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렬의 행복한 유학] GPA·SAT·ACT성적 낮은 학생들의 대학지원 전략
“남이 장에 간다고 덩달아 가지 마라”
[아시아엔=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 소장, 전 국민일보 편집국장] 우리 속담에 “남이 장에 가니 거름지고 나선다”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이 좋은 옷을 입고 장에 가니 거름 푸다 말고 거름 지게 지고 장에 따라간다는 말이다. 한 마디로 줏대가 없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 속담은 대학 지원에도 적용된다. 상위권 대학에 지원할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학생들이 높은 성적의 학생을 따라가다 큰 실패를 겪는다.
내신(GPA), 표준화점수 (SAT, ACT)가 매우 낮은데도 고득점자가 지원하는 아이비리그 대학 또는 그 수준의 대학에 그것도 얼리로 지원하려는 것을 본다. 원서를 넣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잘 준비하는 게 더 중요한 데 이것을 간과하는 것이다.
얼리 지원은 미국 대학 지원 준비가 잘 된 학생들이 선택하는 지원 방식이다. 얼리는 레귤러보다 합격확률이 높다. 그러나 아무나 받아주는 것은 아니다. 대학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학생들은 합격확률이 높다는 얼리에 지원해도 그 효과를 볼 수 없다. 준비된 학생들에게 유리한 전략일 뿐이다.
얼리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지원하려는 대학의 합격자 평균이상의 기록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런 준비가 된 학생이라면 과감하게 얼리에 원서를 내도 된다. 그러나 준비가 미흡한 학생이라면 더 시간을 갖고 준비를 해서 레귤러에 지원해야 한다.
최근 필자가 상담한 한 학부모는 자녀의 GPA 3.3, SAT 점수 1280점인데 얼리 디시전으로 브라운대학에 지원하고 얼리 액션으로 MI와 미시간대학에 원서를 내겠다며 필자 의견을 물어왔다. 이런 경우 물어볼 필요도 없이 백전백패다. 옆의 친구가 높은 대학에 지원을 한다고 이렇게 기록이 많이 부족한데도 자신의 능력보다 높은 대학에 원서를 내면 결과는 불문가지다.
익지 않은 과일을 따면 먹을 수 없는 것과 같다. 좀더 시간을 갖고 내신과 표준화시험 점수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업 기록이 나쁜 학생들은 얼리냐 레귤러, 지원 시기를 놓고 고민하기보다 합격 가능하면서도 자신에게 맞는 대학이 어디인지 선택하는 고민이 더 필요하다. 낮은 GPA, 표준화점수로 합격 가능한 대학을 찾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학생과 학부모들은 여전히 ‘이름값’에 매몰돼 명문대학에만 원서를 넣으려 한다.
필자는 대학 명성보다 전공에 더 관심을 두라고 조언을 한다. 우리들이 잘 아는 주립 명문대학보다 전공이 좋은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유망 전공을 가진 대학들 가운데는 성적이 낮아도 합격 가능한 대학들이 있다. 필자는 이를 ‘숨겨진 보석’ 대학들이라고 부른다.
만일 성적도 낮고 경제적으로 어려워 재정보조/장학금도 받아야 한다면 더욱 대학선택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두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낮은 성적으로도 재정보조/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경제적으로 부담이 가능한 학비 저렴한 대학들을 찾는 일이다. 연간 총 비용이 2000만원 미만인 대학도 많다. 보통 주립대학보다 그 비용이 절반이다. 그렇다고 이 대학들이 ‘형편없는’ 것은 아니다. 보통 학부모들이 잘 모를 뿐이다.
자신의 성적이 나쁜 것은 고려하지 않고 학교 명성에 빠져 지원했다가 실패하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옆의 친구들이 좋은 대학에 지원한다고 따라서 가면 지원한 대학에서 모두 불합격되는 결과를 맞게 될 지도 모른다.
준비가 덜 된 학생들은 ‘남이 장에 간다고 거름지게 지고 따라가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대학 입시전략을 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