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상의 글로컬 뷰] ’호남의 관문‘ 익산역의 익산시다문화이주민+센터

익산근대역사관

[아시아엔=임영상 한국외대 명예교수, 아시아발전재단 자문위원] 작은딸네가 여수에 살았다. 수서역에서 SRT를 타고 익산역에서 여수행 KTX를 갈아타곤 했다. 어느 날 일부러 2시간 늦게 환승 열차를 예매했다. 익산의 100여년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익산근대역사관을 보고 싶었다. 이미 인기 방문지가 된 이웃 군산근대역사박물관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익산근대역사관은 건물 자체가 등록문화재 제180호인 ‘익산 구 삼산의원’을 이전 복원해 놓았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인 김병수 선생이 1922년 의원을 개원했던 건물이다. 익산문화예술의 거리(이리 영정통)의 랜드마크로 유럽의 건축양식이 적용된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1층은 상설전시 ‘이리, 익산의 근대, 호남의 관문을 열다’라는 주제로 이리의 근대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2층은 기획전시실과 교육실로 구성되어 있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 비해 규모와 전시물도 작다. 그러나 ‘호남의 관문’ 철도의 요충인 이리의 과거를 잘 알 수 있는 곳이다.

 ‘익산의 군만두 달인’으로 야래향을 운영하고 있는 유비택씨와 필자

 

문화예술의 거리에서 본 익산근대역사관

2023년 3월 1일, 백종한 전 조세심판관, 채예진 대한고려인협회 부회장, 김지영 전북이주민통합센터 대표와 광주고려인마을을 찾았다.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창간된 <고려일보> 100주년 행사에 참석했다. 가는 길에 광주고려인마을이 운영하는 협동농장도 들렀다.

수서역과 동탄역에서 SRT 기차를 탄 필자와 백종한, 채예진 세 사람은 익산역에서 내려 마중 나온 김지영 대표의 차를 탔다. 광주 가는 길에 김제시 요촌동(가족센터), 또 돌아올 때는 김제시 백산면(지평선산업단지)도 들렀다. 다시 익산역에 왔다.

어디서 저녁 식사를 할까? 주저 없이 일행을 익산 문화예술의 거리(이리 영정통) 노포(老鋪) 야래향 중식당으로 갔다. 일제강점기 산동성 연태를 떠나 익산(이리)에 정착한 이주민의 삶터다. 1947년 익산에서 태어나 6세 때부터 가족이 운영하던 야래향을 13년째 운영 중인 유비택씨. ‘익산의 군만두 달인’과 사진도 찍고 그의 가족이야기도 잠시 들었다.

익산역 4층 익산시다문화이주민+센터

‘호남의 관문’ 익산역을 드나들면서 4층에 익산의 ’보석‘, 익산시다문화이주민+센터가 있는 것을 몰랐다. 지난 1월 26일 오후 2시 광주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재외한인학회 학술행사(‘국내 귀환동포의 법적 지위와 인권’ 세미나) 가는 길에 일찍 집을 나서 10시에 익산역 3층 대합실에 도착했다. 익산시 정책담당관 이창현 박사 일행이 바로 4층으로 안내했다.

아니, 익산역 4층에 익산시다문화이주민+센터가 있었다니. ‘2시간 대화‘를 나누면서, 익산시를 비롯해 법무부(전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 익산출입국센터)와 고용노동부(고용센터), 익산노동자의 집, 익산시가족센터 등 5개 기관 17명 직원이 다문화가족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을 알았다. 또 정보검색실, 수유실, 교육실, 북카페, 쉼터를 갖춘 다문화가족 교류·소통공간 ‘다가온’도 둘러볼 수 있었다.

익산시다문화이주민+센터 내부

’한국에서 아시아를 찾다‘ 탐방팀이 찾은 안산시외국인주민지원본부가 생각났다. 좋은 아이디어다. 익산공용버스터미널도 지척에 있으니 익산 시내와 전북에 거주하는 외국인주민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위치다. 문화적 차이와 언어소통의 한계로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주민을 위해 통·번역사가 상주해 고충 상담 및 통·번역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익산시가 전북 외국인주민의 ’전북살이‘에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는 ’호남의 관문‘으로 좋은 위치임을 다시 확인했다.

2024년부터 법무부와 행안부(지자체) 협력사업인 지역특화화형 비자 사업이 정규사업이 되었다. 전북은 전체 10개 인구감소지역 시군이 참여하고 있다. 익산역 4층 익산시다문화이주민+센터는 수도권에서 이주하는 ‘지역우수인재’와 ‘외국국적동포’가 시군의 ’비자 사업‘ 담당자를 만나고 정보를 교류하기에도 좋은 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