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렬의 행복한 유학] 대학 선택과 ‘가성비’···가치있는 대학 vs 다닐만한 대학
[아시아엔=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 소장, 전 국민일보 편집국장] 요즘 ‘가성비’라는 용어를 흔히 쓴다. 가격 대비 성능을 말하는 용어다. 대학에서도 이런 가성비 법칙이 적용된다.
해마다 대학입시 시즌이 되면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마음이 분주해진다.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장밋빛 미래와 초라한 현실을 생각하며 고민에 빠진다.
어느 대학에 지원을 해야 하나? 내게 맞는 대학은 어디일까? 어떤 기준으로 대학을 선택해야 하나? 학부모들은 자녀의 지원 대학을 선택할 때 그 대학이 다닐 만한 가치가 있는 학교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여기서 ‘다닐만한 대학’은 명성, 즉 대학순위일 수도 있지만 교육의 질과 전공, 졸업 후 취업가능성 등도 고려 대상이 된다. 투자한 것 이상의 가치를 얻어 내면 좋은 대학이다. 즉 가성비가 좋은 것이다.
해외 유학생이 미국 주립대학을 졸업하려면 연간 약 5만 달러, 4년간 20만 달러가 들어간다. 한화로 환산하면 2억 원이 넘는다. 사립대학에 갈 경우 그 비용은 더 높아져 연간 7만 달러, 4년간 28만 달러를 지출해야 한다. 3억 원이 넘는 비용이다.
그렇다면 ‘가치 있는 대학’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는 꼭 ‘최고(Best) 대학’이나 명성의 순서는 아니다. 미국 <포브스> 잡지는 매년 ‘Best Value College(가장 가치 있는 대학)’란 이름으로 300여 대학의 순위를 매기고 있다. 포브스는 미국 교육부의 와 세계 최대의 연봉 데이터베이스인 등의 자료를 활용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랭킹을 매기려 한다고 설명한다.
2017년 포브스의 ‘가장 가치 있는 대학’ 1위는 UC버클리다. UC버클리는 2016년 20위권 밖에 있다가 1위로 뛰어올랐다. 2위 UCLA, 3위 프린스턴, 4위 플로리다, 5위 하버드, 6위 MIT, 7위 스탠퍼드다. 2017년도 랭킹에서 UC계열 대학들이 기염을 토했다. 이 포브스 랭킹을 보면서 생각해 보는 것이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과 리버럴 아츠 칼리지(학부중심 대학, LAC)다.
연구중심대학 중 이른바 STEM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대학들의 약진이 뚜렷했다. 칼텍(19위), 존스홉킨스 (40위), 버지니아텍(80위), 뉴욕주립 버펄로(96위) 등이다. STEM 전공이 강한 쿠퍼유니언(61위), 하비머드(103위)도 마찬가지다. STEM은 대학 전공 선택과 미래직업 선택에서 화두다. 산업혁신과 기술의 폭발적 발전으로 STEM 전공자들은 높은 연봉과 함께 다른 전공자들보다 훨씬 쉽게 취업을 하고 있다.
또 하나의 관점은 ‘리버럴 아츠 칼리지’(학부중심대학, LAC)를 보라는 것이다. 포브스 선정 300개 가치 있는 대학의 절반은 리버럴 아츠 칼리지가 차지하고 있다. 최근 한국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창의적 교육에 중점을 두는 LAC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LAC 명문인 앰허스트 칼리지(16위), 웰슬리(25위), 윌리엄스 칼리지(26위)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어 포모나 칼리지(27위), 헤이버포드 칼리지(29위), 클레어몬트 매케나 칼리지(32위) 등이 리스트에 올랐다.
포브스가 ‘가치 있는 대학’을 선정한 기준은 대학의 질(25%), 동문의 연봉 수준(20%), 학생들의 부채 평균(20%), 졸업률(15%), 2학년 귀환율(10%), 펠그란트 수혜자(10%) 등이다. 유에스 뉴스와는 조금 다른 기준이다. 유에스 뉴스는 연구중심대학과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분리해서 랭킹을 매기고 있지만 포브스는 이를 합해서 내고 있다.
포브스의 ‘가치 있는 대학’ 순위는 매년 이 잡지가 내놓고 있는 우수대학 랭킹과도 다르다. 포브스가 2017년 내놓은 <America’s Best College Forbes Ranking>은 다음과 같다.
1. United States Military Academy 2. Princeton University 3.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4. Williams College 5. Harvard University 6. Wellesley College 7. United States Air Force Academy 8. Amherst College 9. Yale University 10. Stanford University
그렇다면 이 랭킹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포브스를 비롯해 유에스 뉴스, 더 타임, 프린스턴 리뷰 등 각 기관들이 내놓는 대학 순위 자료들은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대학을 선정할 때 참고 자료일 뿐이다. 각 기관들은 이 자료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하려 이런 저런 공식 자료를 인용했다고 주장하지만 거기엔 주관적 요소가 많이 포함된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대학을 선택할 때는 학생의 학업 성적 요소를 기본으로 전공과 학비 부담 능력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소신과 주관을 가지고 지원할 대학을 골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