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셋 나눔의 희망’ 박노해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오늘 내가 번 돈··· 어디에 나눠 쓰며 살고 있나요”

기도하는 팔레스타인 아이들 palestine, 2005 ⓒ박노해

생명농사 지으시는 농부 김영원님은

콩을 심을 때

한 알은 하늘의 새를 위해

또 한 알은 땅속의 벌레들을 위해

나머지 한 알을 사람이 먹기 위해

심는다고 말씀하십니다

  

지금도 만주 들판에는 삼전三田이 전해오는데

일제 때 쫓겨 들어간 우리 조상님들이

눈보라 속에서 맨손으로 일궈낸 논을 3등분해

하나는 독립운동하는 데 바치는 군전軍田으로

또 하나는 아이들 학교 세우는 학전學田으로

나머지 하나는 굶주림을 이겨내는 생전生田으로

단호히 살아내신 터전이 바로 삼전인데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오늘

내가 번 돈

나의 시간

나의 관심

나의 능력

어디에 나눠 쓰며 살고 있나요

  

지금 나는 콩 세 알의 삶인가요

삼전의 뜨거움 삼전의 푸르름

셋 나눔의 희망을 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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