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봄날’ 황영숙 “무밭에 아기별꽃 개불알꽃 부추꽃”

개불알꽃

무밭에 아기별꽃
개불알꽃 부추꽃

채소밭의 풀이거나 풀밭에 채소거나

옆자리 서로 내어주며
가야 할 길이 있다

 

# 감상노트

허리 구부려 눈 맞춰야 겨우 볼 수 있는 목숨들. 이름 없는 존재 있을까. 하얀 무꽃 아래 하얀 아기별꽃 부추꽃. 새끼손톱만한 너는 어째 이름이 그러냐. 파란 개불알꽃. 사파이어꽃은 어떨까. 봄까치꽃은 어떨까. 소소한 목숨들 끝내 어우렁더우렁 가야 할 길. 힘없는 것들은 자주 뭉친다. (홍성란 시인 · 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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