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한 운룡은 산도적떼처럼 제멋대로 자란 머리털과 수염을 깎으러 이발소에 들렀다. 이발사가 운룡의 이발을 하다가 주저주저하더니 도저히 참지 못하고 공손히 청했다. “선생님, 눈 좀 감아주시지요.” 운룡이
Author: 최은아
[인산 김일훈 43] 마침내 조국 광복의 날이
운룡은 소년시절에서부터 자주 찾아가곤 하였던 의주 천마산 영덕사를 새로운 은신처로 삼기로 하고 길을 떠났다. 그곳은 깊음에 있어서 묘향산만 하지는 못했지만 그가 떠돌이 생활을 하기 전에
[인산 김일훈 42] “일제의 수탈정책 아래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후 계미(癸未, 1943)년 여름의 어느 날, 운룡은 산에서 내려와 충재 김두운 선생 댁에 며칠 묵으면서 지내다가 떠나게 되었다. 이때 선생이 언제 돌아오냐며 속히 들러주기를
[인산 김일훈 41] “강한 정신력을 가지면 독을 마셔도 중독되지 않는다”
1942년 무렵 운룡은 충재 김두운, 강재 문창수(康齋 文昌洙) 등의 주도하에 추진되던 총독부 습격사건 계획에 참여, 활동해오던 터였다. 그 즈음 운룡은 우연한 기회에 평안북도 구성군 천마면에
[인산 김일훈 40] 해방 전야의 행보와 인연…’인산’ 아호를 받다
금선대 역시 언제 누가 조성해 놓은 것인지 모르는 일종의 기도막이었다. 첩첩한 능선과 골짜기를 넘고 또 넘은 연후에도 산길을 벗어나 아슬아슬한 바위 사이로 몇 굽이를 돌아가며
[인산 김일훈 39] 운룡의 신약과 환자를 대하는 태도
수영·유근피·벌나무·노나무·개똥참외·밤·찰밥·메밀국수·민물고둥·집오리·도마뱀 운룡은 어느 날 웅담을 구하기 위해 평안남도 개천(价川)의 백운산 밑에 사는 포수를 만나러 산에서 내려간 일이 있었다. 서두를 것 없이 천천한 걸음으로 왕복 한
[인산 김일훈 38] 금강산 유점사 주지스님과 마주 앉다
세상이 주지하는 대로 금강산은 천하에 다시없는 명승지로서 계절마다 이름을 달리하여 봄에는 온갖 꽃들로 화려하고 산수가 청명하여 금강산(金剛山), 여름에는 온 산에 짙은 녹음이 우거져 봉래산(蓬萊山), 가을에는
[인산 김일훈 37] 묘향산의 청년 도사 뭇 환자 치료하다
설령암에서 90리 가량 떨어진 강선암을 오가는 도중 곳곳이나 그 밖의 산중에 산재한 암자나 동굴에는 참선 수행하는 승려나 신선이 되겠다고 도를 닦는 도가(道家)의 도인 등이 많이
[인산 김일훈 36] 설령암 시절, 불임·폐선결핵·해수·골수염·척수염 등 난치병 낫게 하다
운룡이 설령암에 도착한 그 이튿날, 중년의 부부가 불공을 올리기 위해 설령암을 찾아들었다. 대를 이을 아들을 얻지 못한 그 부부는 ‘설령암의 부처님께 빌면 득남할 수 있을
[인산 김일훈 35] 진짜 독립군과 밀정출신 가짜들
운룡은 투옥을 당하면서도 자신이 본래 가지고 있던 신분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을 했었기에 탈옥 이후 자기 한 몸의 종적만 감추면 그만이었다. 경찰은 운룡의 본적지이며 가족 관계,
[인산 김일훈 34] 50줄 日형무소장 부인 임신 처방해주다
다음 날 형무소장 내외는 관사에 술과 음식을 성대하게 차려놓고 부하를 시켜 운룡을 데리고 오게 했다. “지내기에 고생이 많으실텐데 사정이 여의치 않으니 송구스럽소.” 나이 50줄의 지긋한
[인산 김일훈 33] 일제 경찰의 모진 고문과 日교도소장 부부와의 인연
1934년 봄 변창호 대장이 이끄는 운룡의 모화산 독립군부대가 철원경찰서를 습격하여 일본 경찰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사건이 있었다. 조선이 완전히 일본에 합병된지 어언 25년이 흘러 이제는
[인산 김일훈 32] “후손들에게 다시는 이런 고통 맛보지 않게 하리”
탄광 속 깊은 곳에는 송진이 몰려 있어 언제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으므로 소방화 작업은 필수적이다. 탄광 가장 깊숙한 막장에서 조기통을 깔고 빅구로 채탄을 할 때는
[인산 김일훈 31] 18살 막노동꾼 신의(神醫), 진폐증 광부 치료
운룡은 묘향산 산판에서 나무를 베어 철도목을 깎아내는 일이나 백두산 계곡에서 사금(砂金)을 채취하는 일, 금광이나 무연탄 광산에서 채광하는 일 등 그때 그때 형편과 사정에 따라 닥치는
[인산 김일훈 30] 묘향산 독립운동 시절
당시 묘향산에서 제자를 기르며 독립투쟁을 벌이던 최승호 장군이라는 기인이 있었다. 운룡보다 20여세가 많았는데 전우치(田禹治)의 무술과 도술의 계보를 잇는 기인(奇人)으로서 천하장사라 할 만한 괴력과 신출귀몰하는 도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