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비핵화와 키신저 예언 “북한, 아시아 마지막 핵보유국 아니다”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한미연합사 사령관은 주한미군 사령관이자 유엔군사령관이다. 연합사 부사령관은 한국군 대장이다. 이는 한국군과 미군이 연합사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을 상징하다. 그래서 한국군 장교들은 통상 부사령관을 사령관님으로 부른다.
유엔사 부사령관은 캐나다군 중장이다. 미국은 다국적군으로 유엔사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이미 취해왔다.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5개국은 세계를 공동으로 통괄하는 FIVE EYES이기 때문이다.
연합사가 생기면서 유엔사의 기능은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를 관리하는 정전협정 관리기능 만이 남게 되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맺어질 당시 바다에서는 한계선이 맺어지지 안 했다. 압도적인 유엔 해공군이 해역과 공역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8월 31일 유엔군 사령관이 유엔 해공군의 활동을 통제하는 선을 그었는데, 서해에서는 NLL, 동해에서는 NBL로 부르다가 1990년대부터는 NLL로 통일해서 불러왔다.
함박도는 NLL 북쪽에 있다. 정전협정에는 백령도, 대연평도, 소연평도, 대청도, 소청도의 5도를 제외하고는 북한이 관장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지금까지는 북한이 함박도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 볼음도(乶音島)의 우리 주민들이 함박도에 낚시를 가기도 하였다. 북한이 함박도에 감시초를 설치한 것은 여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을 의미한다.
서해에서 북한이 도발하게 된 것은 1970년대 초의 서해 5도 사건이다. 북한이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구축함을 격침한 스틱스미사일로 장비함에 따라 우리 해군은 위협을 느끼게 되었다. 이에 따라 1977년 미국으로부터 급히 도입한 대함 미사일 하푼을 갖게 되었는데, 일본은 이 도입에 집요한 방해공작을 했다. 하푼 미사일은 일본 자위대 함선의 독도 접근에 위협을 주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에서 한 국회의원이 힘으로 독도를 찾자는 망언을 했는데 같은 맥락이다.
포클랜드작전에서 아르헨티나가 프랑스의 엑조세 미사일로 영국의 구축함을 공격하자 영국은 아르헨티나의 구축함을 격침시켰다. 한국과 일본은 이와 같은 일촉즉발의 긴장상태에 놓여 있다. 우리 군은 북한에 대비하면서 동시에 일본과 중국의 잠재적 위협에도 대비하고 있다. 이것은 지정학적으로 필연이며, 강고한 한미동맹이 국가 생존과 번영에 결정적인 이유고, 국방중기계획에서 경공모 등의 전력증강계획이 나오는 까닭이다.
미국에서 한국과 일본이 핵무장을 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일찍이 키신저가 북한이 아시아에서 마지막으로 핵무장하는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 예언한 바 있다. 물론 정부는 이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대세가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가 1975년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비준하고, 1992년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을 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것인데, 북한이 강력한 핵무장을 함에 따라 이 기본전제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한반도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하나하나가 중요한 전략적 의의를 갖는다. 국가안보는 미세한 움직임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