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느냐고물으시면 죽지 못해 산다 나를 위해 산다 그렇게 말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누구를 위한 기도냐고 물으시면 자신이 잘되기 위해 무얼 얻기 위해 기도한다고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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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오늘의 시] ‘어머니’ 호인수 “오늘은 제가 안쓰러우십니까”
중학생 시절 서울행 첫차 놓치지 않도록 매일 새벽밥 먹여 나를 등떠밀어 보내시고 어머니는 빨간 함지박에 생선 받아 이고 진종일 집집마다 대문을 두드리셨습니다 그걸 견딜 수
[어버이날 오늘의 시] ‘아버지’ 호인수 “정신지체장애 1급 아들이”
올해로 스물아홉 난 아비보다 주먹 하나는 더 큰 정신지체장애 1급 아들이 이빨로 물어뜯어 피가 돋는 검지 손가락을 얼른 입에 물고 정성껏 빨아주는 중늙은 아버지
[오늘의 시] ‘어머니의 기도’ 이해인 “그 눈물의 세월이”
낡은 기도서와 가족들의 빛 바랜 사진 타다 남은 초가 있는 어머니의 방에 오면 철없던 시절의 내 목소리 그대로 살아 있고 동생과 소꿉놀이하며 키웠던 석류빛 꿈도
[오늘의 시] ‘영산홍’ 서정주 “소실댁 툇마루에 놓인 놋요강”
영산홍 꽃 잎에는 산이 어리고 산자락에 낮잠 든 슬픈 소실댁 소실댁 툇마루에 놓인 놋요강 산 넘어 바다는 보름 살이 때 소금 발이 쓰려서 우는 갈매기
[오늘의 시] ‘농가월령가 사월령’ “사월이라 맹하 되니 입하 소만 절기로다”
사월이라 맹하(孟夏)되니 입하(立夏) 소만(小滿) 절기로다 비온 끝에 볕이 나니 일기도 청화(晴和)하다 떡갈잎 퍼질 때에 뻐꾹새 자로 울고 보리 이삭 패어나니 꾀꼬리 소리 난다 전사(田事)도 한창이요
[오늘의 시] ‘어린이날 노래’ 윤석중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우리가 자라면 나라의 일꾼 손잡고 나가자 서로 정답게
[오늘의 시] ‘어린이노래’ 강소천 “하늘 향해 두 팔 벌린 나무들같이”
하늘 향해 두 팔 벌린 나무들같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나무들같이 하늘보고 두 팔 벌린 나무들같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나무들같이 너도 나도 씩씩하게 어서 자라서 새 나라의 기둥
[오늘의 시] ‘어느 봄날’ 나희덕 “청소부 김씨 불타는 영산홍에 취해서 취해서”
청소부 김씨 길을 쓸다가 간밤 떨어져내린 꽃잎 쓸다가 우두커니 서 있다 빗자루 세워두고, 빗자루처럼, 제 몸에 화르르 꽃물드는 줄도 모르고 불타는 영산홍에 취해서 취해서 그가
[오늘의 시] ‘꽃내림’ 박노해 “꽃처럼 끈질긴 힘을 보았는가 꽃처럼 강인한 힘을 보았는가”
오늘은 무슨 꽃이 피어나는가 오늘은 무슨 꽃이 떨어지는가 아침이면 가장 먼저 피고지는 꽃들을 문안한다 너에게 꽃은 장식이지만 나에게 꽃은 성전이다 꽃보다 밥이라고 말하지
[오늘의 시] ‘달려라 죽음’ 박노해 “말을 많이 하느라 대화할 시간이 없다”
책을 열심히 보느라 독서할 시간이 없다 말을 많이 하느라 대화할 시간이 없다 머리를 많이 쓰느라 생각할 틈이 없다 인터넷과 트위터 하느라 소통할 시간이 없다
[오늘의 시] ‘오월의 신록’ 천상병 “육십두살된 나는 그래도 신록이 좋다”
오월의 신록은 너무 신선하다. 녹색은 눈에도 좋고 상쾌하다. 젊은 날이 새롭다. 육십두살된 나는 그래도 신록이 좋다. 가슴에 활기를 주기 때문이다. 나는 늙었지만 신록은 청춘이다. 청춘의
[오늘의 시] ‘명자꽃’ 홍성란 “그냥 널 보내놓고는 후회로구나”
후회로구나 그냥 널 보내놓고는 후회로구나 명자꽃 혼자 벙글어 촉촉이 젖은 눈 다시는 오지 않을 밤 보내고는 후회로구나
[오늘의 시] ‘북한강에서’ 정태춘 “서울이라는 아주 낯선 이름과”
저 어두운 밤하늘에 가득 덮인 먹구름이 밤새 당신 머릴 짓누르고 간 아침 나는 여기 멀리 해가 뜨는 새벽강에 홀로 나와 그 찬물에 얼굴을 씻고 서울이라는
[오늘의 시] ‘벌’ 박노해 “아프가니스탄 아이의 작은 맨발처럼”
첫 꽃망울이 터지자마자 벌들이 다시 찾아왔다 날카로운 전자파를 뚫고 독한 살충제와 공해를 뚫고 총알이 나는 전쟁터를 달려온 아프가니스탄 아이의 작은 맨발처럼 벌들은 그 작은 날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