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장사리’와 ‘국군의 날’ 그리고 시진핑의 ‘중국몽’

영화 장사리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6·25 초기 전선에 배치된 7개 사단 중 5, 6, 7사단이 중공군 출신 정예사단이었다. 포항전투에 투입된 5사단은 서부의 6사단, 중부의 7사단과 달리 별동으로 766, 549부대와 함께 동해안을 남하했는데 국공내전을 막 끝낸 중공군 164사단이었다.

장사리전투에 참전한 학생들은 일본군 대좌 출신의 김석원 장군 휘하로 모인 학도의용군이었다. 김석원은 카이젤 수염을 기르고 일본도를 들고 돌격하는 독특한 지휘로 용장으로 알려져 있었다.

포항전투는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에 맞춘 양동작전이었다. 인천상륙작전은 북한군의 허를 찔렀으나 북한군이 전혀 몰랐던 것이 아니고, 대비할 수 있는 전력을 낙동강 전선에서 빼낼 수 없으리라는 것을 간파한 맥아더 장군의 혜안이 빛났다.

전쟁은 참혹한 것이지만 동족끼리 싸우는 내란은 특히 비극이다. 용사의 전쟁기념관에 있는 ‘형제의 상’은 전쟁터에서 국군과 인민군으로 만난 형제를 담고 있다. 영화 <장사리>에서는 사촌형과 동생이 만나고 있다. 전통사회에서는 아들이 제사를 지내기 때문에 남아 선호사상이 컸다.

영화에서는 7대 독자 대신 누이가 남자로 가장해 싸운다. 전투에서 백병전은 드물다. 미군은 백병전 참전용사에 따로 배지를 달게 한다. 전쟁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이라는 손자병법의 구절은 진리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는 주한미군이 무엇보다도 귀한 이유다.

10월 1일 국군의 날은 국군이 38선을 돌파한 역사적 의의를 갖는 날이다. 일부 좌파에서 다른 날로 기념하자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아직은 10월 1일이 국군의 날로 기념되고 있음은 다행이다.

올해 국군의 날 기념식은 대구비행장에서 거행되었다. 서울 시내를 병력과 장비가 보무당당히 행군하는 것도 좋으나 지방을 돌아가며 기념식을 치르는 것도 의의가 있다. 다음에는 육군의 산실 상무대가 있던 광주에서 치르고, 그 다음은 해군의 본산인 부산에서 치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군대를 다녀온 기성세대에는 군복무를 회상하고 자라나는 세대에게는 국군의 의의를 교육하는 실천적 교육현장이 될 것이다.

김영삼, 김대중씨 등은 흔히 민주화의 공을 내세운다. 그들 역할을 인정하더라도 그들과 함께 민주화를 이끌었던 함석헌, 장준하, 천관우씨를 잊어서는 안 된다. 그 후손에 대한 보훈 혜택도 정성을 다해야 함은 물론이다.

천관우 유족이 최근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마땅한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다.

우리 국군의 날에 중국은 건국 70주년을 치렀다. 시진핑의 중국몽中國夢을 구현하는 애국운동이다. 그렇더라도 부축을 받고 겨우 서는 장쩌민을 내세운 것은 보기에 딱했다. 홍콩을 일국양제一國兩制로 흡수한 등소평鄧小平에 이어 대만臺灣을 합하여 이름을 남기고자 하는 것이 시진핑의 꿈이다.

일본에서는 미국이 한국보다도 대만과의 결속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만臺灣을 식민통치했던 일본은 대만에 유별난 관심을 보인다. 미국과 대만의 연대가 강화되는 것은 좋으나 대만이 동북아에서 한국의 지정학적 가치를 대신 하리라고는 생각하는 것은 지나치다.

한국과 미국의 거리를 벌리려는 일본 우익의 희망을 끊임없이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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