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행 ‘가을 나들이’···단풍 짓붉은 강진·영암 찍고 해남 땅끝까지

다산초당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강진은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시인 영랑 김윤식이 태어난 곳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빛내고 있는데 이를 영랑의 독립운동의 맥락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주권을 잃어 온갖 고난이 있어도 말과 글이 살아있으면 언젠가는 독립이 된다.

강진에는 정약용의 다산초당이 있다. 그가 지은 목민심서, 흠흠신서, 경세유표 등 5백권은 조선 후기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친다. 조선의 유배는 시련을 통해 오히려 선비의 내면을 굳히고 넓히는 독특한 제도였다.

강진의 병영은 문물이 물산이 모이던 곳으로 개성상인과 같이 소문이 났다. 병영은 조선 초기 전라도와 제주도의 53주 6진을 총지휘하던 병마절제사가 있던 곳으로 순천의 낙안읍성과 같은 병영읍성이 있다. 충청도에선 해미읍성이 관광 명소가 되고 있다.

마량항 인근 해남의 땅끝이라는 지명은 육지에서 제주도를 바라보는 의식을 드러낸다.

한편 영암은 백제 왕인 박사가 태어난 곳이다. 왕인은 일본에 한자를 전했다. 노리사치계는 384년 일본에 불교를 전했다. 모두 문화의 원초를 전한 것이다. 일본은 이러한 사실을 밝히지 않고 꼭 중국문화가 한반도를 거쳐 들어왔다고 한다.

강진과 영암에 걸쳐 있는 월출산은 호남의 금강산으로 해질녘에 바라보면 성경에 나오는 시나이산과 같은 영감을 주는 명산이다. 호남은 대개 준평원으로 북한산, 관악산, 설악산과 같은 악산嶽山이 없다.

윤선도 고택 녹우당과 은행나무

해남의 녹우당은 해남 윤씨의 고택으로 윤선도가 詩作하던 곳이다. 해남 대흥사는 서산대사가 머물던 곳으로 그는 팔도승병 도총섭으로 사명대사와 함께 의병을 일으켰다.

10월 마지막 주말, 호남의 精氣와 義氣가 면면히 남아있는 곳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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