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대곶 고려인마을] “김병수 시장님, 대곶에 고려인지원센터 절실합니다”

대곶 고려인의 배움터이자 예배처소인 대곶이웃살이(대곶이주민센터)

[아시아엔=임영상 한국외대 명예교수, 아시아발전재단 자문위원] 김포시는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도시다. 2020년엔 전국 인구증가율 1위 지자체가 되었다. 2020년 12월 말 기준 48만6,508명의 주민등록 인구에 2만3천명의 등록외국인과 외국국적동포를 포함해 50만9,508명에 이른다.

이어 2021년과 2022년 연속으로 인구 50만명 이상을 유지하면서 ‘대도시 조건’을 충족했다. 2023년 8월 김포시 인구는 50만7,605명인데, 외국인주민이 2만1,576명으로 4.3%를 차지한다. 김포시에서 외국인주민이 가장 많은 대곶면의 경우, 전체 인구 9,654명에 외국인주민이 5,554명으로 절반을 넘는다.

대곶초등학교

김포시 양촌읍에 있는 김포시외국인주민지원센터(센터장 최영일)는 김포 관내 거주 약 2만2천여명 (2021년 9월 기준 등록 및 거소신고자) 이주민의 인권보호와 복지증진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2022년 10월 전국다문화도시협의회에서 제6대 전국다문화도시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된 김병수 김포시장은, 2023년 2월 협의회가 주관한 ‘다문화이주민 정책 포럼’에서 ‘다문화’에서 ‘상호문화’ 도시로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미 이주민과 김포 시민사회가 함께 교류하며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움을 확장해 갈 수 있는 상호문화적인 만남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김포시외국인주민지원센터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 주장인 듯했다.

김병수 김포시장이 9월 13일 안산문화재단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민선8기 제4차 정기회의 겸 하반기 道-시군 정책협력위원회에 참석해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제도 개선 및 지원을 공식 건의했다. <사진 김포시>


필자는 8월 26일(토), 4년 만에 다시 김포시 ‘대곶면 고려인마을’을 찾았다. 그동안 대곶면 고려인마을이 어떻게 변했을까? 2019년 고려인 아이들이 급속히 늘어나 한국어교실을 운영하기 시작한 대곶초등학교가 궁금했다. 그동안 대곶초등학교는 다문화국제혁신학교 및 다문화특별학급 운영학교가 되었고, 2022년 11월에는 대곶마루축제에서 특별학급 학생들이 러시아어와 한국어로 함께 부르는 합창 공연을 발표했다. 화합과 공감의 장이 자연스레 마련된 것이다.

송마리교회 전경 <유튜브 영상 캡처>

대곶초등학교 후문으로 가니 대곶이웃살이(대곶이주민센터)와 예담식당도 그대로다. 2019년 6월 김포시외국인주민지원센터 지원으로 대곶초등학교에 다니는 고려인 학생을 위한 방과후 교실로 운영되던 대곶이주민센터가 코로나 이후 중단되었다가 현재 주중 센터를 준비하고 있다. 물론, 김포시외국인주민지원센터는 대곶초등학교 교사를 통해 고려인학생들에게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또, 주말(토요일 밤 7시, 일요일 낮 12시)에 고려인교회(Церковь Источник)로 고려인동포들이 모이고 있다. 대곶이주민센터는 고려인 학생의 공부방이자 고려인주민들이 모이는 ‘우갈록’(사랑방)인 셈이다. 또한, 대곶이주민센터는 송마리교회의 선교사역 현장이다.

송마리교회는 1897년 언더우드 선교사가 설립한 역사적인 교회로 1985년 서울서남노회가 ‘서울서남노회의 어머니교회’로 결의했다. 또, 2007년에는 한국교회대부흥 100주년기념사업위원회가 ‘100주년 기념교회’로 지정했다.

현재는 주변이 공장지대로 변하고 교인 수도 줄어들었다. 언더우드 선교사가 다시 송마리교회로 오신다면? 최윤석 담임목사는 교회 주변의 외국인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쳐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대곶초등학교 후문 근처에 대곶이주민센터(대곶이웃살이)를 연 것도 고려인들의 한국살이를 돕기 위해서다. 현재 송마리교회는 대곶이주민센터뿐만 아니라 송마리교회 본당도 고려인동포들에게 개방한 상태다.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육을 준비하고 있는 송마리교회 최윤석 담임목사

김포시 대곶면 고려인마을은 4년 전보다 고려인 식당과 빵집 등 상점도 많이 늘어났다. 그런데도 아직 이렇다 할 고려인커뮤니티가 형성되지 못한 상태다. 50만 김포 대도시는 2만명이 넘는 이주민을 포용하는 다문화를 넘어 상호문화 도시로 발전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그런데 가족동반으로 김포, 특히 대곶면에 사는 ‘귀환’ 고려인동포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2015년 기초지자체로서는 안산시보다 먼저 제정된 ‘김포시 고려인주민 지원 조례’는 통진읍 등에 거주하는 사할린 한인동포만 지원하고 있다. 고려인동포도 김포시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대곶고려인지원센터(가칭) 등이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대곶이주민센터에 모이는 고려인교회와 대곶초등학교의 고려인 학생 가족이 중심이 될 수도 있다.

‘귀환’ 고려인동포가 김포 시민으로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일 때 김포시도 더 관심을 가질 것이다. 광주시 곤지암읍 고려인마을은 카자흐스탄에서 20년 선교사역을 마치고 은퇴한 김홍배 선교사가 아우름다문화센터(교회)를 세우고 고려인동포의 한국살이를 돕고 있다.

대곶면 고려인 상점 타슈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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