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호수’ 청화 “설악산 산그늘이 할랑하게 잠긴 그 호수”
잡초와 돌 뿐인 땅에
호수 하나 덩그렇게 남겼네
설악산 산그늘이
할랑하게 잠긴 그 호수
누구나 물가를 돌며 놀랄 뿐
그 水深은 알지 못하니
아 이 깊이를 다 아는 백조
어느 노을 녘에 날아오려는가
# 감상노트
차마 어린 중생 버려두고 사바를 떠날 수 없었으니. 머물 수 있다면 산그늘도 그림자도 안기는 호수로는 남아서. 물낯의 먼 고요. 만길 그 속은 어느 축생도 헤아리지 못하였으니. 후회로구나. 후회로구나. ‘오현 스님 영전에’ 엎디어 우노니. (홍성란 시인 · 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