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 곳] ‘문향’ 전북···전주비빔밥·경기전·만경평야·덕유산이 아병기·서정주·최명희 등 배출

전주 한옥마을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전남이 ‘예향’인 것과 대조적으로 전북은 ‘문향’이다. 서울의 북촌만큼이나 옛 한옥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전주는 이성계의 본향으로 어진御眞이 모셔진 경기전이 있다. 예전에는 전주를 한 고조 유방이 나온 풍패豊沛를 비유하여 풍패지향豊沛之鄕이라고도 하였다.

전주에는 비빔밥이 유명하다. 전라도 사람이 식당을 열면 광주, 상호에 전주를 쉽게 붙이는데 명성에 어울리는 집을 찾으려면 제대로 소개받아야 한다.

가람 이병기 선생

여산에서 나온 가람 이병기는 현대시조를 문학적으로 체계화하였다. 최남선에 의해 시작된 현대시조의 올과 날을 세웠다고 일컬어진다. 목가적인 서정시를 많이 쓴 신석정이 부안에서 나왔다.

혼불 작가 최명희

전주에는 <혼불>의 작가 최명희를 기리는 문학관이 있다. 박경리의 <토지>에 맞먹는 우리 민속학, 역사학, 판소리가 녹아있다. ‘한국의 보들레르’로 일컬어지는 서정주는 고창에서 태어났다.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는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과 함께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한껏 드러내어 청년들이 애송한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한숨 지우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보다.

미당 서정주

서정주가 친일파라고 하는 비판이 있지만, ‘국화 옆에서’와 같은 작품을 쓸 수 있는 시인은 많지 않다.

김제는 밭이랑이 만개나 된다는 만경평야萬頃平野가 있다. 한국에서 드물게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익산의 미륵사 석탑은 백제 무왕 때 세워졌는데 한국에 남아 있는 석탑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큰 석탑이다.

전북에는 무진장-무주 진안 장수-가 있다. 무주에는 덕유산이 있다. 그 풍광이 팔만대장경이 있는 합천의 가야산과 흡사하다. 사방이 막힌 무주 적상산에는 왕조실록을 저장하던 사고史庫가 있었다. 사고는 평창 오대산, 강화 정족산, 봉화 태백산 등에도 있었다.

만경평야

부안의 김성수는 간척지를 개간하여 이룬 재산으로 중앙학원, 고려대학교를 인수하고, 동아일보와 경성방직을 경영하여 교육, 언론, 흥업을 통해 자강自彊을 도모하였다. 만주에서 무장투쟁을 하고, 국내에서 의열투쟁을 벌인 것이 독립운동의 전부가 아니다. 일제가 패망하면서 김성수에 조선을 맡기고자 한 것은 이 때문이다.

국무총리를 지낸 김상협은 고대 총장으로서 명망이 높았는데 김성수 동생 김연수 집안이다. 오늘날 김성수에 대한 평가가 낮은 것은 유감이다. 서정주도 같은 맥락이지만, 그들이 인재를 길러냈기에 한국의 오늘이 있는 것이다.

전북은 박권상 등 언론인도 많이 배출했지만, 고급 관료도 많다. 고건 국무총리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고건의 부친 고형곤은 박종홍보다 먼저 한국에 서양철학을 들여온 철학자다.

경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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