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렬의 행복한 유학] 한국유학생 전공 뒤져 미국 취업 부실···인도·중국 H1B 비자 휩쓸어
[아시아엔=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 소장, 전 국민일보 편집국장] 필자가 미래교육연구소에서 미국 대학 진로 상담을 하다 보면 학부모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종종 받는다. “취업이 안 된다는데 미국 유학을 꼭 보내야 할까요?”
누가 그러더냐고 물으면 주변에서 그렇게 말하더라, 혹은 인터넷에서 그렇게 읽었다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미국 대학에 유학을 한 해외학생들은 모두 취업을 못하고 빈손으로 귀국을 해야 하는 것일까? 미국은 정말 한국 학생들 혹은 해외유학생들에게 취업 비자를 안 주는 것일까?
이것은 미국 취업시장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무지의 소치다. 오늘은 이에 대해 정확히 알아본다.
비자(Visa)는 입국사증으로 오로지 입국 때에 의미를 갖는다. 띠리서 입국 의도에 맞는 종류의 비자를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 입국 시 허가를 받지 못한다.
◀Form I-94(출입국 허가서)=입국 시 기록하여 제출하며 입국심사 후 일부는 여권에 스테이플 해서 준다. 일단 입국 후에는 비자가 아닌 Form I-94가 중요하다. 출국 시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신분변경(Change of Status)=입국 후, 입국 당시 최초 신분(입국 자격)에서 다른 신분으로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신분 조정(Adjustment of Status)=非이민 비자를 가진 사람이 영주권자로 신분을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非이민 비자(Non Immigrant Visa)=유학, 관광, 취업 등을 위해 일시적으로 체류하는 자에게 발급되는 비자
◀이민 비자(Immigrant Visa 혹은 Green Card)=미국에 영주할 수 있는 비자
◀Form I-20=미국 대학에 입학이 허가되어 한국에서 유학비자를 받을 수 있게 보내주는 입학허가 서류
◀AR-11=미국에서 30일 이상 체류하는 非시민권자는 모두 주소변경을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제 우리가 취업과 관련해 이야기를 많이 하는 비자는 H1B 비자다. 이를 흔히 학사학위 비자라고 한다. 학사 이상의 학위를 요구하는 직종이나 패션모델로 미국에 취업하는 경우 발급되는 비자다. 동반가족에게는 H-4 비자가 발급된다. 신청자는 관련 분야의 대학 학위 또는 고교 졸업 후 관련 분야 12년 이상 경력이 있어야 한다. 최대 3년간 두번까지 6년간 체류가 가능하며 영주권 신청 중인 경우 6년을 초과하여 체류할 수 있다.
고용주는 반드시 미국 노동부에서 정해 놓은 임금 가이드라인에 따른 임금을 지불해야 한다. 매 회계연도에 학사학위 소지자에게 6만5000개의 쿼터가 배정된다. 즉 미국 대학을 졸업한 해외유학생들 6만5000명에게 비자가 제공된다. 이는 클린턴, 오바마나 지금의 트럼프 정부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대학에서 석사학위 이상을 받은 사람에게는 2만4000개의 별도 쿼터가 배정된다. 앞서 미국이 외국인에게 ‘취업비자’를 안 주려고 한다는 학부모의 말을 소개했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많은 나라들이 자국민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의 입국 및 취업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나라고 숙련된 기술인력은 부족하다. 그래서 숙련된 전문직은 단순 노동자와 달리 취업비자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도 고학력 전문비자인 H1B 비자의 일정 수를 매년 발급하는 쿼터제를 사용하고 있다. 그 수는 학부졸업자의 경우 연간 6만5000개로 어제도 오늘도 줄지 않고 똑같다.
사람들은 누가 이런 비자를 받고, 어떤 직업을 가져야 취업비자를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해 한다. H1B 비자 프로그램에 따라 어떤 나라 출신이 유리한가에 대해서도 궁금해한다. 앞서 설명했듯이 대학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미국에서 취업하려는 사람들에게 할당된 취업비자 수는 연간 6만5000개다. 즉 1년에 미국 대학을 졸업한 해외유학생이 미국에서 취업할 수 있는 자리는 6만5000개인 것이다. 여기에 대학원 이상 외국인 학생 졸업자의 경우 별도로 2만4000개가 할당된다.
그러나 실제로 H1B 비자 청원에 따라 승인되는 H1B 비자는 훨씬 많다. 2014년 16만1639개의 H1B 비자가 승인됐다. 2015년에는 17만2748개로 늘어났다. 취업문은 좁지 않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취업을 가장 많이 하는 유학생들은 어느 나라 출신일까? 즉 H1B 비자를 가장 많이 받는 나라는 어디일까?
인도의 IT 전공 학생들이다. 이들은 6만5000개와는 별도로 H1B 비자를 뭉텅이로 받는다. 허가된 H1B 비자의 2/3를 인도 사람들이 가져간다. 이어 중국인이 5-10%를 가져간며 다음으로 이어서 캐나다, 필리핀, 한국인이 각각 3% 내외를 가져간다.
한국 학생들이 이렇게 취업 비자를 못 받는 것은 전공 때문이다. 취업 비자를 받기 용이한 STEM 전공자가 전체 유학생의 21%밖에 안 된다. 중국의 절반, 인도의 1/4 밖에 안 된다. 두번째는 실력을 제대로 쌓지 않아서 그렇다. 한국 학생들끼리 어울려 놀고 영어도 전공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는 학생이 태반이다.
결국 미국으로 유학 갔기 때문에 취업 못한 것이 아니라 전공을 제대로 선택하지 못하고, 유학 가서 한국 학생들끼리 어울려 놀았기 때문이다. 같은 아시아권인 인도와 중국 유학생들이 H1B 비자를 휩쓰는 것이 그 반증이다.
미래교육연구소가 대학 진학 컨설팅에서 전공선택에 특히 신경을 써서 학생을 지도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