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렬의 행복한 유학] UC버클리·UCLA는 외국 유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나
[아시아엔=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장, 전 국민일보 편집국장] 필자는 매일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수많은 편지를 받는다. 오늘은 그 편지 가운데 하나를 소개한다. 미국 대학 장학금에 대한 이야기다.
“제 아이가 중국에서 국제학교를 다닙니다. 아이의 꿈의 대학은 UC버클리와 UCLA입니다. SAT 성적이 1520점이고, GPA는 4.0만점에 3.9입니다. 아빠는 작은 사업을 하고 있고 연간 수입이 6000만원 정도 됩니다. 형편상 아이에게 줄 수 있는 대학 학비 수준은 연간 2만~3만달러입니다. 이것도 사실 벅찹니다. 위에 형이 미국 주립대학에 다니고 있어 아이 형에게 연간 5천만원 이상이 들어갑니다. 박사님의 강의를 들었을 때는 미국 대학에 보내는 길이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아이가 막상 UC버클리와 UCLA를 가겠다니 또 길이 안 보입니다. 정말 방법은 없을까요?”
필자는 강의와 블로그 글을 통해 미국 대학학비가 비싸지만 재정보조/생활장학금을 받으면 국내 대학 학비 수준으로 어렵지 않게 미국 대학에 다닐 수 있다는 점을 수없이 알려드렸다. 여기서 꼭 한가지 알아야 할 것은 국제학생들이 재정보조/생활장학금을 받으려면 주립대학이 아닌 사립대학에 진학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 학부모 편지를 보면 아이가 UC버클리와 UCLA에 가려고 한다. 이 대학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대표적인 주립대학이다. 거기에다가 학비가 매우 비싼 학교다.
UC버클리의 학비를 먼저 보자. UC버클리 대학은 학비가 3만 9516달러이고 기숙사비와 식비가 1만7549달러다. 대학이 학생에게 청구하는 금액은 총액은 5만 7065달러다. 한화로 약 6840만원이 들어간다. 여기에 추가로 들어가는 것은 개인 용돈과 책값, 보험료, 한국을 오가는 비행기 삯 등으로 약 1000만원 정도가 추가로 들어간다. 그러면 6만 7000여 달러, 한화로 7800만원이 넘는다.
UCLA도 UC버클리와 같은 금액이다. UC버클리는 홈페이지에 총비용을 6만 5000달러로 잡고 있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들어간다.
우선 이 학생이 UC버클리와 UCLA의 합격 여부를 떠나 이 가정에서는 두 대학의 학비를 부담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미 형이 주립대학을 다니면서 거의 5000만원을 쓰고 있다. 형의 학비도 대기 어려운데 다시 그보다 더 많은 동생 학비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UC버클리와 UCLA는 국제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나? 필자는 여기서 용어의 문제를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이른바 장학금(Scholarship)은 우수한 성적을 갖고 있는 학생에게 주는 격려성 돈이다. 반면 재정보조/생활장학금은 가정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에게 주는 Need Based Grant다. 두개는 전혀 성적이 다르다. 주립대학의 경우 성적우수 장학금은 국제학생도 받을 수 있다. UC버클리나 UCLA도 성적이 뛰어난 국제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준다. 그러나 성적우수 장학금의 액수와 제공 대상은 매우 제한적이다.
여기서 학생 어머니가 필자에게 묻는 ‘장학금’은 성적우수 장학금이 아닌 미국 하버드대학 등 사립대학이 주는 ‘학자금 보조/생활장학금’을 말하는 것이다. 즉 조건 없이 주는 ‘그랜트’(Grant)다.
UC버클리와 UCLA는 국제학생들에게 생활장학금을 주지 않는다. 두 대학 홈페이지에 가보면 그렇게 나와 있다. 그랜트 즉 학자금 보조는 UC버클리나 UCLA 같은 주립대학은 받을 수 없다. 홈페이지에 가보면 매우 혼돈스럽게 묘사해 놓은 대학들이 많다.
결국 이 학생은 UC버클리나 UCLA가 아닌 사립대학에서 학자금 보조를 받아야 한다. 그렇다고 미국 사립대학이 국제학생들에게 모두 학자금 보조를 주는 것은 또 아니다. 사립대학 가운데서도 국제학생들에게 학자금 보조를 많이 주는 대학이 있고, 매우 인색한 대학이 있다. 인색한 대학의 대표적 사례가 카네기멜론대학과 노틀데임대학이다. 그 외에도 인색한 대학이 많다. 국제학생들에게 재정보조를 잘 주는 미국 사립대학을 고르는 것이 학비해결의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