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물아비와 부인 둘 중 누가 거짓말?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햇빛이 좋은 창가에 의자를 하나 놓았다. 내 방의 구석에는 뿔 모양의 작은 종유석 조각이 있다. 대도와 오랫동안
Author: 엄상익
[대도 조세형27] 방송이 만든 가면들…김호중은 지금 무슨 생각할까?
요즈음 가수 김호중씨의 음주운전 뺑소니 뉴스가 연일 나오고 있다. 변호사 시각에서 보면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도 심하게 비난받는 본질이 뭘까. 위선과 언론이 만들어
[대도 조세형26] “나는 세상을 속인 사기범이 돼가고 있었다”
갑자기 친구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 그는 얼마 전에 간을 이식받았다. 아마도 죽음의 강을 건너는 임종 연습을 한 것 같았다고 할까. “나 수술하고 나니까 너한테 선물을
[대도 조세형25] 빨간치마 여자의 정체는?
변호사인 나는 사건을 통해서 인간을 보고 세상을 배워왔다. 사회의 양면성을 보았다. 대도가 감옥에서 짐승같이 지낼 때는 외면하던 전국의 교회에서 그를 경쟁적으로 초청했다. 대도는 단번에 신도들이
[대도 조세형24] 종교팔이 장사꾼
70년 넘게 살아오면서 나는 내가 무심히 내뱉은 말에 묶여 고생한 적이 많다. 즉흥적으로 큰소리를 치고 뒷감당을 못해 절절 매는 것이다. 사정이 변했다면서 그 말을 거두어드리면
[대도 조세형23] “주병진 방송을 망친 나는 나쁜 놈?”
평생 요즘처럼 마음의 평화를 누려본 적이 거의 없었다. 숲에서 벗어나야 숲이 보이듯 세상에서 한 걸음 벗어나니까 살아왔던 세상이 이제야 이해가 되는 것 같다. 최근 30년
[대도 조세형22] 언론에 뜨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의 말로…
아직 젊던 40대 시절 나는 대도사건을 처리하면서 언론의 속성을 조금은 알아차렸다. 감옥 안의 학대와 죽음을 고발해도 일부의 따뜻한 기자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얼음처럼 찼다. 그들은 세상의
[대도 조세형21] 언론은 그에게 스타 연기자가 되기를 바랬다
“세상이 감옥보다 나을 게 없네” 이른 아침 창가의 책상에 앉아 30년 전 대도의 선고법정 광경을 떠올리고 있다. 판사들은 법의 그물 속에 있는 그를 어떻게 생각할까.
[대도 조세형20] 악인은 변하지 않는 것인가
오랫동안 판사로 재판을 해 온 한 법원장과 검사장을 만나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법원장이 이런 말을 했다. “재판을 하다 보면 인간이 선한 건지, 악한 건지 정말
[대도 조세형19] 서민의 분노와 권력의 분노
대도 사건을 통해 나는 두 계층의 분노를 보았다. 하나는 서민의 분노이고 또 하나는 권력층의 분노였다. 어느 날 법정 앞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데 한 남자가 다가와
[대도 조세형18] “그에게 도둑질은 쥐 같은 생존방법이었다”
30년 전 대도 사건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며칠 앞둔 오후. 나는 대도와 감옥 안에서 마주하고 있었다. 감옥의 창문이 서서히 어두워지면서 천정에 매달린 형광등의 불빛이 조금씩 밝아지고
[대도 조세형17] 좋은 사람의 기준을 깨달았다
30년 전 대도의 항소심 마지막 공판광경이 떠오른다. 내가 신청한 증인들이 마지못해 법정에 나왔다. 첫번째로 그 15년 전 대도를 체포했던 홍 형사가 증언석에 앉았다. 내가 물었다.
[대도 조세형16] 도둑계의 전설
마약이나 도박에 중독 되면 거기서 빠져나오기가 거의 불가능한 것 같다. 남의 물건을 훔치는 도벽 역시 비슷한 게 아닐까. 내가 변론을 맡았던 대도의 경우는 재판의 쟁점은
[대도 조세형⑮] 기자와 변호사가 짜고 친다면?
기자나 작가 그리고 변호사는 남의 말을 듣고 그것을 조립해 글을 만드는 직업이다. 살해되어 매장된 사람의 형제가 찾아왔었다. 죽음을 목격한 옆 감방 사람의 진술을 확보할 수
[대도 조세형⑭] 1984년 10월 청송교도소에서 무슨 일이…
1995년 여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느 날 오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40~50대쯤의 남자 세 명이 나의 사무실을 찾아왔다. 빗방울이 묻어 눅눅하고 구겨진 점퍼를 입고 있었다. 그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