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훈 칼럼] ‘김명수 대법원장’ 성토장 된 권영준 대법관 청문회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

[아시아엔=최영훈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9월 임기 만료 후, 거짓말로 전 대법원장이 기소되는 참상이 벌어질까?

‘5년 간 18억원!’
서울대 로스쿨 교수로 대법관 후보자로 지명된 권영준은 사법시험 수석에 엘리트 법관 출신의 화려한 경력이다. 그가 교수로 있으면서 대형로펌들에 의견서를 써주고 받은 수수료는 매년 3억6천만원 꼴. 교수 연봉은 1억2천 정도니 거의 3배 수입이다. 국립에서 법인화한 서울대 로스쿨 교수 신분이다. 법에 위배되지 않는 한, 다른 주머니 찰 수도 있다.

권영준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액수가 워낙 커 국민감정에 좋게 비칠 리 없어서다. 그는 “송구스럽다”고 연신 사과했다. “법 절차는 준수했다”며 야당측 자료 제출 요구는 거부했다. “지나치게 많은 소득을 얻게 돼 송구스럽다”고 했다. 5년간 김앤장과 태평양 등 7개 로펌에 63건 의견서를 써주고 18억원 대 보수를 받았다. 눈길을 끈 건 김명수 대법원장 성토장을 방불케 해서다.

여당측은 ‘거짓명수’를 겨냥, 십자포화를 쏘았다. “김 대법원장이 거짓말을 하면 ‘잘못했다’고 소신 있게 지적해야 한다”(김승수)고 다그쳤다. 이어 “김명수 체제에서 대법원은 정치적 판결을 많이 했다. 최근 노란봉투법 판결 역시 정치적 판결이라는 비판…”(전주혜)라고 꼬집었다.

‘땅콩 회항’ 사건 선고 직후 며느리가 일하는 한진 법무팀이 대법원장 공관에서 만찬을 가진 바 있다. 그 낯 뜨거운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누가 봐도 재판 거래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다. 본인이 재판했던 사건과 관계있는 변호사를…” 송곳질문도 나왔다.

권 후보자는 “법 앞에서는 대법원장이든 대법관이든 평등하기 때문에 모두가 법적 책임을 지켜야 한다”고 에둘러 답했다. 권 후보자는 이어 “일반적으로 법관은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사항은 피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원론적이나마 일침을 가했다.

그러자 “김 대법원장이 정치적 중립을 지킨 게 맞나?”라는 질의로 이어졌다.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후보자의 답에 나는 다소 충격을 받았다. ‘조금’이라고 토를 달았지만, 사법수장의 정치적 중립이 부족했다니 말이다. ‘김명수’가 얼마나 자격 미달인지를 여실히 입증한 순간이라서 놀랐다는 거다. 그러자 “김 대법원장이 상당한 정치적 중립성 위반에 휘말릴 수 있는 행태를 보였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김명수 대법원장. 그는 9월 임기 만료 후 어떤 모습일까. 사진기자는 그의 얼굴과 그림자를 동시에 포커싱해 촬영했다.

필자가 지엄한 사법수장을 ‘거짓명수’라 부를 수밖에 없는 까닭이 있다. 그는 2020년 사법권 남용 의혹을 받던 임성근 전 고법부장의 사표 수리를 거부했다. 국회에 거짓보고를 한 혐의로 고발까지 됐다.

9월 임기 만료 후 민간인 신분이 되면 대법원장 재직 때 문제로 기소될 소지도 있다. “김명수 사법부의 가장 큰 문제는 고의적인 늑장 재판을 통해 정의가 드러나는 것을 은폐하려는 것”(최형두) 김명수 대법원장이 저지른 최대의 악폐가 이것이다.

최형두 의원은 “조국 재판에서 1심에만 3년 2개월이 걸렸고,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은 기소된 지 3년 반 동안 1심 판결도 안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신속한 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할 의향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권 후보자는 “재판에도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재판 지연은 다시 돌아보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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