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렬의 행복한 유학 52] 미술대 유학···‘연구중심종합대’냐 ‘미술전문 4년제’냐
미술전문대학, 국제학생 재정보조 없어···종합대학 미대는 포트폴리오 비중 낮아
[아시아엔=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 소장] 최근 해외유학을 통해 미술, 음악 등 예술분야를 전공하려는 학생들이 꽤 많다. 이런 학생들의 고민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흔히 아는 파슨스, 줄리어드처럼 예술분야 전문 4년제 대학을 갈 것인가, 예일대, 인디아나대처럼 4년제 연구중심 종합대학을 갈 것인가, 아니면 위트먼 칼리지처럼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갈 것인가다. 즉 어떤 대학을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이냐에 따라 대학준비도 달라진다. 또한 대학졸업 후 전문 예술가의 길로 갈 것인가, 아니면 예술을 바탕으로 다른 전공과 접목시킬 것인가에 따라 대학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오늘은 주로 미술에 대한 이야기로 좁혀 살펴보기로 한다.
즉 그림을 그리고 디자인을 하는 전문가로 평생 일할 것인가? 아니면 미술분야의 안목을 넓힌 다음에 관련 비즈니스를 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분야로 활동영역을 넓힐 것인가? 평생을 예술가로서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예술분야 4년제 전문대학으로 가는 것이 맞다. 그러나 예술적 재능과 대학에서의 학업을 바탕으로 졸업 후 다른 분야에 진출을 하고자 한다면 연구중심대학이나 리버럴 아츠 칼리지로 가는 게 좋다. 예술분야 전문대학들은 기능적인 부분에 많은 시간을 쏟는 반면, 종합대학이나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이론을 포함한 창의적이고 비판적 사고를 길러주는 커리큘럼을 더 많이 배우기 때문이다.
여기서 꼭 생각해야할 것이 있으니 비용, 즉 학비문제다. 경제 형편상 미국대학에 들어가는 천문학적 학비를 조달하기 어렵다면 연구중심대학이나 리버럴 아츠 칼리지로 가서 비용을 줄이거나 재정보조(Financial aid)를 받아 경제적 어려움을 줄이는 것이 좋다. 미술 전문대학 가운데 국제학생들에게 재정보조를 주는 대학은 거의 없다. 다만 재정상황에 따라 주는 학자금 보조가 아닌 재능에 따라 주는 Merit Scholarship(성적우수장학금)은 소액이지만 있다.
반면 예일대 같은 연구중심대학이나 앞서 소개한 위트먼 칼리지 같은 리버럴 아츠 칼리지에서는 미술을 전공하려는 국제학생들에게도 많은 재정보조를 준다. 따라서 학비 걱정 없이 공부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 대학 준비가 다르다
연구중심대학과 리버럴 아츠 칼리지에서 미술을 전공하고자 한다면 일반학생들과 같은 준비를 해야 한다. 즉 이 대학들은 고등학교 내신과 SAT-ACT 성적, 에세이, 추천서 등을 일반학생과 똑같이 요구하고 포트폴리오도 내야 한다. 그러나 일부 대학의 경우 포트폴리오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미술전문대학들은 학업 요소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일부 대학의 경우 내신성적이나 SAT, ACT 성적을 내지 않아도 된다. 미술 전문대학의 입학사정에서는 포트폴리오가 가장 중요하다. 미술 전문대학은 대입 사정에서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학교성적이 나쁘거나 대입시험 점수가 다소 낮아도 큰 영향은 받지 않는다.
■ 대학 학업 내용이 다르다.
연구중심 종합대나 리버럴 아츠 칼리지의 경우 미술수업 관련 수강 과목은 50%이며, 나머지는 일반교양수업과 전공 관련 이론수업을 듣도록 구성돼 있다. 반면 미술 전문대의 경우 수업의 80-90%가 미술 관련 과목이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에서는 아트를 하더라도 해야 할 공부가 많다. 보다 창의적 사고를 길러 주기 위한 수업들이 많다.
■ 학비조달 어려우면 종합대와 리버럴 아츠 칼리지로
앞서 설명했지만 사립 미술전문대학은 학비가 비싸다. 2018년 기준 Cal Arts 학비만 48,660 달러다. 기숙사 및 다른 비용까지 합하면 거의 7만 달러가 넘는다. 파슨스는 학비는 46,820 달러다. 역시 다른 비용까지 감안하면 7만 달러가 넘는다. 보통 가정에서 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즉 예일대 등 종합사립대나 리버럴 아츠 칼리지에서 재정보조를 받아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미술 전문대학들은 국제학생들에게 재정보조를 주지 않는다. 그저 약간의 성적 우수 장학금만 있을 뿐이다.
전문 미술대학들은 국제학생들에게 보통 2000달러의 특기 장학금을 준다. 거의 모든 학생들이 받는다. 그러나 포트폴리오가 우수한 국제학생들은 보통 1만2000달러 정도의 특기 장학금을 받는다. 보통 미술학원들에서 학생들이 많은 장학금을 받아서 간 것처럼 선전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한마디로 가난한 학생은 전문 미술대학에 비용 때문에 갈 수 없다.
■ 포트폴리오 준비하기
미술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대입 포트폴리오에 제출할 작품은 평균 15~20점이다. 적지 않은 숫자이기 때문에 이를 만들려면 늦어도 11학년 초반부터는 준비해야 한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서울에서 이를 준비하려면 한점 당 100만원 정도가 든다. 앞서 설명을 했듯이 전문 미술대학의 경우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종합대학보다 크다. 전문 미술대학에서 포트폴리오는 미대 입학심사 기준에서 대개 75% 이상의 비중을 차지할 뿐 아니라 특기 장학금 혜택도 좌우한다.
입학사정관들은 포트폴리오를 통해 학생의 재능, 경험, 동기, 노력 등을 평가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관심사를 살린 독창성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게 좋다. 대학마다 요구하는 포트폴리오의 형식이 제각기 달라 지망하는 대학과 전공을 미리 정해 놓고 준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보통 미대들은 자화상, 정물화, 풍경화, 인테리어 드로잉, 인체 묘사 등 다양한 종류를 포트폴리오에 넣을 것을 요구한다.
미술입시 전문가들은 가능한 많은 작품을 제출하고 포트폴리오가 필수가 아닌 선택일지라도 제출할 것을 권하고 있다. 각 미대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지원서 접수 시 포트폴리오를 온라인으로 업로드할 수 있다. 입학심사관은 온라인으로 작품을 확인한 후 인터뷰 시간에 작품내용이나 존경하는 화가와 작품 등에 대해 질문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면서 인근 미술관을 방문해 작품을 관람하고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만드는 시간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선택은 자유이지만 그 후 결과는 많이 달라진다. 재능과 비용, 그리고 졸업 후 진로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에 따라 대학선택이 달라진다. 어느 길이 최선인가를 깊이 생각해서 전문 미대로 갈 것인지 아니면 연구중심 종합대, 리버럴 아츠 칼리지로 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