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셋 나눔의 희망’ 박노해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오늘 내가 번 돈··· 어디에 나눠 쓰며 살고 있나요”
생명농사 지으시는 농부 김영원님은
콩을 심을 때
한 알은 하늘의 새를 위해
또 한 알은 땅속의 벌레들을 위해
나머지 한 알을 사람이 먹기 위해
심는다고 말씀하십니다
??
지금도 만주 들판에는 삼전三田이 전해오는데
일제 때 쫓겨 들어간 우리 조상님들이
눈보라 속에서 맨손으로 일궈낸 논을 3등분해
하나는 독립운동하는 데 바치는 군전軍田으로
또 하나는 아이들 학교 세우는 학전學田으로
나머지 하나는 굶주림을 이겨내는 생전生田으로
단호히 살아내신 터전이 바로 삼전인데
??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오늘
내가 번 돈
나의 시간
나의 관심
나의 능력
어디에 나눠 쓰며 살고 있나요
??
지금 나는 콩 세 알의 삶인가요
삼전의 뜨거움 삼전의 푸르름
셋 나눔의 희망을 살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