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렬의 행복한 유학] 미국 조기유학, 정말 연간 1억원 드나?

Nichols School. 미국 고교 가운데 연간 5만2750달러가 들어 가장 비싼 축에 속한다. 하지만 일리노이주 등에는 2만달러 대의 우수한 고교도 많다.

[아시아엔=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 소장, 전 국민일보 편집국장] 미국으로 가는 유학생이 줄고 있다지만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떠나고 있다. 정부가 조기유학 수요를 줄이기 위해 제주와 인천 송도에 국제학교를 유치해 세웠지만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비행기를 타고 있다.

자녀 조기유학을 생각하는 학부모들에게 가장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은 1)아이가 제대로 따라가 줄까? 2)연간 1억원이 든다는 데 어떻게 하지? 이 두가지다.

한국의 공교육에 실망을 느낀 학부모들이 공교육 시스템을 벗어나 자유롭게 자녀들을 교육시키려고 국내 국제학교와 해외, 특히 미국 고등학교 선택을 놓고 고민한다. 위에 두가지 고민을 적었지만 역시 가장 큰 고민은 비용이다.

미국 고등학교로 아이를 조기유학 보내려면 도대체 얼마가 들까? 어디서 나온 정보인지 모르나 미국으로 조기유학을 보내려면 연간 1억원은 있어야 한다고 믿는 학부모들이 많다. 정말 그럴까?

오늘은 미국 고등학교로 자녀를 유학 보낼 때 들어가는 비용에 대해 알아본다. 미국의 고등학교는 크게 공립과 사립으로 나눌 수 있다. 공립은 시민권자 학생이나 혹은 영주권자 학생이 다닐 수 있으므로 여기서 제외한다. 사립은 다시 거주 형태에 따라 보딩 스쿨과 데이 스쿨로 나눌 수 있다. 데이 스쿨은 일반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면서 학교에 통학하는 형태다.

2000년대 초 미국 조기유학 바람이 불기 시작했을 때 서울 강남의 유학원들이 이 ‘데이 스쿨’을 ‘크리스천 사립’이라고 불렀다. 그래서 지금도 많은 학부모들은 미국 고등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프로그램을 ‘크리스천 사립’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이 용어는 매우 잘못된 용어다. ‘데이 스쿨’이 맞다. 종교재단이 운영하는 학교들이 있는데 개신교보다 가톨릭계 학교들이 훨씬 더 많다.

시중에서 떠도는 미국 조기유학 비용은 매우 부풀려졌다. 비용이 많이 과장돼 있다. 연간 소요되는 비용(학교 등록금+홈스테이비용+유학원 커미션까지 총 비용)은 2만달러 후반에서 5만달러까지 다양하다. 뉴욕의 Nichols School이라는 명문 고등학교의 경우 연간 총비용은 5만 2750달러(한화 6천만원)다. 학비, 홈스테이 비용과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미국 유학원 수수료까지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여기에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은 책값과 보험료, 항공료 등이다. 니콜스 스쿨은 AP 과목이 20개나 있는 A급 학교다. 한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국제학교들보다 모든 면에서 우수하다.

뉴욕 소재 또 다른 학교인 Nardin Academy는 연간 총비용이 3만 7160달러다. 약 420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 이 학교는 명문이라고 이름을 붙여도 손색이 없다. 이 학교는 AP가 14개 개설됐다. 펜실베니아주의 Berks Catholic HS는 3만 2450달러 든다. 한화로 3700만원 정도다. 비교적 ‘착한 가격’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Wilson Hall는 더 저렴하게 내려간다. 총비용이 2만 7565달러(한화 3160만원)이다.

2만달러대의 학교도 있다. 일리노이주의 Tri-State Christian School의 경우 연간 총 비용은 2만 5800달러다. 이 학교는 국내 제주 국제학교보다 비용이 더 저렴하다. 그렇다고 수준이 낮은 학교가 아니다. 국내 국제학교들보다 훨씬 좋다.

이렇듯 자녀를 미국 고등학교에 조기유학을 보내는 데 드는 비용은 앞서 설명을 했듯이 2만 달러에서 5만달러대까지 다양하다. 물론 더 저렴하게 내려갈 수도 있다. 서두에 이야기한 ‘미국 조기유학=연간 1억원’은 매우 과장된 것이다. 드라마 SKY 캐슬의 부자들이 선택하는 학교인 사립 보딩스쿨에 보내는 비용도 연간 약 8천만원 수준이다. 제주 국제학교와 비슷한 수준이다.

비용은 해외유학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부모의 노후를 훼손하면서 조기유학을 보내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조기유학을 보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