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위 잘못 다뤘다간 시진핑 ‘중국몽’ 물거품 될 수도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중국이 홍콩사태에 걱정이 크다. 홍콩 시위 주동자를 독일이 받아주었다. 이는 독일 하나만이 아니라 EU가 홍콩 사태에 개입했다는 것을 뜻한다. 옛 식민종주국 영국만의 관심이 아니다. 중국은 내정간섭이라고 항의하지만, 유럽은 인권은 인류공동의 책임이라 나선다.
이 절체절명의 명분에 거역하다가는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는커녕, 세계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다.
군사정전위 수석대표에 영국군 육군준장(brigadier)가 오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 되었다. 영국에서 brigadier는 장군이 아니다. 한국에 와서는 붉은 별 하나를 달고 장군으로 행세한다. 중국군 소장(小將)은 원스타다. 한국에 와서는 소장이라고 차에 별 둘을 단다. 이는 참칭(僭稱)이다.
국방부가 버릇을 잘못 들인 것이다. 정전위에는 영국군 수석대표가 오기 전 6·25 참전 16개국에 속하는 태국과 필리핀 장교가 대표로 임명되었다. 이것은 유엔사가 미국만으로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참전국이 공동 책임을 지니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치밀한 포석이었다.
중국이 임명한 홍콩 민정장관은 시위 진압을 위해 계엄령 선포를 고려하고 있었다. 중국은 군 진주를 위협한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진주하면 1982년 등소평이 대처 수상에게 “50년 동안 홍콩의 법과 제도가 지켜질 것”이라고 약속한 일국양제(一國兩制)의 폐기를 뜻한다. 이는 홍콩인은 말할 것도 없고 대만인에게도 일국양제에 의한 통일제안이 기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 함대가 대만해협을 넘는 순간 중국군은 침략자가 된다. 1955년 중국은 석달 금문도(金門島)와 마조도(馬祖島)를 포격했지만 대만을 굴복시키지 못했다. 그때에 비해 대만은 더욱 강화되었고, 미국은 대만관계법에 의거, 최신예 무기를 판매한다.
이렇게 되면 시진핑의 소위 중국몽(中國夢)은 남가일몽이 되고 만다. 이것이 중국공산당 핵심이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고심을 거듭한 이유다. 홍콩은 1842년 이래 백년 이상 영국의 시민으로 살아왔다. 홍콩의 중국화는 중국의 홍콩화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과 똑같이 어렵다.
홍콩은 세계적 중계무역항이다. 이번 시위로 홍콩의 공항과 항만이 마비되었다. 이렇게 되면 홍콩은 끝이다.
오늘날 세계는 하나다. 우리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