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훈 칼럼] 윤대통령 우크라이나 전격방문과 내년 4.10총선
유럽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우리나라 정상이 전쟁 중인 해외 국가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윤통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생즉사 사즉생(死則生)’으로 연대하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수도 키이우 인근의 부차시 학살현장과 미사일 공격이 집중된 이르핀시를 둘러봤다. 윤 대통령은 전사자 추모의 벽을 찾아 헌화한 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20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한국의 참여 폭이 커질 발걸음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MOU’를 체결했다. 우크라이나까지 직접 방문해 ‘양국 정부와 기업 협력 확대’를 천명하면서 전후 재건의 ‘3각 협력’ 틀이 갖춰진 셈이다.
윤 대통령의 광폭 외교는 참으로 눈부시다. 하지만 외치에는 능하나, 내치로 눈을 돌리면 앞이 캄캄하다. 거야가 선동한 후쿠시마 오염수 공세는 일단 약발이 떨어졌다. 그러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의 불길은 여전히 활활 타오른다.
초가삼간 다 태워버릴 요원의 불길로 거세게 번질까 우려하는 견해도 있다. 이재명의 사법리스크, 송영길의 돈봉투, 김남국의 코인 등 야권발 악재마저 감춘 채 수렁에 빠질 것이라는 얘기다.
총선까진 아직 8개월여 긴 세월이 남았다. 여야는 계속 엎치락뒤치락할 거다. 물론 시간이 갈수록 수세에 몰릴 쪽은 거야다. 양당 구도는 거야의 균열과 함께 금이 간다. 보수는 하나만 같아도 동지로 보고, 진보는 하나만 달라도 적으로 봤다.
현 여권의 전신 야당이 공천 실패로 180석 의석의 공룡 거야를 만들어줬다. 황교안 전 대표를 비롯, 나눠먹기 공천 실패가 빚은 참상이었다. 실망한 중도·합리 보수가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말까지 나왔다. 지금은 사법리스크·돈봉투·코인게이트로 거야가 폭망 직전이다. ‘김건희 악마화’ 프레임도 시간이 약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위력은 떨어질 거다.
4대2대4, 중간지대의 20%가 돌아오지 않는 한 거야의 승리는 불가능하다. 지금은 ‘사이비 진보’ 거야의 ‘최대 암흑기’(Darkest Hour)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180석을 헌납한 건 이념 과잉에 공천 실패까지 겹친 탓이다.
민심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 법이다. 전두환마저 민심을 이기진 못했다. 조국의 법무장관 지명으로 시작한 검찰과의 전면전은 문재인 정권의 몰락을 부른 패착이다.
검수완박을 ‘검찰개혁’으로 그럴 듯하게 포장해본들 ‘꽝’이었다. 추미애가 미친듯 널을 뛰어 윤석열을 10개월 만에 대통령에 올렸다. 거야는 도덕적·법적으로, 더욱이 정치적으로도 완패를 당한 것이다. 민심의 바다가 눈에 불을 켰다. 성난 파도가 배를 뒤집은 거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권을 잃은 주요인이다. 문재인 정권 5년과 윤석열 집권 1년 여, 정세는 반전의 연속이다.
‘상대가 싫어서’ 어쩔 수 없이 찍은 ‘비호감’ 대선 결과는 0.73% 차이였다. 냉정하게 보면 윤석열은 잘해서 이긴 게 아니다. 오히려 잘못해서 질 뻔한 것이다. 대선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연장전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내년 4.10총선에서 최종 승부를 가리게 됐다. 대통령과 국회, ‘이중권력(Dual power)’ 상황이 4.10총선에서 어떻게 정리될까?
YS·DJ·MB 총선 승리는 수혈·물갈이 공천
윤 대통령의 ‘개인 플레이’는 탁월하다. 그러나 1인의 100보 리더십만 중요한 게 아니다. 100인의 1보를 딛게 할 팀플레이 리더십은 어디에? 무능 내각이나 답답 각료들 전광석화 인사로 국민 마음을 시원하게 해줄 순 정녕코 없는가?
법치도 공정도 다 좋다. 무엇보다 여론에 귀 기울이는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
최근 TK의 다선의원에게 총리 인사검증 제의가 왔다. 그러나 총리를 할 뜻이 없다며 완곡하게 거절했다는 말이 들려온다. 뒤집어 보면, TK부터 대폭 물갈이하려는 공천 학살의 전주곡이 들리는 듯하다. 그렇게 공천전략을 세웠다면 그 방향은 옳다. TK PK 같은 텃밭일수록 묵은 때는 벗겨내야 한다. 다선들에게 희생과 헌신의 자세가 필요하다. 수도권 험지 출마 카드를 주저해선 안된다.
먼저 거야의 분열이 눈에 보인다. 누군가 고양이 목에 방울만 달면 분당의 시작이다. 이상민 의원의 배지 20명 이상 선도 탈당 발언도 나왔다. 거야 31명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은 이를 뒷받침 한다. 이재명 대표의 급소를 겨냥한 비수다. 제3지대의 야심가들은 눈에 핏발을 세운다. 유력 공천 탈락자들 이삭줍기에 골몰할 거다. 천변만화가 총선이 다가올수록 일어날 거다. 모인 건 흩어지고, 흩어진 게 모이는 합종연횡… 그 야합의 이합집산을 넘어서야 한다. 새 피의 수혈, 맑은 물로 가는 쪽이 승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