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딜레마’ 빠진 중국 “무슬림 끌어안아야 ‘일대일로’ 성공”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중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중국공산당(CPC)이 직면한 딜레마가 있다. 바로 ‘이슬람 소수민족’ 문제다.
중국은 중동 다음으로 이슬람교가 가장 오랫동안 뿌리내린 지역이다. 중국의 회족(回族), 위구르족 등 다양한 ‘무슬림 민족’들이 자신들의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들의 종교·민족적 색채가 약화되기를 원한다. 즉, 그동안 당국이 강조해온 ‘하나의 중국’이란 슬로건 하에 국가적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하지만 국제정치적 관점에서 보면 중국 당국은 자국내 무슬림들에게 ‘하나의 중국’을 강요할 수 만은 없다. 아시아에서 유럽, 더 나아가 아프리카 대륙을 잇는 ‘일대일로’(뉴실크로드, One belt, One road, 一帶一路) 전략 때문이다. 이 전략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중국정부는 벨트 위의 이슬람 국가들과 외교관계를 강화해야만 한다.
2013년 시진핑 국가주석은 일대일로 전략을 추진하면서 파키스탄, 이집트, 인도네시아,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수의 이슬람 국가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디플로마트>(The Diplomat)의 국제안보전문가 페트릭 메이어(Patrik K. Meyer) 박사는 “이제 중국도 이슬람 국가들과 관계개선에 힘써야할 때가 왔다. 중국이 이 국가들과 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해선 이슬람교와 문화에 친숙해져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딜레마가 발생한다. 중국 정부가 대외정치를 고려해 중국 무슬림들의 권리를 보호해준다면, 이는 ‘하나의 중국’의 걸림돌이 될 것이다. 반대로 국내정치만을 고려한다면 국제관계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이른바 ‘무슬림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이에 대해 메이어 박사는 “중국의 정치·경제적 청사진을 담은 ‘일대일로’(Belt & Road Initiative) 전략에 착수한 이후 이러한 딜레마가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자국 무슬림들을 통해 이슬람 국가와 문화의 정체성을 이해하며 이들과 깊은 외교관계를 쌓을 수 있다고 말한다. 메이어 박사도 “중국 무슬림의 종교와 문화는 일대일로선 상에 있는 이슬람 국가들과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중국에겐 중요한 자원이다”라며 “중국정부가 종교적 다양성을 인정한다면 이는 국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