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렬의 행복한 유학] 덜 유명한 대학은 좋지 않은 대학인가?

캔자스주립대 <사진 네이버 블로그>

얼리 낙방생은 ‘상향’ 대신 ‘적정’ ‘안정권’ 대학에 원서를

[아시아엔=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장, 박사] 지난 11월 1일과 15일에 많은 미국 명문대학들의 얼리(조기) 지원이 끝났다. 결과는 12월 15일 전후에 나온다. 최근 국내 대학들의 수시전형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매년 그랬듯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 학생들은 정시에 도전하기 위한 준비가 바쁘다. 마찬가지로 미국 대학에 얼리 지원을 한 학생들도 얼리 결과에 관계없이 레귤러 지원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금년에도 미국대학 얼리 지원의 벽은 높다. 지난해도 경쟁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대학들이 많다. 금년에 다시 이 기록이 깨질 가능성이 높다. 얼리 지원에서 그 누구도 쉽게 합격을 얻어내지 못할 것 같다. 기쁨의 소식보다는 낙방 소식이 더 많이 전해질 것이다.

분명한 것은 미리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를 잘 한 학생들은 그 결과가 좋을 것이란 점이다. 해마다 그랬다. 벼락치기로 준비하고 명성을 좇아 지원 대학을 정했다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입시는 분명 운이 따른다. 그러나 요행만으로 좋은 결과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합격은 오랜 준비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넘쳐나는 정보 가운데 올바른 정보, 그 가운데서도 자신에게 맞는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이를 알맞게 적용해야 한다. 미국 대학입시에 관한 한 정답이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다른 학생, 즉 아이비리그 대학에 합격한 학생의 프로파일을 내가 그대로 따라서 만든다고 아이비리그에 합격한다는 보장은 없다. 어쩌면 합격을 받아낼 확률이 낮다. 그래서 필자는 명문대학에 합격한 선배들을 따라서 자기 프로파일을 만들지 말라고 조언한다. 아이비리그에 합격한 자랑스러운 부모들의 ‘뽐내기 특강’도 가지 말라고 한다.

이제 12월 15일을 전후에 있는 얼리 합격자 발표를 보면 알겠지만 성적만으로 합격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높은 학업적 기록을 갖고 조기전형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학생들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감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곧 무력감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얼리 결과가 끝이 아니다. 얼리에 불합격 통보를 받은 학생들은 곧바로 레귤러 지원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많은 학생들은 얼리 마감 후 곧바로 레귤러 지원 준비로 전환해야 옳다. 얼리 결과에서 불합격이 확정된 후 그때 레귤러로 전환하겠다고 생각한다면 레귤러 결과마저 나쁠 가능성이 높다.

얼리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 지원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Reach(상향)로 정한 학교를 좀 더 낮추거나 그 수를 줄이고 대신 Match(적정)나 Safety(안정) 대학을 늘려야 한다. 얼리 지원 대학이 학생에게 적정한 대학이 아니었다면 레귤러에서는 과감한 수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은 ‘앓고 죽는 해소병’처럼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적정’ 또는 ‘안정권’ 대학이 아닌 ‘상향’ 대학을 추가하려고 한다. 시간이 없어서 레귤러 대학들의 부가 에세이를 쓰기 힘들다면 부가 에세이를 요구하지 않는 대학을 골라서 지원하는 전략도 생각할 수 있다.

롤링 대학(마감일이 없고 정원이 찰 때까지 원서를 받는 대학)을 찾아서 원서를 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학생의 프로파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적정 또는 안정권 대학을 찾다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대학보다 이름이 덜 알려진 대학을 고르게 된다. 많은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이렇게 덜 알려진 대학을 고르는 것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그렇다면 덜 알려진 대학들은 정말 나쁜 대학들일까? 그렇지 않다. 숨겨진 명문대학들이 얼마든지 있다. 한국인들이 가지 않아서 모를 뿐이다. 인식의 틀을 깨면 정말 좋은 명문대학들이 보인다. 세상은 내가 아는 만큼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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