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 곳] 오, 단풍! ‘하늘이 내린 강원도’···속초·강릉·양양·인제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강원도는 영동과 영서로 나뉜다. 영동에는 강릉과 속초가 있다. 영서는 춘천과 원주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며 서울과 강릉을 있는 고속철을 만들었다. 가히 상전벽해桑田碧海다.

강릉은 율곡 이이가 난 곳인데 신라 때는 명주溟州였다. 조선시대에 큰 부자가 2백년에 걸쳐 지었다는 선교장이 있는데 구례의 운조루, 하동의 최참판댁과 같이 중요민속자료다. 고교입시가 평준화되었을 때 이를 비켜간 강릉고등학교가 지역명문으로 명성을 유지한 것은 전남의 순천고와 같다.

2017년에 서울과 양양을 잇는 고속도로가 속초까지 가는데 춘천을 지나가지 않아 지금 속초가 강원도 제일의 도시가 되었다. 설악산에는 전두환이 유배를 간 백담사가 있는데, 이순자와 백배하며 5.18의 업장業障을 씻었을 것이다.

속초에는 북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많다. 6.25 전에는 38 이북이었기 때문이다. 6.25 이후 우리 땅이 된 부분이 상당한데 가칠봉이 38선을 지나간다. 말씨는 함경도 말씨가 많다. 북한에서는 평안도 말과 함경도 말이 남한의 전라도와 경상도만큼이나 다르다. 속초에서는 남한에서 드물게 함경도 말씨를 들을 수 있다.

인제麟蹄에는 내린천來麟川이 흐른다. 경관이 수려하여 강원도는 ‘하늘이 내렸다’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오대산이 평창에 있다.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가는 길은 가을 단풍이 한창이다.

춘천은 신라 9주의 하나인 삭주朔州였다. 육군 장병은 여기서 화천과 양구, 인제 등의 전방으로 나간다.

원주는 5소경의 하나인 북원경이었다. 1953년 제1야전군사령부가 생긴 이래 전방 육군의 중심이었다. 1975년 주월한국군이 돌아오며 3군이 생겨 야전군이 둘로 갈라졌는데 지금은 합해졌다.

울진은 강원도와 경상북도를 오다가다 했다. 오늘날에는 경상북도다. 삼국시대에 이사부가 울릉도를 정벌했고 울릉도 동쪽에 독도의 존재가 알려져 이때부터 이미 우리 영토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날에도 뱃길로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 당시에 여기까지 갔음은 신라인들이 진취적이었음을 보여준다.

발해는 일본까지 진출했는데 해동성국海東盛國이었음을 알려준다. 오늘날 우리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운 발해의 자취는 일본에서 발견되는 일본과 발해 사이에 오간 문서로 그려볼 수 있다.

통천 총석정, 간성 청간정, 고성 삼일포, 양양 낙산사, 강릉 경포대, 삼척 죽서루, 울진 망양정, 평해 월송정 등 송강 정철의 관동팔경이 여기서 나왔다. 강릉 등명낙가사는 강화도 보문사, 남해도의 보리암과 함께 불교의 3대 기도도량으로 알려져 있다.

강원도의 생물상은 금강산을 거쳐 원산까지 대체로 같은데 이것은 역사와 문물에도 반영된다. 이 지역은 동예와 옥저의 부족국가를 이루었는데 고구려의 지배를 받았다. 남북이 철도로 연결하면 부산에서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까지도 갈 수 있다. 초기의 공산주의자 박헌영 등은 모스크바에 이렇게 다녔다.

지리와 역사, 문물은 이렇게 찾아볼 수 있다. 남북의 연결은 이렇게 이루어질 수도 있다.

 군사평론가; 육사 28기, 국방부 군비통제관, 국방부 정책기획관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