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두축 ‘보수와 진보’···리영희 교수 “새는 두개의 날개로 난다”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진보와 종북은 구분해야 한다. 종북은 궤멸시키되, 진보는 새의 두 날개와 같이 보수와 병립해야 된다. 한국에서는 조봉암의 진보당이 여기에 가까웠다. 일제 강점기 무정부주의자도 여기에 가깝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인텔리겐차였다. 민주당의 윤길중도 여기에 근접할 것이다.
그러나 민중당은 아주 멀었다. 이재오나 김문수가 보수의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는 게 이 때문이다. 좌파정부에서는 종북이 진보의 틀 안에 숨어들었다.
마르크시즘은 1848년 자본주의의 본산 영국에서 나왔지만 1917년 농노국가 러시아에서 볼셰비키가 처음 정권을 잡았다. 김일성은 소련이 괴뢰로 세웠다. 괴뢰 김일성은 마르크시즘을 주체사상이라는 희한한 괴물로 변화시켰는데, 종북은 이것을 추종한다.
영국에서 노동당이 집권한 것은 1차대전 후 맥도날드 때다. 2차대전 후에는 에스퀴스가 집권하였다. 1970년대에는 보수당의 맥밀란과 흄을 이어 노동당의 윌슨이 뒤를 이었다. 대처와 메이저의 뒤를 이어 제3의 길을 내건 블레어가 노동당 정부를 열었다.
앞으로 한국에서 나타나게 될 진보는 블레어 정도의 철학과 전략을 가진 진보의 아이콘이어야 한다. 그러자면 30년은 필요할 것이다. 완장 찬 여맹위원장을 연상케 하는 사람들은 안 된다.
통일이 가까워질수록 보수와 진보는 북한과 통합의 길을 모색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떴다방의 아줌마들, 병역미필자, 아이들 국적을 바꿔 병역을 미필토록 하는 상류층, 항공기에서 승무원을 노예처럼 부리는 자들, 사립대학 이사장으로 교수를 식모로 부리는 자들, 이들은 보수가 아니라 적폐다. 당연히 청산대상이다. 종북은 보수를 적폐와 혼동시킨다.
국정농단 세력은 청산되어야 하지만 보수가 이들과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 보수는 진보에 비해 개인과 경험을 중시한다. 우승열패(優勝劣敗)를 기본으로 하되, 약자에 대한 배려도 아끼지 않는다. 무엇보다 지도층은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기본이다. 전 영국 보수당 당수 마이클 하워드의 16개조 ‘보수주의에 대한 신조’가 지표가 되어야 한다.
보수나 진보나 모두 책임을 확실히 지면서 겸손한 사람들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