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렬의 행복한 유학] UC계열 명성 높지만 연간 총비용 7천만원 넘어
학비조달 어려우면 UC계열 대신 재정보조 받는 사립대를
UC버클리 UCLA 등 UC계열 미국 공립대 랭킹 10위안에 5개
[아시아엔=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 소장] 한국 학부모와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미국 대학은 하버드 등 아이비리그대학이다. 그러나 이 대학들은 누구에게도 쉽게 그 문을 개방하지 않는다. 합격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는 한국 학생과 학부모들은 UC계열, 이 가운데서도 UC 버클리나 UCLA에 지원을 한다.
필자가 금년에 미국 대학에 지원했다가 모두 불합격되거나 수준이 다소 낮은 대학에만 합격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불합격 상담’ 내용을 분석한 결과 10명 가운데 9명은 UC계열 대학에 지원했다.
UC계열에 학부가 설치된 대학은 9개다. 이 대학들은 모두 미국 명문주립대에 속한다. 미국 공립대 랭킹 10위안에 6개 대학이 들어있다. 대학 명성을 추구하는 한국 학생과 학부모들이 선호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한국 기업 주재원 학부모 및 자녀와 스카이프 상담을 했다. 이 가정은 일반인보다 높은 연봉을 받지만 자녀의 미국대학 학비를 모두 부담하기에는 경제적으로 힘들다. UC계열 대학들의 비용은 학비와 기숙사비를 포함해 한국 돈으로 연간 7000만원이 넘는다. UC계열 대학들의 학비는 미네소타대학이나 퍼듀대학 등 다른 주립대학보다 월등히 비싸다. 필자가 상담한 가정은 외부 도움이 없이 가정의 소득만으로 UC계열 대학에 보내기는 무리가 있었다. 가정의 총소득으로 볼 때 미국 사립대학으로부터 꽤 많은 재정보조/장학금(Financial Aid)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 학부모와 학생이 내놓은 지원 대학 리스트를 보니 UC 버클리를 비롯해 UCLA, UC SD, UC Irvine 등 UC계열의 여러 대학이 들어있었다. 이 학부모는 “우리가 캘리포니아주에 사니까···”라고 쉽게 생각한 것이다. 즉 쉽게 합격하고 장학금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 학생의 국적은 분명 한국인이고 잠시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와서 공립학교에 다녔을 뿐인데 미국인 캘리포니아 주민으로 착각을 한 것이다. 실제로 많은 캘리포니아 거주 한국 국적 학생과 학부모들이 이렇게 착각을 한다.
UC계열 대학들의 파워는 대단하다. 뉴에스 뉴스 2019학년도 랭킹에서 미국 공립대 랭킹 10위 가운데 UC계열 대학 5개가 순위에 들었다. UCLA가 1위이고 이어 UC 버클리가 2위다. 이어 UC산타바바라, UC어바인, UC데이비스 순이다. 그런데 이 대학들은 한국 국적 학생으로 아무리 오래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해도 거주민(In State)자격을 부여하지 않는다. 한국 국적 학생은 영원히 한국학생인 것이다.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취득하고 이 주에 거주하지 않는 한….
그런데 위에 언급한 주재원 부부는 자신의 아이가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니까 입학이나 학비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한 것이다. 이 학부모가 부담 가능한 학비는 4000만원 수준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캘리포니아 대학에 보내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 약 3000만원의 격차가 있다. 이 부모는 무리하면 이 금액을 부담할 수 있지만 노후에 어렵다고 실토했다.
일반적으로 대학 비용은 ◀등록금 Tuition and fees(assuming full-time attendance) ◀책값 등 교재비 Books and supplies ◀기숙사비& 식비 Room and board ◀개인 용돈 Personal costs ◀교통비 Transportation 등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대입해 UC버클리의 비용을 보면 2019년 기준 국제학생 기준 학비는 4만6170달러, 여기에 생활비 등 총 비용으로 6만5070달러가 들어가는 것으로 대학교 홈페이지에 나와 있다.
여기에 추가로 한국을 오가는 비행기 요금이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부모가 부담할 금액은 7천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이 수준이면 미국 사립대학 비용과 거의 같다. 가정 경제가 어려우면서도 아무런 생각 없이 UC계열 대학을 약방의 감초처럼 지원 대학 리스트에 넣는 학생들이 많다. 명성을 쫓기 때문이다. ‘자존심’으로 UC계열 대학에 지원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자존심보다 현실적으로 다닐 수 있는 대학을 선택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앞서 언급을 했지만 UC계열 대학들은 명성이 높지만 학비가 중산층 학부모가 부담하기에는 매우 비싸다. 연간 7천만원을 부담하기 어렵다면 이 대학들은 과감히 지원 리스트에서 지우는 게 맞다. 미국 명문 사립대에서 재정보조를 받는 선택을 해야 한다. 이 경우 연간 비용 2만달러 수준에서 대학을 다닐 수 있다. 국제학생이라면 UC계열은 가정에서 그 학비를 모두 부담할 수 있는 상황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