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자동차가 이상하다 벨트를 교환하면 오일이 새고 시동을 걸 때마다 엔진이 켁켁댄다 가끔씩 타이어도 펑크다 정비사 말로는 연식이 오래되면 다 그렇단다 폐차할 때는 아니니 고쳐가며
Category: 오늘의시
[3.1운동 100주년 윤동주 시선] 오줌싸개 지도···”그때는 그랬단다, 만주땅으로”
오줌싸개 지도 빨랫줄에 걸어 논 요에다 그린 지도는 지난밤에 내 동생 오줌쏴서 그린 지도 꿈에 가본 엄마 계신 별나라 지돈가 돈 벌러간 아빠 계신 만주땅
[오늘의 시] ‘국가에 대한 사유’ 김영주 “국민연금이 머지않아 연금폭탄이 된다는데”
하나밖에 가진 게 없는 아흔아홉 도구들이 아흔아홉을 거머쥔 일 프로의 사용자를 받들고 먹여 살리는 불가사의한 조직체 # 감상노트 하나 밖에 없는 몸뚱이가 소스라친다. 쓰다 버려질
[3.1운동 100주년 윤동주 시선] 비애 “이 젊은이는 피라미드처럼 슬프구나” 年少但一腔悲愁 如一座金字塔般古老
비애 호젓한 세기의 달을 따라 알 듯 모를 듯한 데로 거닐과저! 아닌 밤중에 튀기듯이 잠자리를 뛰쳐 끝없는 광야? 사람의 심사는 외로우려니 아― 이 젊은이는 피라미드처럼
[오늘의 시] ‘할미꽃’ 윤극영 “젊어서도 할미꽃 늙어서도 할미꽃”
뒷동산에 할미꽃 꼬부라진 할미꽃 젊어서도 할미꽃 늙어서도 할미꽃 하하하하 우섭다 졸고 있는 할미꽃 아지랑이 속에서 무슨 꿈을 꾸실까 뒷동산에 할미꽃 꼬부라진 할미꽃 젊어서도 할미꽃 늙어서도
[3.1운동 100주년 윤동주 시선] 장 “가난한 생활을 골골이 벌여놓고 밀려가고 밀려오고”
장 이른 아침 아낙네들은 시들은 생활을 바구니 하나 가득 담아 이고…… 업고 지고……안고 들고…… 모여드오 자꾸 장에 모여드오. 가난한 생활을 골골이 벌여놓고 밀려가고…… 밀려오고…… 저마다
[윤동주 시선] 달밤 “정적만이 군데군데 흰 물결에 폭 젖었다” 唯月光抚慰无尽寂静
달 밤 흐르는 달의 흰 물결을 밀쳐 여윈 나무그림자를 밟으며, 북망산을 향한 발걸음은 무거웁고 고독을 반려한 마음은 슬프기도 하다. 누가 있어만 싶던 묘지엔 아무도 없고,
[오늘의 시] ‘해마다 봄이 되면’ 조병화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땅 속에서, 땅 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쉼 없는 작업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3.1운동 100년 윤동주 시선] 소년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秋风萧瑟 落叶飘零
소년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 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
[오늘의 시] ‘선운사에서’ 최영미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오늘의 시] ‘호수’ 청화 “설악산 산그늘이 할랑하게 잠긴 그 호수”
잡초와 돌 뿐인 땅에 호수 하나 덩그렇게 남겼네 설악산 산그늘이 할랑하게 잠긴 그 호수 누구나 물가를 돌며 놀랄 뿐 그 水深은 알지 못하니 아 이
[오늘의 시] ‘봄날’ 황영숙 “무밭에 아기별꽃 개불알꽃 부추꽃”
무밭에 아기별꽃 개불알꽃 부추꽃 채소밭의 풀이거나 풀밭에 채소거나 옆자리 서로 내어주며 가야 할 길이 있다 # 감상노트 허리 구부려 눈 맞춰야 겨우 볼 수
[오늘의 시] 선우협 “간밤에 불던 바람 만정도화 다 지것다”
간밤에 부던 ᄇᆞᄅᆞᆷ 滿庭桃花 다 지거다 아희ᄂᆞᆫ 뷔를 들고 쓰로려 ᄒᆞᄂᆞᆫ고나 落花ᅟᅵᆫ들 곳지 안니랴 쓰러 무ᄉᆞᆷ ᄒᆞ리요 -선우협(1588~1653) 《주역》에 통달한 조선 중기의 학자. 저서《돈암전서》7권 5책.
[오늘의 시] ‘셋 나눔의 희망’ 박노해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오늘 내가 번 돈··· 어디에 나눠 쓰며 살고 있나요”
생명농사 지으시는 농부 김영원님은 콩을 심을 때 한 알은 하늘의 새를 위해 또 한 알은 땅속의 벌레들을 위해 나머지 한 알을 사람이 먹기 위해 심는다고
[오늘의 시] ‘농무’ 신경림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달린 가설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 빈 운동장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답답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