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렬의 행복한 유학] 美 학부중심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강추합니다

리버럴 아트 칼리지(LAC)를 찾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미국의 한 대학 도서관

[아시아엔=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 소장, 전 국민일보 편집국장] 금년 말 대학원서를 써야하는 예비 12학년과 학부모들은 고민이 많다. 이들의 고민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어느 대학에 지원해야 하나? 둘째, 학비를 어떻게 조달해야 하나? 셋째, 여름방학 동안 SAT 학원에 등록해야 하나? 한다면 어느 학원에 등록해야 할 것인가? 넷째, 액티비티는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하나? 등등이다.

가장 큰 고민은 지원대학 선택이다. 필자는 월례 특강을 할 때마다 한 학부모를 지정해 “부모님이 아는 미국대학 이름을 불러 달라”고 주문한다. 그러면 10명 중 9명은 ‘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가 분류한 ‘연구중심대학’(박사과정이 있는 대학)을 꼽는다. 예를 들면 하버드, 예일, MIT, UC버클리, 조지아텍, 퍼듀 등이다. ‘유에스 뉴스’는 미국대학을 1)연구중심대학 2)학부 중심대학 3)지역 유니버시티(Regional University) 4)지역 칼리지(Regional College) 등으로 분류했다. 오해하지 마시라. 여기서 언급한 대학들은 모두 4년제 대학이다.

많은 한국 학부모들은 유에스 뉴스 랭킹을 보고 연구중심 대학 가운데서 지원대학을 선택한다. 명성을 대학선택 1순위로 두는 학부모들에게는 이것이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미국 대학은 연구중심 대학만 있는 게 아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대학선택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명성’을 꼽는다. 명성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학’, ‘우리에게 익숙한 대학’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아이비리그 대학과 익숙한 사립대학, 그리고 많이 들어본 주립대학들이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 즉 학부중심대학은 아직 한국인들에게 많이 낯설다. 미래교육연구소는 2003년 설립 이래 리버럴 아츠 칼리지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해 왔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학부모들이 제법 알고 있고, 학생들도 별 거리낌 없이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선택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교양 대학’, ‘인문 대학’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학부 학생들 교육에만 신경 쓰는 대학, 즉 ‘학부중심 대학’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중심 대학은 대학원 학생들에 방점이 찍힌다. 연구중심 대학들은 우수 교수나 재원 등이 대학원에 집중된다. 대학의 명성과 재원은 대학원에서의 연구 업적을 통해 얻어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연구중심 대학에서 학부생은 소외된다. 우수 교수들도 대학원생들을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연구중심 대학 학부생들이 기초과목, 혹은 선택과목을 들을 경우 대형 강의실에서 수백 명의 학생들과 같이 강의를 듣게 된다. UC 버클리, USC, 미시간대학도 마찬가지다. 또 어떤 경우에는 대학원 박사과정 학생이 와서 가르치기도 한다. 한마디로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

반면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교수가 모든 수업과 실험을 담당한다. 학부중심 대학에는 조교가 없다. 교수가 직접 모든 것을 다한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미국만의 독특한 대학 시스템이다.

미국 상위권 리버럴 아츠 칼리지 대학들 모임인 ‘Annapolis Group’는 “리버럴 아츠 칼리지 교육은 배움과 삶의 방침이고, 개인과 공동체의 비판적-분석적 참여를 통해 개인의 지적 포용과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한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졸업 후 곧바로 직업을 선택하려는 학생들보다 깊이 있는 공부를 계속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적합하다. 물론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졸업하고도 직장을 곧바로 잡는 학생들이 많다. 그런 전공도 개설돼 있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고 많이 토론하는 대학이다. 전문 지식을 빠르게 주입시키기보다 전문 지식을 배울 수 있는 토대를 준비시킨다. 그렇다고 리버럴 아츠 칼리지들에 모두 교양 과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문·사회, 자연과학은 물론 어느 경우에는 엔지니어링, 비즈니스 전공도 개설돼 있다. 연구중심 대학보다는 적지만 전공이 다양하다.

학부모들이 일반적으로 자녀들이 다닐 학원을 선택할 때 학원교사의 경력과 학원 분위기, 한 반에서 몇 명이 배우는지 등을 물어본다. 그런데 왜 대학을 선택할 때는 이런 것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한국인들은 리버럴 아츠 칼리지에 대해 아직 낯설다. 그러나 잘 가르치는 대학, 교사 대 학생 비율이 낮은 대학, 공부하는 분위기가 좋은 대학, 장학금이 많은 대학, 창의적 사고와 창의적 글쓰기를 많이 가르치는 대학이 바로 리버럴 아츠 칼리지다.

일부 상위권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아이비리그 대학만큼 들어가기가 어렵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듣보잡 대학’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미국 대학을 모르는 데서 온 편견이다. 한국 학생들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연구중심 대학이 아닌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선택하기 바란다.

♣ 위 글에 대한 문의는 카카오 플러스 @미래교육연구소, 위챗 phdlee1728 또는 메일 tepikr@gmail.com으로 해주시고, 더 많은 교육정보는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osephlee54를 참고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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