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훈 칼럼] 이상민의 “유쾌한 결별” 여의도 새판 짤까?

170석 거야 ‘올드 보이들’의 귀환
‘제3지대’ 중심 정계재편 요원?

 

말이 씨 되는 법이다. 이 경우는 그렇지도 않은 게 이미 예고됐다. 역사는 그렇게 바뀐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송영길 돈봉투, 김남국 코인… 거야의 탈당 도미노를 외치는 발언이 봇물로 터져났다. 이상민 의원의 ’20명 이상 탈당론’은 정치권에 일격을 가한다. 민주 지도부는 해당행위로 간주, 그에게 엄중 경고했다. 비명계 이상민이 12일 CBS ‘김현정 뉴스쇼’에서 뱉었다.

“유쾌한 결별이 되려면 재원과 20명 이상이…”라는 질문에 “상황에 따라서…”라 했다. 즉문즉답, 질의응답이니 별 게 아닐까? 공천권 거머쥔 이재명이 무서워 비명계는 눈치만 봤다. “가야 할 방향도 다르고 지금 같이할 공통 기반도 없다” 170석 거야 중 태반은 이상민에 동의할 거다.

술자리가 아닌, 중인환시리에 작심 발언했다. “기득권을 누리기 위해 한 지붕 위에 같이 있으면서 허구한 날 지지고 볶고 자리나 권력 싸움할 바에는…” 그래서 이상민은 “유쾌한 결별’을 각오해야 한다”고 했다.

“분열은 나쁘고, 통합은 선이다.” 그것도 고정된 프레임, 극복의 대상이라 했다. 만시지탄일 뿐 지극히 맞는 말이다. 겁이 많은 비명계는 ‘목에 방울 달기’를 주저했다. 급기야 비겁한 비명계를 대신한 하늘이 나섰다. 폭우를 쏟아부어 ‘명낙 회동’을 만류한 것이다. 이재명-이낙연 만남은 폭우경보로 물거품이 됐다. 지지자들만 ‘낙지는 탕탕 두들겨야!’ ‘피의자를 왜 만나?’로 사이버 공간에서 충돌했다. “쿨하고 유쾌하게 결별하고 선의경쟁, 정치적 서비스 품질경쟁을 1, 2 당이…”(이상민)

이상민의 말과는 달리 ‘익숙함과 결별’은 쉽지 않다. 지지고 볶는 진흙탕 싸움박질이 꼬리 물 거다. 급기야 비명-친명 싸움에 넌더리날 때 흩어진다. 선도 탈당을 과연 누가할지, 그들은 어디로 갈지 사람들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앞서, “유쾌한 결별도 각오하고 해야 되지 않겠나”(7월 3일)라고 운을 뗀 것도 이상민이다.

김해영 이상민, 두 대표 쓴소리꾼들과 서넛이 그랬다. 이낙연은 이재명과 못 만났지만 그를 비판하는 김해영과는 이미 만났다. 이낙연은 미국에서 돌아와서도 발걸음이 무겁다. 거야의 지도부와 친명계는 선도 탈당 의심의 눈초리다.

그래서 이상민에게 “도를 넘는다…”고 날을 세웠다. “분열 주장은 해당 행위”라고 엄중 경고를 했다. 비공식 회의에서 이재명은 앙앙불락했다. “지도부가 명백한 해당행위에 해당하니까 경고했다. 반면 반대의견 없었다.”(대변인)

170석 거야의 밑둥에 금이 쩍 갔다. 민주 발 정계재편의 서곡이 울려퍼졌다고 본다. ‘웰빙’ 국민의힘에 미칠 파장도 만만찮을 거다. 윤석열 대통령은 NATO로 가서 정상회의를 하는 중이다. 국힘의 김기현은 ‘코드1 부재’ 중 왜 방미했나? 제3지대를 선포한 양향자 금태섭은 몸을 풀고 있다. 그러나 시작이 미약하다. 두고 봐야지만, 이들 중심의 정계재편은 요원하다. 장맛비 속에 벼락 치듯 정치권이 요동치는 건 결국 양대정당의 균열과 함께 시작할 거다.

여의도 막장정치의 끝장을 고대해본다. 상식의 회복, 실종된 정치의 복구를 위해서다. 상식 앞에 위대함을 붙이고 싶다. “위대한 상식!” 그것에 터잡은 실종된 정치의 복구 말이다. 상식과 정치의 회복은 너무도 긴절한 화두다.

‘정치는 좋은데, 여의도가 싫다.’ 이런 맑은 물들이 정치의 악화들을 구축하라. 제3지대든 어디든 정치재편 과정에 참여하라.  20~30년만에 정치쇄신의 큰 장이 열릴 거다. 4.19세대나 86세대 운운, 권력의 맛을 본 집단은 정치권 큰 물갈이를 만나 이들은 오래 해먹었다. 지금이 물실호기의 바로 그때다. 여의도 정치권에 35년만에 큰 장이 섰다. 올해는 선거제도 개혁의 적기였건만, 물 건너갔다. 여야가 권력을 분점해 한쪽이 밀어붙일 수 없고, 큰 선거도 없었다.

그런데도 무능 무책임 무대뽀 정치꾼들이 발목잡기 싸움질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든, 권역별 또는 연동형 비례를 확대하든, 다른 제3의 안이든 국민적 공론에 부쳤어야 했다. 책임있는 정치인도 없고, 희생적 결단도 없다. 소선거구제로 4.10총선의 전쟁 같은 승부만 남았다. 누가 실수를 덜 하고, 기득권을 내던지느냐에 달려있다. 그것이 승리의 관건일 수도 있다. 구태의 진흙탕 싸움질로 날을 지샐 양대 정당, 거야 올드보이들의 귀환이다. 이재명과 함께 경선에 나선 이낙연 추미애 정세균 박용진 김두관 등.

2027년 3월 3일, 이들이 다시 호시탐탐 노릴 거다. 그밖에 장외에서 몸을 푸는 김부겸도 가세한다. 두번째 구속영장이 닥치고, 체포동의안도 가결되면…이재명 대표의 앞날은 어둡다. 거야도 아마 최악의 분당사태로 몰릴 거다. ‘방탄-비리 정당’의 프레임이 굳어지기 전에… 뒤늦게 만든 혁신위는 존재감을 상실했다. 비대위를 다시 만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힘은? 여기도 리더십 위기는 가중될 수밖에 없다. 결국 양당이 새 판을 짜지 못하면, 좀비화한다. 제3지대, ‘양당의 좀비화’에 편승하면 성공한다. 참 궁금하다. 거야 민주와 여당 국힘, 민주가 없고 국민도 없다. 이 양당은 일찌감치 죽었어야 한다. 죽어야 할 때, 죽지 못하고 좀비처럼 살아나다니… 살아 있으되, 죽은 목숨! 즉 이순신의 사즉생과는 정반대인 생즉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