 공직생활 초기 농업부에서 주로 근무하다 간쑤(甘肅)성 성장, 중앙농촌공작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등을 거쳐 2020년 12월부터 농업부장으로 일해 왔음. 조사 대상에 오른 인물은 통상 기율감찰위가 부패 혐의를 입증할 물증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로, 기율감찰위 조사를 거친 뒤 인민검찰원으로 이송돼 사법 처리되는 수순을 밟음.
– 탕 부장은 기율감찰위 발표 사흘 전인 지난 15일 산시(陝西)성 셴양(咸陽)에서 열린 전국 농촌인재공작회의에서 연설하는 등 최근까지 공개활동을 해 왔다는 점에서 중국 매체들은 그의 낙마가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음.
– 중국에서는 수년째 ‘호랑이'(부패 혐의를 받는 전·현직 고위인사) 사냥’이 진행되고 있지만 전직 고위인사가 아닌 현직 부장을 낙마시킨 것은 흔치 않은 일로 받아들여짐. 중국에서는 전·현직 고위 관료가 부패 혐의로 기율감찰위 조사 대상에 올라 낙마하는 것을 호랑이 사냥이라고 부름. 중국에서는 올해 들어서도 고위직이 부패 혐의로 줄줄이 낙마하는 등 고강도 사정 드라이브가 계속되고 있음.

2. “일본-사우디, 수소공급망 강화 추진”
–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액화수소 공급망 강화 협력에 합의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 중이라고 산케이신문이 19일 보도.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일본에서 21일 개최할 예정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회담에서 수소 공급망 강화 등 에너지 분야 협력 방침을 확인. 빈 살만 왕세자는 20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 22일에는 나루히토 일왕과 면담할 계획.
– 구체적으로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양국 기업이 사우디에서 액화수소 수출 기지를 정비해 일본 시장 등에 공급하기 위한 조사를 시작하는 데 합의할 전망. 산케이는 “일본은 2017년 세계 최초로 ‘수소 기본 전략’을 책정해 이 분야를 주도해 왔지만, 최근 수소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며 “사우디아라비아는 적은 비용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국가 중 하나로 본격 생산을 추진 중”이라 설명.
– 이어 “사우디아라비아가 일본과 협력으로 수소 공급망 강화에 착수한다”며 “(일본은) 석유 의존 경제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지원하고 일본에 대한 공급 확대로 경제 안보를 강화하려 한다”고 분석. 아울러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중동 정세를 비롯해 철도 등 기반 시설, 의료와 상수도, 스타트업 등도 의제로 다룰 것으로 보임.
– 일본 정부는 애니메이션과 게임 애호가로 알려진 빈 살만 왕세자를 위해 21일 도쿄에서 축구 만화 ‘캡틴 쓰바사’ 작가인 다카하시 요이치를 포함한 인기 크리에이터를 초청해 행사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산케이는 전했음.

3. ‘섬 1만7천개’ 인도네시아 스타링크 개통
– 약 1만7천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에서 인공위성을 이용한 인터넷 통신 서비스인 스타링크가 개통돼 외딴섬까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됐음. 1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주 주도 덴파사르에서 열린 개통식엔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와 부디 구나디 사디킨 인도네시아 보건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음.
– 스타링크는 이날 발리의 보건센터 2곳과 동부 말루쿠주 아루섬 보건센터 1곳에서 서비스를 시작. 행사에서는 영상 발표를 통해 실시간 데이터가 발육장애나 양양실조와 같은 보건 문제를 얼마나 빨리 다룰 수 있는지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됐음. 머스크는 “여러 장소를 빠른 속도로 연결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이제 여러분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으면 무엇이든 배울 수 있다”고 말했음.
– 행사에 참석한 부디 아리에 세티아디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 장관은 스타링크는 이제 상업적으로도 이용할 수 있지만 정부는 우선 이 서비스를 외곽이나 저개발 지역을 위해 사용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 스타링크는 지구 궤도를 도는 약 7천500개 인공위성 가운데 약 60%를 보유하고 있음.
– 앞서 스페이스X는 이달 초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에서 인터넷 통신 사업을 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음. 동남아시아에서 스타링크를 운용하기는 인도네시아가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에 이어 세번째.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스페이스X에 면허를 줬고 필리핀 기업은 2022년 스페이스X와 스타링크 운용 계약을 맺었음.
– 세계은행에 따르면 1만7천여개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는 2022년 기준 2억8천만 인구 중 3분의 2만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음. 이 때문에 정부는 외딴 지역까지 인터넷 통신망에 연결하는 일을 주요 과제로 삼아왔음.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에서도 군대와 병원, 기업, 원조단체 등에서 폭넓게 이용하고 있음.

4. 필리핀 소도시 시장 ‘중국 간첩’ 의혹
–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중국과 대립하는 필리핀에서 이번에는 한 소도시 시장의 ‘중국 간첩설’이 주목받고 있음. 1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필리핀 북부 루손섬 밤반시의 앨리스 궈(35·여) 시장이 중국 스파이라는 의혹이 최근 제기.
– 평범한 농촌 소도시인 밤반시의 시장으로 타지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그는 최근 시장실 바로 뒤쪽의 온라인 카지노 영업소를 당국이 단속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졌음. 단속 결과 이곳이 실제로는 사람 수백 명을 가둬놓고 이성에게 접근해 돈을 뜯어내는 ‘로맨스 스캠’ 같은 사기 범행을 시키는 소굴로 밝혀졌기 때문.
– 당국은 이곳에서 중국인 202명과 다른 외국인 73명을 포함해 감금된 약 700명을 구출. 조사 결과 그는 문제의 업소가 있는 땅의 절반과 헬기 1대를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음. 이런 가운데 궈 시장의 출신 배경까지 제대로 확인되지 않으면서 ‘진짜 국적’이 중국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음.
–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궈 시장은 2021년 밤반시에서 처음 유권자 등록을 했으며 이듬해 시장 선거에 나와 당선. 이에 상원이 이달 초 그를 청문회에 불러들여 경력을 묻자 그는 자신이 17살이 돼서야 지역 당국에 출생신고가 등록됐다고 말했음. 또 돼지 사육 농가인 자기 집에서 홈스쿨링을 받았다고 주장. 하지만 출신 배경이나 학력 등에 대한 추가 질문에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못했음.
–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도 지난 16일 궈 시장에 대해 “아무도 그를 모른다. 우리는 그가 어디 출신인지 궁금하며 그것이 우리가 이 사안을 이민국과 함께 조사 중인 이유다”라고 밝혔음. 이처럼 쏟아지는 의혹에도 궈 시장은 청문회 이후 말을 아끼면서 언론과의 접촉을 대체로 피하고 있음. 이와 관련해 필리핀 내무지방행정부(DILG)는 시장 직무 정지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짐.

이란 라이시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5. ‘시아파 맹주’ 이란 대통령 헬기사고, 중동정세 영향 미칠까
–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헬기 추락 사고로 실종되면서 살얼음판 같은 중동 정세에 또 한 번 격랑이 휘몰아칠지에 관심이 쏠림.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의 차기 최고지도자 1순위 후보로 거론돼온 강경 보수 성향의 인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이은 사실상 이인자. 지난 2021년 8월 취임 이후 시아파 맹주 이란의 초강경 이슬람 원리주의 노선을 대표해 왔음.
– 라이시 재임 하의 이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간 가자전쟁에서 이른바 ‘저항의 축’으로 불리는 하마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시리아와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등을 지원하면서 이스라엘과 미국에 군사적으로 맞서왔음. 특히 지난달 이스라엘의 주시리아 영사관 피폭 이후 이스라엘 본토를 사상 처음으로 보복 공격하는 등 대외적으로 초강경 이미지를 굳혀왔음.
– 이런 강경 노선을 진두지휘해온 라이시 대통령의 부재는 7개월 넘게 이어져 온 가자전쟁 등 요동치는 중동 정세를 둘러싸고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음.
–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은 물론 이란과 관계를 정상화한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도 사고 보도를 예의주시하면서 주요 파트너들과 향후 전개될 상황을 조심스레 예측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웠음. 특히 이란과 대척점에 서며 각종 제재 등을 주도해온 미국으로서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불거진 돌발 상황이 향후 미칠 여파에 셈법이 복잡해 보임.
–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고가 이란 내부에 불러올 영향도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 그러면서 히잡 시위 등 반정부 봉기 및 수백만명의 지난 3월 총선 투표 보이콧이 보여준 집권 세력에 대한 불만 고조, 사상 최저치로 추락한 통화 가치나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고통 등 미국의 제재로 인한 경제 악화 등을 불안 요소로 꼽았음.
– 다만 이란 국영 TV 등이 일단 이번 헬기 사고의 원인을 ‘악천후’로 규정하고 있어, 사고를 둘러싸고 국가 간 갈등이 불거질 여지가 당장 높지는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음. 또 최고지도자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이란에서 대통령의 부재로 정책의 주요 방향이 틀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음. 특히 이란이 극단적인 선택을 통해 긴장을 임계점까지 몰고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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